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人> 다양한 경험으로 특별한 ‘나’를 완성하다 (한성대신문, 595호)

    • 입력 2023-12-04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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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 2023-12-04 00:01

유튜브 채널 ‘수상한녀석들’ 이효준 대표

<편집자주>

본교에는 학생들을 가르치는 것만큼 ‘콘텐츠 제작’에도 열정을 쏟는 교수가 있다. 바로 문학문화콘텐츠학과의 이효준(36) 겸임교수로, 유튜브 채널 ‘수상한녀석들’의 대표이기도 하다. 현재 그는 본교에서 콘텐츠 제작과 관련한 강의를 진행하며 유튜브 크리에이터로도 활동하고 있다.

‘수상한녀석들’은 일반 대중 대상의 몰래카메라 콘텐츠로 많은 시청자의 사랑을 받고 있다. 약 120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고, 2억 7천만여 회의 누적 조회수를 기록했다. 이처럼 이 대표는 여러 플랫폼에서 벌어지는 콘텐츠 경쟁에서 자신만의 입지를 굳히는 데 성공했다.

이 대표가 자신의 분야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둘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 그는 다양한 경험을 해봄은 물론, 그러한 경험을 콘텐츠에 녹여내 보고 끊임없이 실패해야 성공에 가까워 진다고 조언한다. 이 대표의 발자취를 따라가다 보면, 그가 이러한 조언을 남기는 까닭이 무엇인지 알 수 있을 테다. 그가 서 있는 카메라 앞으로, 강의실 속으로 함께 들어가 보자.

김유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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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신지원 기자]

이 대표는 어린 시절 아역배우로 활동한 경험이 있다. 그의 다분한 끼를 알아본 어머니가 아역배우로 일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었고, 그 덕에 이 대표는 아역배우라는 다소 특별한 경험을 해볼 수 있었다. 아역배우 경험을 통해 그는 카메라 앞에 서는 것에 익숙해질 수 있었다.

진로와 미래에 대해 생각해야 할 시기가 다가오자, 그는 자연스레 영화를 떠올렸다. 청소년 시절의 이 대표는 ‘영화광’이었다. 매일같이 비디오 가게에서 영화를 빌려 볼 정도였고, 영화를 감상하는 데에서 더 나아가 영화를 만드는 일을 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저는 진로를 조금 빨리 정했어요. 어렸을 때부터 영화를 많이 보고 배우로 활동한 경험도 있다 보니 주변에서도 영화나 영상 관련한 일을 해보라고 이야기했죠. 특히 아역배우 경험은 저도 모르는 새에 유튜브 크리에이터 활동에 도움을 주고 있었어요. 어릴 적 단련된 카메라 앞에서의 경험 덕분에 콘텐츠를 촬영할 때도 전혀 어색하지 않게 연기할 수 있었죠.”

결국 그는 세종대학교 영화예술학과에 진학하게 됐다. 촬영이나 편집 등 영상을 제작하는 경험은 그가 대학에서 얻은 가장 큰 자산이다. 상상하는 바를 영상으로 구현해 내는 방법을 익히는 과정은 영상을 만드는 데 있어 자신감을 기르는 밑거름이 되기도 했다. 전공을 살려 영상 아르바이트를 구하기도 하는 등, 실무를 경험하며 관련 기술을 축적해 나갔다.

“제가 만들고 있는 유튜브 콘텐츠와 영화 간에는 차이점이 분명히 존재하지만, 사람이 출연해 이야기를 구성한다는 큰 틀은 같죠. 그래서 대학 시절의 편집, 촬영, 기획 등을 맡은 경험이 추후에 당연히 도움이 됐고요. 전공자가 아닌 사람은 상상하는 바를 영상으로 구현하는 데 있어 고민이 필요하겠지만, 저는 대학에서 영상 제작 경험을 많이 쌓으면서 그러한 고민을 덜어낼 수 있었어요.”

