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캉이 지금 있나?” 지나가던 시민이 기자에게 건넨 말이다. 북항친수공원에 직접 방문해 보니 우천의 날씨에도 불구하고 몇몇 시민이 무언가를 찾으며 수로를 들여다보고 있었다. 그 주인공은 바로 흑상어 ‘부캉이’다. 날이 갈수록 높아지는 인기에 부캉이라는 이름까지 붙으며 무명의 상어 한 마리는 단숨에 지역의 명물로 등극했다.
북항친수공원은 부캉이를 보기 위해 모여든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기존에는 주말 평균 약 2,000명 정도 방문하던 공원이었지만 이후 하루 최대 약 10만 명이 몰려들며 한 달간 무려 170만 명 이상 방문했다.
부캉이의 인기가 관광객의 방문으로 이어진 것은 야생동물이라는 특수성이 작용한 결과다. 부캉이는 언제든 바다로 돌아갈 수 있는 존재인 만큼 관람할 수 있는 기간이 정해져 있지 않다. 만날 수 있는 시간이 한정된 만큼 부캉이를 보기 위해 많은 이들이 발걸음을 옮긴다. 지금 방문하지 않으면 다시는 볼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심리가 사람들의 방문을 촉진했다. 일반적인 관광 명소와 달리 볼 수 있는 시기가 불확실하다는 점이 오히려 희소성을 만들어냈다. 북항친수공원에 방문한 아주대학교 경영학과에 재학 중인 김서연(22) 씨는 “부캉이는 볼 수 있는 기회가 제한적이라 더 특별하게 느껴졌다”며 “희소성이 사람들의 관심을 모으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부캉이를 향한 관심은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로도 이어졌다. 이노아(국립부경대학교 시스템경영안전공학부) 연구원은 부캉이의 현재 위치와 출현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부캉이 어디 있나’라는 웹사이트를 개발했다. 중고거래 플랫폼인 ‘당근마켓’의 부산 지역 커뮤니티에선 시민들이 직접 부캉이의 위치나 상태 등을 공유하며 근황에 대해 꾸준히 이야기를 나눴다. 시민들은 관광 정보를 수동적으로 소비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직접 정보를 생산하고 확산하는 참여자로 변화하고 있다. 부캉이를 보기 위해 서울에서 부산까지 달려온 고태경(20) 씨는 “실제로 사이트를 이용해보니 부캉이의 최신 소식부터 현재 위치까지 한 번에 알 수 있어서 신기했다”며 “직접 제보를 해보진 못했지만 기회가 된다면 한 번쯤 직접 참여해 볼 의향이 있다”고 전했다.
지자체도 부캉이를 이용한 지역 홍보에 적극 참여하는 모습이다. 부산광역시 시내버스인 5-1번 버스는 상어를 테마로 외관을 꾸몄으며, 부산광역시는 부캉이를 명예 홍보대사로 위촉하는 등 상어를 중심으로 홍보 활동을 이어 나갔다. 특히 부산광역시 동구는 구정 소식에 ‘부캉이의 소원’이라는 문구를 활용해 돔구장 유치 기원 서명운동을 홍보하는 등 시민들의 자발적인 관심을 관광 브랜드와 지자체로의 관심으로 연결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났다.

기업들도 부캉이 열풍에 연달아 동참했다. 상어의 모습을 본뜬 상품인 과자 ‘고래밥’과 아이스크림 ‘죠스바’ 등의 매출이 증가했으며, 부산 지역 소주 기업인 ‘대선주조’는 부캉이 에디션 제품을 출시했다. 조연주(나봄미디어심리연구소) 대표는 “동일한 동물을 좋아하는 집단과의 정서적 연대 의식을 물리적 형태로 소유하고자 하는 심리가 작용해 관련 상품 구매로 이어진다”고 답했다.
다만 동물 팬덤을 통한 관광 활성화가 지속 가능한 지역 관광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과제도 남아 있다. 특정 동물의 인기에 의존하는 관광은 해당 동물이 사라지는 순간 지역에 대한 관심이 급격히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부캉이의 소식이 뜸해진 이후 하루 약 10만 명씩 방문하던 북항친수공원은 하루 1만 명 수준의 방문객을 보이고 있다. 최미연(배재대학교 미디어콘텐츠학과) 교수는 “갑자기 나타난 야생동물이란 우연한 화제를 지속 가능한 관광자원으로 바꾸기 위해선 동물을 볼거리로 유지하는 것이 아닌, 지역을 다시 방문할 이유를 만드는 데에 투자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많은 사람으로부터 사랑을 한 몸에 받던 부캉이는 북항친수공원에서 자취를 감추기 시작했다. 지난 21일 북항친수공원 바깥으로 나가기 시작한 부캉이는 지난 24일엔 2km 떨어진 부산항국제여객터미널 인근 해역에서 발견됐다. 이후 27일 시민의 마지막 제보를 끝으로 부캉이를 봤다는 목격 제보가 들어오지 않고 있다. 수산과학원은 모니터링 범위를 확대했지만 끝내 목격하지 못했다. 북항친수공원에 방문한 김민준(24) 씨는 “부캉이가 완전히 떠났다는 소식이 들려와 아직까지 보지 못한 것이 아쉽다”며 “그래도 넓은 바다로 돌아가 건강하게 살아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황수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