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학년도 2학기 수업운영 안내에 따르면, 대학본부는 온라인 수업과 대면수업이 혼합된 ‘블렌디드 러닝(Blended Learning)’을 권장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1학기 본교 수업 중 약 47%가 블렌디드 러닝으로 진행됐다.수업운영 방식을 다양화하려는 시도에서 출발한 블렌디드 러닝은 2016학년도 1학기부터 시작됐다.
이에 블렌디드 러닝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기에, 본사는 블렌디드 러닝에 대한 학내 구성원의 의견을 듣고자 학생과 전임교수진을 대상으로 ‘학생 대상 블렌디드 러닝 만족도 조사(이하 학생 만족도 조사)’와 ‘교수 대상 블렌디드 러닝 만족도 조사(이하 교수 만족도 조사)’를 각각 실시했다. 지난 4일부터 15일까지 구글폼을 통해 진행한 학생 만족도 조사는 본교 재·휴학생과 졸업생 중 블렌디드 러닝을 수강한 경험이 있는 525명이 참여했다. 7일부터 15일까지같은 방법으로 진행한 교수 만족도 조사는 41명의 전임교수가 응답했다. 두 만족도 조사는 ▲블렌디드 러닝 전반에 대한 만족도 ▲만족·불만족 이유 ▲e-class 서버에 대한 의견 ▲블렌디드 러닝 지속에 대한 찬반 여부 등을 묻는문항들로 이뤄졌다.
학생들은 대체로 블렌디드 러닝에 만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블렌디드 러닝에 대해 어느 정도로 만족하고 계십니까?’라는 질문에 ‘매우 만족(35.4%)’, ‘만족(41.7%)’한다고 답한 학생이 전체의 77.1%였다. 유태영(IT 1) 학생은 “블렌디드 러닝은 단점에 비해 장점이 더 많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만족 의견을 남긴 학생들은 ‘블렌디드 러닝에 만족하시는 이유는 무엇입니까?’라는 질문에 ‘녹화 강의를 활용한 복습이 가능해서(78.8%)’, ‘시간과 장소에 관계없이 학습할 수 있어서(73.6%)’라고 응답했다. 또한 ‘녹화 강의를 먼저 수강하고 대면수업을 듣는 것이 수업 내용을 이해하기 편해서(56.3%)’라고 절반 이상의 학생이 판단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외에도 ‘수업 중 공지사항을e-class에서 상시 확인할 수 있어서(30.4%)’, ‘여러 자료와 기능을 활용해 학습할 수 있어서(15.3%)’ 등이 만족 이유로 꼽혔다. 엄민욱(컴공 2) 학생은 “예습 형식으로 녹화 강의를 수강하고 대면 강의에 참석하면 학습 효율이 상승한다”고 말했다. 이어 배지호(인문 3) 학생은 “녹화 강의 수강은 일정 수립의 유연성을 확보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라고 전언했다.
블렌디드 러닝에 대해 ‘불만족(6.9%)’, ‘매우 불만족(1.9%)’이라고 답한 학생은 전체의 8.8%였다. 이들은 ‘녹화 강의의 경우 집중에 어려움이 있어서(76.1%)’, ‘수업 내용을 교수자에게 바로 질문할 수 없어서(39.1%)’, ‘조별과제 등의 활동에서 학우들과의 소통이 어려워서(30.4%)’ 등의 이유로 불만족한다고 전했다. 이외에는 ‘교내 실습실을 활용한 실습이 어려워서(26.1%)’, ‘e-class 서버 불안정 등 기술적 오류가 잦아서(8.7%)’라는 응답이 뒤를 이었다. 임정민(상상력 1) 학생은 “녹화 강의가 대면수업보다 집중력이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전지훈(IT 1) 학생은 “학습 이해도를 빠르게 올리는 방법에는 대면수업만 한 것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e-class 서버 개선에 대한 의견도 제기됐다. ‘녹화 강의를 수강하시면서 e-class의 서버 개선과 관련한 문제를 겪으신 적 있으십니까?’라는 문항에 ‘아니오(63.2%)’라고 답한 학생이 많았지만, ‘예(36.8%)’라고 답한 학생도 존재했다. 배 학생은 “인터넷 상태가 원활했던 상황에서도 과제가 제출되지 않았던 경험이 있다”고 말했다. 박병현(ICT 1) 학생도 “인터넷에 연결돼 있음에도 서버에 접속이 되지 않았던 오류를 겪은 적 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e-class 관리를 담당하는 채민수(스마트원격교육센터) 학술연구원은 “불안정한 네트워크 연결 상태에서 녹화 강의를 수강할 경우 연결이 끊기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으니, 안정적인 네트워크 환경에서 수강하기를 권장한다”고 설명했다.
