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대학언론에게 대학언론의 길을 묻다 (한성대신문,519호)

    • 입력 2016-11-28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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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 2022-01-27 14:14

언론은 "죽지않는 저널리즘"이다

대학언론협동조합 정상석 이사장
혹시 ‘알리’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는가? ‘알리’는 ‘알 권리’의 줄임말로, 최근 대학가에서 속속 세워지고 있는 ‘독립언론’이다. ‘독립언론’이란 학보사처럼 대학본부에서 지원을 받지 않고, 대학본부와는 완전히 독립적으로 발행하는 대학언론이다.
신문사는 창간 40주년을 맞아, 이런 독립언론들을 경영·교육하는 대학언론협동조합의 정상석 이사장을 만나보았다.

Q.독립언론을 선택한 이유는?
학보사 기자를 3년 해본 결과, 학보사가 답이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일단 예산을 대학본부에서 지급하니 대학본부에서 자유로울래야 자유로울 수가 없다. 무엇보다도 주간교수는 스승과 제자라는 관계를 이용해 학생인 기자들을 압박한다. 이외에도 다양한 문제점이 존재한다.
대학으로부터 독립성을 보장받고 싶다면 학보사 역시 독립언론이 되는 걸 추천한다. 미국에서는 월남전 시기에 반전운동을 하던 많은 대학언론사들이 대학본부의 압박에 독립한 역사도 있다. 보스턴대학교가 그 예이다.

Q.학보사가 가진 한계점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지나치게 진지하다는 것이다. 어차피 같은 학생이 만들고, 학생들이 읽는 신문인데 조금 더 학생들의 언어, 학생들의 이야기로 접근해도 괜찮다. 내용이 가벼워도 좋다. 최근 ‘반(反)지성’이 트렌드라고도 하지 않는가.

Q.그렇다면 학보사가 앞으로 어떻게 변화할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변하지 않을 것이다. 예전에 한 학보사에 독자 비판 형식의 기고를 했는데, 처음 1~2달만 기고하니 새로 원고를 쓸 필요 없이 헤드라인만 바꾸면 되더라. 변하는 것이 하나도 없었던 것이다. 내가 봐온 바로는 학보사는 세상이 어떻게 변하든 변하지 않을 확률이 높다.

Q.대학언론이 학생들의 신문이라고 생각하는가, 아니라면 대학구성원 모두의 신문이라고 생각하는가?
그렇게 대학구성원 모두의 신문이라는 소위 학생, 교수, 교직원의 삼주체론은 언론의 역할을 방해하려는 수작이다. 생각해보면 대학 구성원 중에 학생이 더 많겠는가 교수와 교직원이 더 많겠는가. 교수랑 교직원 다 합쳐도 대학구성원의 10%도 안 될 것이다. 이 상황에서 대학구성원 모두를 두루두루 챙기면 누구의 의견이 과잉반영될지는 뻔하지 않은가?

Q.최근 온라인 매체가 강화되는 추세에서 독립언론들은 어떤 행동을 보이고 있나
지금은 오프라인 매체에서 온라인 매체로 넘어가는 과도기라고 할 수 있다. 알리 내에서도 온라인 비중을 서서히 늘려가고 있는 중이다. 특히 이화여자대학교의 ‘이대알리’와 같은 경우에는 최근 최경희 총장과 관련된 사건들 덕분에 온라인 매체에서 큰 소득을 얻을 수 있었다. 어느 언론사이던지 이렇게 온라인 매체의 저변을 넓힐 수 있는 시기가 있다고 생각한다.

Q.최근 학보사 기자수 부족, 독자들의 외면 등으로 인해 대학언론의 위기라는 말이 많다.
확실히 ‘대학언론의 위기’라는 말이 있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언론의 위기와 언론사의 위기는 다르다고 생각한다. ‘대학언론의 위기’는 ‘대학언론사’의 위기이지 ‘대학언론’의 위기는 아니다. 언론은 지금껏 한 번도 위기를 맞은 적이 없다. 저널리즘은 민주주의 사회에서 절대 죽지 않는다.

