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 온몸이 열쇠다 '생체인식' (한성대신문, 536호)

    • 입력 2018-09-03 00:18

 불과 10여 년 전만 해도 공상과학 영화에서나 보던 기술이 속속 상용화되고 있다. 지문, 홍채, 정맥 등 개인의 고유한 생체 정보를 이용한 산업도 성장하고 있는데, 그중 스마트폰에 적용되고 있는 생체 인식(Biometrics) 기술은 기존 비밀번호를  대체할 차세대 정보보호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생체인식 기술 중 가장 오랫동안 사용된 방식은 지문인식이다. 최근 생체정보 연구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기술로는 ‘홍채인식’이 있는데, 원거리에서 비접촉식으로 개인을 식별할 수 있어 지문인식보다 편리하다. 또한, 홍채 패턴은 지문 패턴에 비해 더욱 정교해서 개인 식별 정확도가 더 향상되는 데다 위·변조도 어렵다. 
 장점이 많은 기술이지만 단점도 있다. 카메라로 홍채 패턴을 측정할 때 여러 가지 외부 요인에 의한 오차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카메라 렌즈 상태, 주변 밝기, 안경 및 렌즈 착용 여부 등에 따라 홍채 인식의 정확도가 급격히 저하될 수 있다. 이에 대해 신항식(전남대학교 의공학과) 교수는 “외부요인에 의한 잡음을 어떻게 제거할 것인지가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라며 보완해야 할 점을 설명했다.
 이외에 정맥인식 기술도 활용되고 있다. 정맥인식 기술이란 손에 뻗어 있는 정맥 형태를 인식하는 기술로 지문인식이나 홍채인식보다 인식 보안성이 높고 오차율이 적어 주로 금융이나 신용거래 분야에 쓰이고 있다. 이외에도 손금의 무늬인 장문(Parmprint), 걸음걸이, 심전도 등 다양한 생체정보를 활용한 인식 기술이 개발되고 있다. 
 신 교수는 “수많은 연구진이 다양한 생체인식 기술을 연구 중이다. 하지만 현재까지 개발된 인식 기술들이 워낙 편리하고 강력하기 때문에, 새로운 기술이 완성되기까지는 꽤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앞으로는 단순히 기존 기술을 대체할 목적이 아니라, 의료나 검역처럼 특정 분야에서의 사용성을 높이기 위한 목적의 인식 기술이 개발될 것이다. 안면 인식을 통해 감염자를 식별하거나, 원격 진료를 할 때도 생체인식 기술을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모든 기술에는 명암이 있기 마련. 보안과 편리성을 위해 개발된 생체인식 기술이 확산되자 일각에서는 기술 발전이 사생활 침해라는 역설적 상황을 야기할 것이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러한 우려에 대해 신 교수는 “모든 개인정보보호 기술은 한계를 가지고 있다. 전통적으로 많이 사용돼 온 열쇠, 비밀번호는  분실·유출되기가 매우 쉽고, 일단 유출 되면 순식간에 불특정 다수에게 공유될 수 있다. 생체정보는 태생적으로 사용자에 종속돼 있으므로 유출 위험은 없다” 고 설명했다. 
 또한, 신 교수는 “우리나라에서 생체정보 프라이버시 보호를 위한 움직임이 일고 있다. 한국정보보호진흥원은 ‘생체인식 시스템 운용에서의 개인 프라이버시  보호를 위한 자문위원회’를 운영하고 있다”며 “이들은 홍채 등 생체인식 기반 간편 공인인증 가이드라인을 제공하고, 생체인식의 암호화 등 생체정보를 보호하기 위한 물리적·기술적 보호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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