학생들은 더 나은 블렌디드 러닝을 위해 배속 기능의 추가를 바라기도 했다. ‘녹화 강의에 배속 기능을 추가해 달라는 일부 의견이 있는 반면, 부정 수강이 발생할 것이라는 우려도 존재합니다. 녹화 강의의 배속 기능 추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에 ‘매우 찬성한다(43.2%)’, ‘찬성한다(37.5%)’로 80.8%의 학생이 긍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반대한다(5.7%)’, ‘매우 반대한다(1.9%)’ 응답이 뒤를 이었다. 박소희(IT융합 3) 학생은 “녹화 강의의 빠르기가 고정돼 있어 다소 답답했다”고 말했다. 임 학생은 “개인의 학습 속도에 비해 강의가 느리다면 오히려 집중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배속 기능 도입에 찬성한다”고 전했다.
현재 정해진 녹화 강의 사용 기한에 대해 절반 이상의 학생들은 적절하다는 의견을 남겼다. 「원격수업 운영 규정」 제11조 제1항에 따르면, 제작일로부터 3년이 경과한 원격수업 콘텐츠는 폐기 또는 수정돼야 한다. 녹화 강의 사용 기한을 제작일로부터 3년이라고 규정한 것에 대해 학생들은 ‘3년이면 적절하다(57.9%)’는 응답을 가장 많이 보였다. ‘3년보다 길어야 한다(17.9%)’와 ‘3년보다 짧아야 한다(24.2%)’고 응답한 학생도 있었다. 박소희 학생은 “사용 기한이 3년을 넘기면 시간의 흐름에 따라 바뀐 내용이 반영되지 않을 것이라 예측된다”고 말했다. 전 학생 또한 “꾸준히 학문의 경향이 바뀌고 새로운 기술들이 등장하는 현 시대에 3년은 너무 긴 시간이 아닌가 싶다”며 “최근에 찍은 영상으로 수업이 진행되면 좋겠다”고 바람을 드러냈다.
결국 학생들은 블렌디드 러닝의 지속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답했다. ‘블렌디드 러닝이 앞으로도 계속되면 좋겠다고 생각하십니까?’라는 항목에 대해 ‘매우 그렇다(45.1%)’, ‘그렇다(32.2%)’고 답한 학생은 총 77.3%에 달했다.박병현 학생은 “자투리 시간을 적극 활용할 수 있는 점, 언제든 영상을 통한 복습이 가능하다는 점이 장점으로 다가와 블렌디드 러닝이 지속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엄 학생은 “블렌디드 러닝이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해주며, 학업 성취도를 높여준다고 생각해 지속에 찬성한다”고 의견을 밝혔다.
같은 질문에 대해 ‘그렇지 않다(9.3%)’, ‘매우 그렇지 않다(3.8%)’고 응답한 학생도 있었다. 대면수업이 활성화되는 시점을 이미 지나온 만큼, 블렌디드 러닝은 줄여가야 한다는 입장인 것이다. 전 학생은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로 인한 방역조치가 거의 종료된 지금, 원래 방식인 대면수업으로 돌아가는 것이 더 나은 선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교수진 역시 블렌디드 러닝에 대체로 만족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며, 학생들과 의견이 일치했다. ‘교수님께서는 블렌디드 러닝에 대해 어느 정도로 만족하고 계십니까?’라는 질문에 ‘매우 만족한다(29.3%)’, ‘만족한다(48.8%)’는답변이 전체의 78%로 나타났다. 한명진(사회과학부) 교수는 “블렌디드 러닝 방식이 수업을 효율적으로 진행하는데에 도움을 준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만족의 이유를 묻는 질문에 ‘반복 시청이 가능해 학생의 이해에 도움을 줘서(84.4%)’ 답변이 가장 많았다. ‘수업시간을 효율적으로 배분할 수 있게 도와줘서(71.9%)’ 만족한다는 답변도 많은 수를 차지했다. 교수진이 블렌디드 러닝에 만족하는 다른 이유로는 ‘학생들의 학업성취도가 높아서(31.3%)’, ‘공지사항을 편리하게 게시할 수 있어서(9.4%)’, ‘출결 등 수업에 대한 정보가 전산화돼 있어서(9.4%)’등이 뒤를 이었다. 박준철(크리에이티브인문학부)교수는 “학생들이 강의 영상을 반복적으로 시청할 수 있기 때문에 블렌디드 러닝은 학업 성취도에 도움을 준다”고 말했다. 또한 권오혁(뷰티디자인매니지먼트학과) 교수는 “재직자들이 많은 미래플러스대학의 경우 주 1회 등교하는 방식인데, 시간 제약 없이 강의를 들을 수 있다는 점이 큰 장점”이라고 전했다.