Q.그렇다면 이런 상황에서 대학언론의 역할은?
공동체를 회복하는 방향으로 기사를 써야한다고 생각한다. 대학언론은 기성언론에 비해 전문성이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요즘 언론기자들 보고 ‘기레기’라고 하지만 그들은 어쨌든 프로가 아닌가. 대학언론이 기성언론의 ‘대안언론’의 역할을 수행했던 70~80년대는 사실 본연의 역할에서 엇나갔다고 볼 수 있다.
대학언론은 캠퍼스 공동체가 모두 향유할 수 있는 콘텐츠를 다뤄야한다. 그건 대학본부의 문제점이 될 수 있고, 단순히 캠퍼스의 어느 고양이에 대한 이야기일 수 있다. 중요한 것은 그걸 본 학생이 다른 학생들과 그 주제로 대화를 나눌 수 있어야한다는 것이다.
우리 조합이 실행 중인 ‘알리 프로젝트’도 이에 따라 알리 한권이 10이라면 알거리 4, 놀거리 6으로 구성하고 있다. 물론 이런 것들을 잘 녹여내야 하는 것은 맞다.

우리는 '연합'이다

서울권대학언론연합회장 중대신문 이효석 편집장
중앙대학교의 학보사인 ‘중대신문’은 현재 서울권대학언론연합회(이하 서언회)의 회장을 맡고 있다. 중대신문은 1947년에 창간한 대한민국 최초의 학보로서, 대학언론의 효시를 쏘아 올렸다는 평가를 듣는 학보이다. 신문사는 이른 아침부터 기다린 끝에 중대신문의 편집장을 맡고 있는 이효석 편집장을 만날 수 있었다.

Q.한성대신문이 창간 40주년을 맡았다. 축사 부탁드린다.
한성대신문이 서언회 활동을 열심히 해주시고 있다. 많은 학보사들처럼 힘든 와중에도 나와주셔서 회장으로서 감사하게 생각한다. 저희 중대신문도 내년에 창간 70년을 맞는데, 학보사의 역사가 가진 힘이 분명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한성대신문도 40년의 역사가 가진 힘을 가지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계속 번창하시길 바란다.

Q.대학언론의 역할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아무래도 예전이랑 상황이 다르다보니 힘들 수밖에 없다. 소위 대학언론이 기성언론의 대안언론으로 기능했던 적이 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 따라서 기성신문과 차별화를 시도해야한다고 생각한다. 기성언론을 답습하지 말고 같은 주제로도 대학생의 시각을 담아내는 것이 현재 대학언론의 역할이라고 할 수 있다.

Q.학보사의 위기상황에서 대학언론의 역할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우선 학보사가 개별적으로 노력하는 것은 유지하되, 연합이 필요하다. 예전에는 학보사 기자연합들이 존재했으나 현재는 와해되고 말았다. 그 와중에 현재까지도 형태를 유지하고 있는 것이 ‘서언회’이다. 서언회는 중대신문에서 창설한 단체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더욱 애착이 간다. 학보사들은 이런 연합을 통하여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고, 정보를 교류하며, 대학본부와의 갈등상황에서 연대활동을 통해 공동의 대응을 할 수 있다.

Q.스스로 편집국장으로서의 자신을 표현한다면?
‘내 직을 건다’ 일 것 같다. 편집장의 자리는 책임을 지는 자리이다. 신문을 발행할 때마다 내 직함을 건다는 생각으로 매호 매호를 전력투구하고 있다.

Q.한성대학교 학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시국이 시국인 만큼 많이 힘드실 것이다. 하지만 이화여대가 이 사회의 변화를 선도했듯이 대학생들도 희망을 가지고 힘내셨으면 좋겠다. 그리고 한성대신문 많이 애독해주시길 부탁드린다.

우리는 '변화의 DNA'다

연세춘추 최명훈 편집국장
연세대학교의 학보사인 ‘연세춘추’는 서울권대학언론연합회의 부회장을 맡고 있다. 연세춘추는 신촌 캠퍼스와 원주 캠퍼스, 송도 캠퍼스를 모두 아우르는 학내의 언론이며, 따로 매거진 ‘THE Y’를 격주로 발간하고 있다. 연세대학교 신촌캠퍼스에 있는 연세춘추에서 최명훈 편집국장을 만나볼 수 있었다.