대학을 졸업한 이후, 그에게 교단에 설 수 있는 기회가 찾아왔다. 용인예술과학대학교 방송영화제작과 학과장으로부터 교수직을 제의받은 것이다. 교수자의 공백이 발생한 강의를 한 학기만 맡아달라는 다소 급한 제안이었지만 본래 가르치는 일에 곧잘 보람을 느끼던 그는 제의를 수락했다. 다양한 경험을 해보고 싶다는 그의 신념과도 일맥상통하는 결정이었다. 이 대표는 열과 성을 다해 강의를 준비했고, 수강한 학생들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이를 계기로 계속해서 교수직을 이어갈 수 있었다. 그는 자신보다 젊은 세대와 소통을 이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20대 초반의 학생들과 소통하는 과정에서 콘텐츠를 포함한 여러 분야의 트렌드를 지속적으로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본교 문학문화콘텐츠학과에서도 겸임교수로 일하고 있다. 120만여 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수상한녀석들의 높은 인기, 약 7년의 유튜브 활동 경력 등을 인정받아 콘텐츠 제작 분야의 강의를 담당할 교수자로 초빙됐다. 그는 지금도 학생들에게서 최근 시청자의 니즈 등을 파악한다.

“작년부터 한성대학교에서 겸임교수로 일하고 있어요. 지난 1학기에는 ‘방송영상 크리에이터의 세계’라는 과목을 맡아서 1인 미디어 제작과 관련한 부분을 가르쳤어요. 누군가를 가르치는 일은 누군가로부터 배우는 과정이기도 하죠. 20대의 학생들과 소통하다 보면 그들의 아이디어로부터 좋은 영향을 받아요. 젊은 세대와 생각이 다르기 때문에 저도 학생들이 만든 콘텐츠를 보고 놀란 적이 정말 많아요. 학생들을 가르치며 젊은 세대와 소통하는 과정에서 트렌드를 파악할 수도 있죠. 청년 층과의 소통 콘텐츠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한 방법 중 하나라고 생각해요.”

그가 유튜브 크리에이터의 꿈을 처음 꾸게 된 시기는 2010년 무렵이다. 해외에서 유튜브를 통해 사람들이 자신의 일상을 공유하는 문화가 퍼지고 있다는 사실을 우연히 접한 이 대표는 국내에서도 유튜브가 콘텐츠 흐름을 주도할 것이라 예상했고, 유튜브 크리에이터로 활동하겠다고 마음먹었다. 학생들을 가르치는 일을 시작하기 이전에 아르바이트를 함께 하던 동료로부터 우연히 듣게 된 말이었지만, 그에게는 그저 지나가는 말로 들리지 않았다.

이 대표가 본격적으로 유튜브 크리에이터로 일하게 된 계기는 바로 ‘영우’와의 만남이었다. 용인예술과학대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던 2015년, 영우는 카메라 다루는 방법을 가르쳐 달라며 이 대표를 찾아왔다. 그 과정에서 이 대표와 영우는 ‘유튜브 크리에이터’라는 공통의 꿈 덕분에 금세 가까워질 수 있었다.

이후 이 대표는 유튜브 크리에이터로서 동업을 하자는 영우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두 사람은 국내에서는 ‘블루오션’이었던 일반 대중을 대상으로 하는 몰래카메라 콘텐츠를 주력으로 삼기로 결정했고, 2016년에 수상한 녀석들 채널을 개설했다.

“저와 영우 모두 유튜브 크리에이터라는 공통된 꿈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유튜브에 대한 서로의 생각을 이야기하며 금세 친해졌어요. 영우를 만나기 전, 우연히 해외에서 유튜브가 인기 있다는 것을 듣고 혼자서 유튜브 활동 계획을 세우기도 했어요. 저 혼자 유튜브 활동을 고민하던 2015년경에 유튜브에서 영상을 시청하는 사람의 수는 지금에 비해 적은 편이거든요. 당시 가장 인기 있는 채널 중 하나였던 ‘영국남자 Korean Englishman’ 채널을 보며 유튜브 크리에이터로서 어떤 콘텐츠를 선보일지 생각했죠. 여행을 좋아하기 때문에 외국에 거주하며 그 나라의 문화 등을 배우는 콘텐츠를 기획하기도 했고요.”

이 대표는 유튜브에 갓 뛰어들었던 시기의 영상이 최근의 영상과 비교하면 촬영 구도, 화질 등 여러 측면에서 부족한 부분이 많았다고 회상한다. 이후 발전을 거듭하면서 이 대표가 깨달은 바는 끊임없는 시도를 통해 시행착오를 겪어야 더 나아갈 수 있다는 점이다. 이 대표는 원하는 장면을 얻는 과정이 쉽지 않은 몰래카메라 콘텐츠의 특성상 끊임없는 시도만이 원하는 결과물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이라고 말한다. 여타의 콘텐츠를 제작하는 것 또한 계속해서 시도하는 과정을 통해 시행착오를 겪어야 발전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특히 콘텐츠 기획자가 되고 싶다면 머릿속에서 콘텐츠를 기획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직접 만들어 보라고도 조언한다. 기획만 하는 것과 직접 나가서 촬영하고 편집해 보는 경험은 완전히 다르기 때문이다.

