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학송> 책임없는 사퇴가 빚은 촌극 (한성대신문, 625호)

    • 입력 2026-09-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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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 2026-09-21 00:00

지난 28일 미래융합사회과학대학(이하 사과대) 학생회 ‘도성’의 정·부학생회장이 돌연 사퇴했다. 사퇴 공고문과 입장문에 따르면 회장단의 갈등과 개인 사정이 주요 사유였다. 투표로 믿음을 보인 학생들은 물론 앞으로 선출될 학생자치기구에게도 무책임한 처사다.

총학생회 측은 사과대 전 회장단이 지난 2월 진행된 새내기새로배움터(이하 새터)에서 한차례 내부 갈등을 겪었다고 밝혔다. 7월 29일 남도경(사회과학 4) 전 사과대 정학생회장이 사퇴의사를 밝혔고, 서지원(사회과학 3) 전 사과대 부학생회장도 8월 3일 잇따라 사퇴 의사를 표명했다. 이후 사퇴 면담과 논의가 이어졌지만 직무 수행 의지가 없어 실질적 운영이 불가능하다는 판단하에 사퇴가 수리됐다. 이에 사과대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가 지난 18일 ‘2026학년도 하반기 1차 대의원 총회’를 통해 최종 설립됐다.

학생자치기구의 무책임한 중도 사퇴는 이번만의 일이 아니다. 지난해 동아리연합회(이하 동연) ‘라움’ 역시 새터를 앞두고 갑작스럽게 사퇴하면서 비대위를 꾸려 활동을 이어간 바 있다. 이로 인해 동아리 지원금, 비교과 포인트 등 활동 전반에 차질이 생겼다. 학생자치기구장의 사퇴가 구성원 전체의 권리와 활동을 직접적으로 침해한다는 사실을 보여준 사례다.

학내외에서는 황당하다는 의견이 쏟아졌다. 학내에서는 공약과 향후 사과대 소속 학생들의 복지 등을 걱정하기도 했으며 타 대학 학생들은 회장단의 책임감에 의문을 표하기도 했다. 그야말로 오리무중의 상황이다.

애초에 자치기구를 끝까지 책임지겠다는 의식이 부재했던 것은 아닌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지금의 사퇴 과정에서 신뢰는 물론, 함께 활동한 이들에 대한 최소한의 책임감조차 찾아보기 어렵다. 본지 취재에 따르면 남 전 회장은 사퇴 당시 서 전 부회장에게 향후 계획 등의 후속 대처를 떠맡겼고, 서 전 부회장은 “그걸 떠맡아야 할 이유를 모르겠다”라며 거절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 자치기구의 대표직을 수행했던 이들의 모습이라 하기에는 무책임한 촌극에 가깝다.

개인의 피치 못할 사정을 무시한 채 사퇴라는 결정 자체만을 비난하려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사퇴가 무책임한 ‘탈출구’가 돼서는 안 된다. 투표한 학생들뿐만 아니라 당선을 위해 함께 뛴 선거운동본부원들과 학생회 운영을 맡아온 집행부원들의 노고까지 무력화하는 결정이기 때문이다.

‘학생들의 든든한 울타리’. 도성이 「2025학년도 학생자치기구 11월 총선거 공동정책자료집」의 출마의 변에서 내건 슬로건이다. 학우들을 보호하겠다던 다짐이 무색하게, 정작 책임이 필요한 순간 자리를 비운 모습을 울타리라고 볼 수 있을까. 책임을 지지 않는 자치기구에 보낼 신뢰는 어디에도 없다. 사퇴의 반복이 결국 학생자치에 대한 학우들의 신뢰를 무너뜨리고 있는 것은 아닌지 재고해야 한다. 학생들은 화려한 슬로건보다는 책임감 있는 행동을 바란다.

김혜윤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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