Q.최근 종이신문이 차차 설자리를 잃고 있다
학보사 입장에서는 양난(兩難)에 처해있는 입장이다. ‘대학언론의 위기’와 ‘종이신문의 위기’를 둘 다 겪고 있지 않은가. 기성언론도 이런 부분에서 이미 온라인 쪽으로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런 경향이 계속된다면 장기적으로 볼 때 학보사는 정말 종이지면 없이 온라인쪽으로만 발행하게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지금 당장을 생각하자면 곧장 온라인으로만 플랫폼을 전환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할 수 있다.
연세춘추는 이와 같은 상황에서 채널과 콘텐츠의 변화를 꾀하고 있다. 우선 기존 오프라인 종이신문이라는 채널에서 페이스북, 홈페이지와 같은 온라인 채널에 힘을 쏟기 시작했으며, 콘텐츠적인 면에서는 기존 학보가 가진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매거진 형식의 ‘THE Y’를 격주로 발행하기 시작했다. 이를 통해 젊은 감각을 신문에 담아내고, 또 연세로를 포괄하는 지역의 일을 다룸으로써 ‘지역지’로 발돋움하는 것이 목표다.

Q.본인의 학보사를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변화의 DNA’다. 이대로라면 망한다는 위기의식 탓인지 단순히 다른 대학신문을 따라가기 보다는, 직접 도전하여 다른 학보사들을 선도하고 싶다는 생각을 많은 기자들이 가지고 있다.

Q.연세춘추의 ‘THE Y’에 대해 말해달라
시작은 2013년에 발행된 ‘,GIF’로 시작된 온라인 매거진이다. 당시 신촌의 감성주점 ‘다모토리’에 대한 컨텐츠를 제작했는데, 정작 좋아요는 얼마 없었지만 공유가 엄청나게 일어나면서 최종적으로 25만 명한테까지 도달했다. 이때부터 독자들의 수요를 어느 정도 파악했고, 변화하는 대중들의 입맛에 대응하기 위해 온·오프라인으로 발행하는 THE Y를 창간했다.

우리는 '시대정신'이다

대학신문 이승엽 편집국장
서울대학교의 학보사인 ‘대학신문’은 서울권언론연합회의 부회장을 맡고 있다. 대학신문은 ‘잠들지 않는 시대정신’이라는 슬로건을 가지고 있는 학보사이기도 하다. 신문사가 만난 이승엽 편집국장은 임기가 얼마 남지 않았음에도, 상당히 피곤한 모습으로 차기 편집국장에 대한 인수인계를 끝냈다고 말했다.

Q.대학언론의 역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대학언론은 대학 본연의 상황을 전달하고, 대학의 건전한 학풍과 문화 창달에 기여하며 소통창구이자 언론기관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Q.왜 학보사 기자가 되기로 했는가
글쓰기를 좋아해서 글을 많이 쓰기 위해서 기자가 되었다. 그래서 지원할 때도 취재부가 아니라 학술부로 지원해서 기사를 썼다. 하지만 학보사 생활을 하다보니 자연스레 교내의 여러 일들에 대한 관심이 생겼다. 처음에는 기자의 사명감 같은 건 없었다고 생각한다.

Q.종이신문이 차차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그건 사실이지만 종이신문은 포기할 수 없다. 학생들이 SNS를 많이 이용하고, SNS의 접근성이 좋은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교수와 교직원들은 종이신문의 지면을 통해 소식을 접하기 때문에 지면은 유지되어야한다. 물론 대학신문도 SNS를 통해 카드뉴스 등 다양한 시도를 해봤지만 큰 효과를 볼 수 없었다. 그래서 속보의 용도로 이용했는데, 이번 시흥 캠퍼스 문제를 속보로 보도하니 좋은 반응이 돌아왔다. 문제는 플랫폼이 아니라 컨텐츠라고 생각한다. 좋은 컨텐츠를 발굴해서 쓰면 좋은 반응이 돌아온다.

Q.본인의 학보사를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잠들지 않는 시대정신’. 진심으로 이렇게 생각한다.

Q.편집국장에서 이제 내려오는데 소회를 말해달라
돌이켜 보건데 재미있었다. 이번에 교내에 많은 사건, 특히 시흥캠퍼스 건으로 많은 일들이 있어서 자연스럽게 학우들의 대학언론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힘들지만 성취감은 높다고 생각한다. 이제 다 내려놓을 수 있어서 후련하다.