“콘텐츠 한 장면을 뽑기 위해서 수십 번 촬영해야 해요. 촬영 대상자 물색, 촬영 구도 설정, 영상 사용 허가 등 여러 가지 경우가 모두 맞아야 한 장면을 촬영할 수 있어요. 모든 조건을 충족하는 영상이 하루에 하나 나오면 정말 운이 좋은 거예요. 계속해서 영상을 찍는 것만이 방법이죠. 안되더라도 될 때까지 시도하는 방법밖에 없어요. 작은 콘텐츠라도 직접 만들어 보는 경험이 필요해요. 콘텐츠를 머릿속으로만 기획하는 것과 실행에 옮기는 것은 완전히 다른 거에요. 말이나 생각으로만 콘텐츠를 기획하는 것이 아니라 직접 카메라를 들고 나가 서 찍어보는 경험이 필요해요.”

여러 가지 경험을 통해 자신이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파악해야 한다는 점도 이 대표가 직접 알아낸 부분이다. 유튜브 크리에이터와 교수를 병행해 본 이 대표는 다양한 경험을 해야 본인에게 가장 잘 맞는 직업과 자신의 장점이 무엇인지 알 수 있다고 말한다. 한 가지 일에 과도하게 매몰된다면 다양한 경험으로부터 오는 행복을 놓칠 수 있기에, 수많은 경험을 쌓아보라고 조언한다.

“한 가지 경험만 하면 본인이 잘하는 일이나 행복한 일이 뭔지 모른 채 살아갈 수 있죠. 다양한 경험을 해야 그 경험을 토대로 자신에게 맞는 일을 찾을 수 있습니다. 빨리 취업해 안정적인 삶을 영위하는 것도 좋지만 여러 분야의 직업에 종사해 보며 자신에게 맞는 일을 찾는 것이 더 값지다고 생각해요. 직접 경험해 본 여러 가지 일이 시너지를 낼 수도 있고요. 다양한 경험을 하면 타인은 겪어보지 않은 그 경험들로부터 자신만의 특별한 콘텐츠가 생기기도 하죠.”

다양한 콘텐츠가 쏟아지는 지금, 이 대표는 개인적 경험을 콘텐츠로 승화시킨다면 대중의 이목을 끄는 독창적인 결과물을 만들 수 있다고 말한다. 본인에게는 지극히 일상적이고 개인적인 경험이 타인이 보기에는 창의적인 경험으로 보일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타인은 해보지 못한 경험이기 때문에 영상을 시청하는 입장에서 더 새롭게 느낄 수 있다. 또한 자기 자신을 거리낌 없이 보여줘야 타인에게 창의적인 콘텐츠로 보일 수 있다고 강조한다.

“제가 영상에서 시민에게 말을 걸며 장난치는 모습은 학창 시절 친구들에게 장난치던 저와 닮아있어요. 제가 보기에는 별것 없지만 시청자가 보기에는 새로운 모습일 수 있다고 생각해요. 자신만의 경험을 제일 잘 살리는 유튜브 크리에이터가 가장 창의적인 유튜브 크리에이터예요. 그래서 다양한 경험이 곧 창의적인 콘텐츠의 밑거름인 거고요.”

이 대표는 마지막으로, 영화를 비롯한 다양한 영상 매체를 자주 접하라고 조언한다. 남들은 독창적이라고 느낄만한 자신의 경험을 사람들의 이목을 끌 수 있는 영상으로 만들려면 영상 콘텐츠에 대한 감각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다양한 영상을 보다 보면 배경음악이나 자막, 효과 등 영상을 구성하는 요소의 역할과 중요성이 보인다고 말한다.

“좋은 영상을 만들기 위해서는 귀감이 될 만한 영상을 많이 봐야 해요. 저도 몰래카메라 콘텐츠를 제작하겠다고 결정한 후에는 해외 몰래카메라 콘텐츠를 많이 참고했어요. 좋은 영상을 보고 직접 따라 만들어 보는 것도 콘텐츠를 기획하는 데 도움이 돼요. 영상의 배경음악뿐만 아니라 자막이나 효과 등 구성 요소를 유심히 볼 수 있기 때문이죠. 결국 콘텐츠의 질을 좌우하는 건 영상에 대한 제작자의 감각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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