반면 블렌디드 러닝에 대해 ‘불만족한다(9.8%)’고 응답한 교수도 존재했다. 이들은 ‘학생들이 성실히 수업에 참여하고 있는지 확인할 수 없어서(75%)’ ‘영상 녹화 등 수업 준비에 어려움이 있어서(50%)’, ‘학생과의 소통에 어려움이 있어서(25%)’ 등을 불만족 이유로 꼽았다. 홍정완(산업시스템공학부) 교수는 “학생들이 수업에 성실히 참여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고 전했다.
우선, 실시간 화상 강의 재도입에 대해서는 교수진의 반대가 찬성보다 많았다. ‘반대한다(29.3%)’, ‘매우 반대한다(19.5%)’고 응답한 교수진이 전체의 48.8%로, ‘매우 찬성한다(4.9%)’, ‘찬성한다(24.4%)’ 응답 비율보다 높았다. 심규현(컴퓨터공학부) 교수는 “실시간 화상 강의 수업의 경우 학생들의 수업 참여를 독려하기 어려웠다”고 술회했다. 또한 한 교수는 “실시간 화상 강의는 효율성 면에서 녹화 강의를 따라가지 못하고, 집중력 면에서는 대면수업을 따라가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녹화 강의 제작에 있어 대학본부의 지원이 더욱 확대돼야 한다는 의견은 교수진 절반 이상이 드러냈다. ‘교수님께서는 녹화 강의를 촬영·제작하는 데에 대학본부의 지원이 더 필요하다고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에 ‘매우 그렇다(14.6%)’, ‘그렇다(31.7%)’고 응답했다. 한 교수는 “가능하다면 개인 카메라나 마이크, 펜 등을 지원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채 연구원은 “현재 콘텐츠 디자인, 원격 수업 매뉴얼, 스튜디오 등을 제공하고 있다”며 “원활한 수업 진행을 위해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전했다.
학생이 녹화 강의에 더욱 집중할 수 있도록 녹화 강의가 불시에 정지됐다가 재생 버튼을 눌러야 재생되는 등의 방법을 도입하는 것에 대해서는 대다수의 교수가 찬성 의견을 밝혔다. 이 같은 성실한 수강을 위한 방안에 대해 ‘매우 반대한다(2.4%)’, ‘반대한다(4.9%)’는 응답은 ‘매우 찬성한다(36.6%)’, ‘찬성한다(26.8%)’에 비해 적었다. 권 교수는 “학생들이 강의를 켜 놓고 다른 행동을 하는 것을 방지하는 차원에서 조치를 취하는 것에 찬성한다”고 말했다.더불어 심 교수는 “학생의 성실한 수강을 위해 녹화 강의를 수강해야 풀 수 있는 퀴즈나 연습문제를 제시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방안을 제시했다.
교수진은 학생과 마찬가지로 e-class 서버 안정화가 필요하다고도 응답했다. ‘교수님께서는 더 나은 블렌디드 러닝을 위해 e-class의 서버가 안정화돼야 한다는 의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라는 교수진 대상 질문에는 교수진의 ‘매우 찬성한다(43.9%)’, ‘찬성한다(24.4%)’는 답변이 총 68.3%로 집계됐고, ‘반대한다(4.9%)’는 응답도 집계됐다.
결과적으로 교수진 대부분도 블렌디드 러닝 지속에 긍정적인 것으로 확인됐다. ‘교수님께서는 블렌디드 러닝이 앞으로도 계속되면 좋겠다고 생각하십니까?’라는 문항에 ‘매우 그렇다(51.2%)’, ‘그렇다(24.4%)’라고 응답한 교수진이 전체의 75.6%였다. 한 교수는 블렌디드 러닝 지속에 대해 “영상을 통한 학습의 기회를 제공하는 것은 또 하나의 맞춤형 강의라고 생각한다”며 “영상으로 부족한 부분은 대면수업을 통해 보완 가능하기 때문에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밝혔다. 박 교수는 “현재 블렌디드 러닝 수업운영 전반에 대해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렇지 않다(9.8%)’, ‘매우 그렇지 않다(2.4%)’고 응답한 교수는 총 12.2%였다. 홍 교수는 “토요일 하루만 대면수업을 진행하는 재직자 과정의 수업 등 불가피한 상황이 아니라면 대면수업을 원칙으로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대학본부는 블렌디드 러닝이 높은 선호도를 보이기에 앞으로 블렌디드 러닝 방식을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밝혔다. 김현미(학사지원팀) 팀장은 “코로나19 방역 조치가 존재하던 시기 동안 온라인 교육 인프라를 조성했다”며 “수업 특성에 따라 블렌디드 러닝의 활용도가 높은 경우가 있기에 발전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박건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