우리는 '아마추어'다

건대신문 심재호 편집국장
건국대학교의 학보사인 건대신문은 내부사정으로 인해 현재 5명의 인원으로 운영되는 학보사다. 건대신문은 한성대신문과 그 규모면에서 비슷하고, 발행면수도 8면으로 동일하다. 신문사는 건국대학교 학생회관에서 건대신문의 심재호 편집국장을 만날 수 있었다.

Q.한성대신문이 창간 40주년을 맞았다. 축사 부탁드린다
정말 축하드린다. 대학언론의 일이 상당히 힘든데도 40년 동안 유지한 것이 같은 대학언론인으로서 자랑스럽다. 앞으로 10년 뒤까지도 계속 번창하시기를 응원하겠다.

Q.최근의 상황에서 대학언론이 수행할 수 있는 역할에 대해서 말해달라
온라인 매체가 발달할수록 당연히 학보는 쇠퇴할 수밖에 없고, 이렇게 학보사들이 외면 받게 된 이유 중 하나는 학보사의 ‘아마추어리즘’이라고 할 수 있다. 학생기자들이 아무래도 아마추어들이다보니, 직업으로서가 아니라 학생으로서 작업을 하게 되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70~80년대의 ‘대안언론’으로서의 역할은 앞으로도 계속 축소하게 될 것이다. 현재 학보사들은 역할에 있어서 선택의 기로에 놓여있다. 대안언론으로 갈 것인지, 기관지로 갈 것인지. 현재는 그 과도기에 있다고 볼 수 있다.

Q.학보가 학생들의 신문이라고 생각하는가, 학교 구성원의 신문이라 생각하는가
학보는 학생기자들이 만드는 신문이다. 당연히 학생들이 중심에 놓여야한다고 생각한다. 그렇지 않은 학보는 존재가치가 없다고 생각한다. 아마추어리즘에도 불구하고 대학이 학보사의 운영을 학생들에게 맡기는 유지하는 이유가 있지 않겠는가. 단순히 정보전달의 목적이라면 꼭 학생기자가 아니라도 괜찮다.

Q.기자들이 적어서 불편한 점은 없는가
일단 장기취재가 많이 힘들다. 격주 발행이기 때문에 장기취재에 투입할만한 취재인력이 없다. 무엇보다도 신문사가 주관하는 행사를 진행할 인력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또한 SNS 같은 경우는 다수의 담당자가 관리를 해야 하는데, 현재 인원으로서는 유지하는 것이 한계다.

우리는 '무한동력'이다

성신학보 김지원 편집국장
성신여자대학교(이하 성신여대)는 우리대학과 거리상으로도 가깝고, 학생 규모도 비슷한 대학교다. 성신여대의 학보사인 ‘성신학보’의 김지원 편집국장을 만나기 위해 정문에 들어서자, 게시판 가득 총학생회 선거와 관련된 대자보들이 붙어있었다. 성신여대나 우리대학이나 그 성질은 달라도 격동의 시기를 맞고 있는 것은 명확해 보였다. 김지원 편집국장은 성신학보 사무실로 기자를 안내했다.

Q.대학언론의 역할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가
성신여대의 대학언론이라면 학내 문제를 0순위로 다뤄야한다. 또한 대학생들의 생각과 사상을 전달하고 이를 통해 변화를 이끄는 것 역시 대학언론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Q.본인의 학보사를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무한동력’이다. 이건 뮤지컬의 이름인데, 뮤지컬의 내용처럼 우리 학보사도 기자들의 노력과 열정으로 계속 돌아가고 있다. 만약 기자들이 없었다면 학보사는 돌아가지 않았을 것이다.

Q.한성대학교는 트랙제도, 성신여대는 총학생회 문제로 변화를 맞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단순히 한쪽의 말만 들어주고 기사로 실을 수는 없다. 성신학보는 기본적으로 양쪽의 말을 모두 들어주는 양자취재를 원칙으로 하고 있다. 그러나 양측의 말을 모두 들어보고, 객관적으로 시비가 명확하다면, 그때는 기사의 논조를 통해 의견을 표현하는 것도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Q.한성대학교나 성신여대나 다른 서울권 대학에 비해 학생 수가 적은 편이다
학생 수가 적다보니 아무래도 학보사의 일에도 많은 차이가 생기는 것 같다. 아무래도 학생 수가 많을수록 학생들의 생각도 많아지기 마련이고, 또 규모가 크면 교내 곳곳에서 더 많은 사건이 발생하기 마련이다. 규모가 큰 대학신문들은 이를 통해서 기사를 쓸 수 있지만, 아무래도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은 성신학보는 그럴 일이 적다. 따라서 이를 고려하고 신문을 만들어야 한다.

