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 총장선출제도 개정 요구, 수용되지 않았다 (한성대신문, 591호)

    • 입력 2023-08-28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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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 2023-08-31 11:12

노동조합 ‘총장투표권 차별철폐!!!’, ‘직원은 삼등분??’ 피켓 들고 침묵시위

▲상상관 9층 대회의실 앞에서 피켓을 들고 침묵시위를 벌이는 노동조합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전국대학노동조합 서울지역본부 한성대학교지부(이하 노동조합)의 직원 총장선출투표권 확대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노동조합은 지난 2월부터 학교법인 한성학원(이하 한성학원)에 직원의 본교 총장선출 권리 확충을 촉구해 온 바 있다. 그러나 8월 18일 열린 한성학원 이사회를 통해 개정된 「학교법인 한성학원 정관 시행세칙(이하 정관 시행세칙)」에는 노동조합의 요구사항이 반영되지 않았다.

이에 노동조합은 교내 인트라넷을 통해 교수·직원 전체에게 ‘총장선출투표권 요구 미수용에 대한 노동조합의 입장’이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8월 14일 발송했다. 이후 상상관과 연구관에 성명서와 같은 내용의 대자보를 게시했다. 8월 18일, ‘학교법인 한성학원 2023학년도 제3차 이사회’가 열린 상상관 9층 대회의실 앞에서 노동조합 구성원들이 ‘총장투표권 차별철폐!!!’, ‘직원은 삼등분??’ 등의 피켓을 들고 침묵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성명서에서 노동조합은 이사회가 요구사항을 받아들이지 않은 것에 대해 강력한 유감을 표명했다. ▲단체협약에 규정된 민주적 총장선출제도를 즉각 이행하라 ▲총장후보자선정위원회 직원 대표를 3인으로 확대하라 ▲최종후보자 선정을 위한 투표권을 직원 1인당 1표를 부여하라 등의 요구사항도 성명서를 통해 공개했다. 노동조합이 지난 2월부터 변동 없이 요구해 왔던 사항들이다.

본교는 정관 시행세칙 제3장에 규정된 과정에 따라 총장을 선출한다. 개정 이전의 정관 시행세칙에 따르면 ▲교수 대표 3인 ▲직원 대표와 학생 대표 각 1인 ▲이사회 대표 4인 등 총 9인으로 구성된 총장후보자선정위원회(이하 선정위)가 먼저 설립된다. 선정위는 3인 이상 7인 이내의 총장 ‘예비후보자’를 선발한다. 그리고 예비후보자가 선출되면 교수와 직원 전체의 투표를 통해 ‘최종후보자’ 3인을 결정한다. 이후 「학교법인 한성학원 정관」 제43조 제2항에 따라, 이사회의 의결을 거쳐 이사장이 최종후보자 중 1인을 총장으로 선임한다.

학교법인 한성학원 2023학년도 제3차 이사회에서 개정된 정관 시행세칙에 따르면 선정위의 이사회 대표는 3인으로 감원됐고, 동문 대표 1인이 신설됐다. 개정 사항은 노동조합이 총장선출제도 개선을 요구한 이후 구성된 이사회 소위원회 논의를 통해 도출됐다. 소위원회는 총장선출에 관한 학내 구성원의 의견을 수렴하고자 지난 4월 조직된 이후 4차례의 논의를 거쳤다.

노동조합은 선정위의 직원 대표 정수가 교수나 이사회 대표에 비해 적기 때문에, 직원 대표의 수를 3인으로 늘릴 것을 요구해 왔다. 윤구(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전국대학노동조합 서울지역본부장) 한성대학교지부장은 “총장선출 과정에서 이사회가 너무 많은 권한을 갖고 있다”며 “선정위에 이사회 대표의 수가 가장 많고 최종 결정권도 이사회가 가진다”고 밝혔다.

한성학원은 선정위 직원 대표 정수 확대 요구를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선정위의 직원 대표 정수를 확대하면 전체 9인의 정수를 유지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이사회 대표의 정수가 4인으로 가장 많다는 의견을 수렴해, 이사회 대표 1인을 감원하고 동문 대표를 신설했다. 전장배(법인사무국) 사무국장은 “직원 대표 수를 확대하면 다른 구성원 대표 수 축소가 불가피하다”며 “이사회 대표 수가 많다는 의견을 반영해 이사회 대표 1인을 감원하고 동문 대표 1인을 신설한 것”이라 전했다.

노동조합은 직원도 교수와 같이 1인 1표를 행사하도록 개선해 달라고도 요구했다. 현재 직원은 1인 1/3표를 행사하도록 규정돼 있다. 윤 지부장은 “정년이 보장돼 20년에서 30년 정도 근무하는 직원이 1인 1표를 행사하지 못하는 것에 대한 항의”라고 전했다.

최종후보자 선정의 직원 투표권 확대 요구에 대해 한성학원은 아직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직원이 총장선출에 참여하는 타 대학과 비교했을 때, 1인 1/3표는 많은 수준이라는 설명이다. 전 사무국장은 “본교 직원이 갖는 투표권 비율은 타 대학과 비교했을 때 낮지 않다”며 “직원이 갖는 투표권 비율이 월등히 높은 대학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노동조합은 학내 민주화와 직원의 위상 제고를 위해서 투쟁하겠다는 추후 행보를 밝혔다. 윤 지부장은 “총장선출이 있는 4년마다 총장선출제도 개선을 요구하기보다는 평상시에도 계속 직원 투표권 향상을 주장하는 것이 직원 위상 제고를 위해 필요하다”며 “행정 수반을 선출할 때 학교의 3주체인 교수·직원·학생의 의사가 모두 반영된 민주적인 절차의 제도가 조금 더 발전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이사회는 불필요한 예비후보자 사퇴를 막기 위해 예비후보자가 교내인사와 교외인사 중 한쪽으로 집중되지 않도록 한 규정도 삭제했다. 기존 정관 시행세칙 제12조 제4항에 따르면 예비후보자 중 본교 재직자와 그렇지 않은 사람의 비율이 어느 한 쪽도 2/3를 넘어서는 안 됐다. 그러나 제10대 총장 선출 당시는 외부 인사가 지원하지 않아 제4항에 따른 예비후보자 비율 조정이 불가했다. 이에 선정위는 기존 정관 시행세칙 제12조 제5항에 의거해, 제4항에 따른 예비후보자 선정이 불가능한 이유와 대안을 이사회에 보고해야 했다. 전 사무국장은 “해당 조항 때문에 이사회를 열어 보고하는 과정이 불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김유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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