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8회 한성문학상 - 시 부문 수상소감>

    • 입력 2023-12-04 00:01
    • |
    • 수정 2023-12-04 00:01
이세현(인문 2)

제가 13년째 살고 있는 동네 길목은 눈 감고도 그릴 수 있습니다. 미용실, 수선집, 정육점, 말은 나눠보지 못했지만 익숙한 어른들의 얼굴에 주름이 지고 흰머리가 나는 것을 어느 순간 자연스레 알만큼 저는 그들을 자주 보고 살았습니다. 그리고 한성문학상에 투고할 시를 쓰려고 생각하다가 문득 그들의 삶은 어땠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매일같이 마주하는 사람들은 지난 13년이라는 시간 동안 어떤 삶을 살아왔을지, 그들의 이야기를 상상하다 적어낸 시가 ‘수선집’입니다. 수선집은 이야기와 장면이 쉽게 그려지고 누구나 황 씨 아저씨의 마음을 짐작할 수 있도록 쓰고 싶었습니다.

군대에서 시간을 보내는 동안 개인적인 고민이 많았고 생각을 정리하고자 시작한 글쓰기는 여러 경험을 하게 해줬고 시 한 구절에 꽂혀 시에 매력을 느끼기 시작했고 지나가는 사람들을 보며 몇 자 적었던 것이 제가 쓰고 있는 시의 시작일 줄은 몰랐습니다. 아직 부족한 실력이지만 마음을 다해 오래 지켜보고 깎아내리는 과정을 겪는 것이 지금은 제가 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인 것 같습니다. 일상 속 이야기와 제 안에 있는 감정을 많은 사람들로 하여금 시를 통해 공감하게 하고 언제나 따뜻하게 엮어내겠습니다.

일상 속 누군가의 이야기를 시로 엮고자 하는 제 꿈이 한성문학상을 통해 첫 발걸음을 딛은 것 같아 감사합니다. 바쁘게 준비했지만 서로의 작품을 읽어주고 이야기 나눴던 이무기 부원들께 감사합니다. 같은 시절을 살아가면서 같은 관심사를 나눌 수 있는 인연들을 만나게 된 것을 참 소중하고 감사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세현(인문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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