<사람人> 한 편 한 편이 승부다 (한성대신문, 518호)

    • 입력 2016-11-07 10:37
평범함을 거부하는 웹소설 작가, 작가G를 만나다

Q,어떻게 작가가 되었는가
초등학생 시절, 도서관에서 조앤 K. 롤링의 해리포터를 읽었다. 그때부터 나도 이런 책을 쓰고 싶다고 생각해서 많은 소설들을 읽고, 또 쓰기 시작했다. 그 후 아마추어 소설 연재 사이트인 에프월드에서 연재했던 스나이퍼가 인기를 얻어 정식출판함으로써 프로로 데뷔할 수 있었다. 하지만 막상 출판하고 나니까 못해먹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Q.왜 못해먹겠다는 생각이 들었나
판매성적도 부진했고, 일단 종이책이라는 스타일 자체가 나랑 잘 맞지 않는다고 느꼈다. 그때부터 인터넷 소설을 양분하고 있는 사이트인 조아라에 가서 다른 작품들을 연재하기 시작했다. 중간 중간 여러 작품이 출간되었는데, 물론 모두 다 판매성적이 좋지 않았다. 계속 마땅한 성적이 없자 결국 지난겨울에 정말 죽을 각오로 딱 한 달만 철지부심해서 신작을 연재하자고 결심했다.
그 후부터 매일매일 3만자씩 써가면서 작품을 연재했다. 그렇게 연재하니 독자들의 좋은 호응을 얻을 수 있었다. 이를 눈여겨보던 출판사인 제이플러스가 웹소설을 해볼 생각이 없냐는 제안을 했고, 지금처럼 카카오페이지에서 웹소설 연재를 시작했다.

작가G의 작품 「아임 낫 프리스트」
Q.본인 작품에 대해서 말해달라
아임 낫 프리스트는 오컬트적인 존재와 전투를 벌이는 어반 판타지 소설이다. 주인공이나 주요인물들에게 재패니즈 애니메이션의 요소들을 적용하고, 액션신에 힘을 실어서 10대 독자들의 취향에 맞췄다.
작품의 모티브는 콘스탄틴과 같은 오컬트를 다루는 외국 드라마였다. 항상 이런 오컬트물들을 보면 주인공이 신부나 아니라면 심령사냥꾼과 같은 전형적인 인물이었는데, 뭔가 다른 형태의 주인공이 있다면 재밌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찾아낸 것이 중세 유럽에서 흑사병과 싸웠던 역병의사였다. 제목도 난 신부는 아니지만 그들과 싸운다는 의미로 지은 것이다.

Q.웹소설 작가의 좋은 점과 나쁜 점이 있다면?
좋은 점은 자기가 편한대로 글을 쓸 수 있다는 것이다. 몇 시에 일어나던지 어디에서 쓰던지 하루에 할당된 연재분만 채우면 된다. 다만 나쁜 점이라고 한다면 무조건 하루에 할당된 연재분은 써야한다는 것이다. 숙련된 작가라면 1시간 정도로 연재분량을 채우는 편이지만, 어디에 여행을 간다거나 하는 일에는 아무래도 제약을 받게 된다. 그래서 반권 정도의 연재분을 미리 비축해두는 편이다.

Q.웹소설은 기존의 장르소설과 어떻게 다른가?
일단 기본적으로는 일치한다. 작가가 기존의 장르소설의 장르를 선택해서 연재하는 거니까. 하지만 기존의 장르소설이 종이책의 형태로 권마다 나오고, 웹소설과 같은 경우는 한편 한편 연재하는 연재의 형식이라서 방식의 차이가 발생한다. 웹소설 같은 경우는 편단위로 보게 되기 때문에 한편 한편으로 승부를 봐야한다. 이 때문에 웹소설은 한편을 한권처럼 써야한다.

Q.수입은 얼마나 되는가
첫달 수익은 1100만원 정도 팔았다. 그 중에서 출판사가 가져가는 돈을 제외하고 작가에게 들어오는 수익은 450만원이다. 카카오페이지에서 이 정도는 못 버는 축에 속하고, 소위 억대작가들은 정말 수천만원에서 억단위까지 수익을 올리기도 한다.

Q.최근 성공한 웹소설 작가들이 집필한 소설작법서들이 나오고 있다.
어떤 방향성을 제시해준다는 점에서는 괜찮을지 모르지만, 사람들마다 다 케이스가 다르기 때문에 큰 도움이 되지는 않을 것이다. 상업소설에서 중요한 것은 자신만의 작품을 구상하는 창의력이다. 남들 이야기만 듣고 따라가서는 좋은 작품이 나오기가 힘들다.

Q.웹소설의 성장배경과 전망은 어떻다고 생각하는가
근본적으로는 홍보와 포맷의 문제다. 웹소설들은 대체적으로 홍보할 수 있는 창구가 충분히 마련되어 있고, 무엇보다 모바일 등의 휴대기기를 통해 간단하게 볼 수 있는 포맷이 주요한 원인으로 작용했다고 생각한다. 또 진입장벽이 크게 낮아졌다는 것도 한 몫 한다. 예전에는 한 작가의 작품을 보려면 아예 책 한권을 구입해야했지만, 웹소설은 그냥 간단하게 한편 한편씩 보면 된다. 앞으로 웹소설은 중국시장을 공략할 예정이다. 중국은 인구가 많아서 그다지 인기가 없어도 보는 사람 자체는 많게 된다. 이런 점에서 앞으로 웹소설의 전망은 대체로 밝다고 생각한다.

이주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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