신문사, 신문, 기자들은 항상 여기에 있다

한성대신문 최수진 27대 편집국장
2016년 초 한성대신문은 창간 이래 최악의 위기를 맞았다. 단 한명의 현역기자도 남아있지 않아 개강호를 낼 수 없는 위기에 처했던 것이다. 신문사의 편집 간사로서 이러한 시기를 함께 극복해낸 최수진 전 편집국장을 만나 대학언론의 현주소와 앞으로 나아가야할 길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다.

Q. 한성대신문이 창간 40주년을 맞았다. 축하 말씀 부탁한다.
우리 학보사는 여러 가지 상황들 때문에 힘들 때가 많았다. 그래도 40주년까지 왔다는 것이 기특하고, 앞으로 40년 더 갈 수 있도록 고민하는 중요한 시기라고 본다.

Q. 예전 학교다닐 때와 현재를 비교하면, 학생들의 생활면에서 어떤 차이점이 있나.
그때보다 지금의 학생은 더 어른같다. 지금은 돈도 벌어야 하고, 또 졸업 후에 대한 고민도 더 빨리 한다. 우리 때는 3·4학년 때 시작했다고 하면, 지금은 입학과 동시에 하는 것 같다. 마치 고등학교의 연장선인 것 같은 느낌도 받는다.
지금의 학생들은 예전에 비해 주변을 돌아볼 여유가 없이 앞만 보길 강요받는다. 사회적 분위기상 신문사를 한다는 것 자체가 그때에 비해 너무 많은 것을 포기해야 하는 것 같다고 느껴진다. 그것은 곧 기자생활을 하는 데 있어서 기회비용이 커졌다는 의미이다.

Q. 세상이 빠르게 변하는데, 신문사도 추세에 맞춰야 하지 않나.
신문사는 과거와 현재가 비슷하다. 가장 진보적이어야 할 곳임에도 불구하고, 조직 문화·구조가 매우 보수적이다. 물론 부분적으로 변하고는 있다. 하지만 변화를 위한 돌파구를 찾지 못한다는 느낌이 강하다. 세상이 빠르게 변하기 때문에 대학언론도 변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과감해야 한다. 그렇지만 과감한 변화가 무엇인지 찾기는 쉽지 않다. 이것이 같은 문제를 맴도는 이유라고 생각한다.

Q. 대학언론은 학생들의 신문이라고 생각하는지, 아니면 대학 구성원 모두의 신문이라고 생각을 하는지.
대학 구성원 모두의 신문이다. 그러나 정보력이나 의견을 표출하는 것, 그 의견이 갖는 힘 등을 고려했을 때 학생들은 머릿수는 많지만 약자이다. 때문에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추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무조건 학생 편은 아니다. 그들은 정보를 얻을 방법이 없고, 그들에게 정보가 가지도 않기 때문에 우리가 학생들에게 정보를 알려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본다. 대학사회가 더 복잡해지고, 위기에 처할수록 신문사의 역할이 더 커졌다고도 볼 수 있다.

Q. 대학언론의 기자로서 가장 힘들었던 적은 언제였나.
학보사 기자들은 스스로를 ‘기자’라고 생각하는데, 학교는 기자들을 ‘학생기자’ 취급했다. 교수를 취재할 때도 학생으로만 바라보고, 교직원들은 공문을 가져오라며 회피하기도 했다. 그럴 때 벽에 부딪히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Q. 한성대학교 신문의 독자들에게 한 마디 해주신다면.
신문사, 신문, 기자들은 항상 여기에 있다. 독자가 더 많이 읽을수록 언론의 힘은 더 커진다. 한성대신문을 많이 읽고, 잘 활용했으면 한다. 신문으로 정보도 얻고, 그에 대한 피드백을 해준다면 신문도, 기자도 더 정교해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렇게 된다면 독자들 또한 더 양질의 정보를 얻게 된다. 이런 것이 선순환 구조가 아닌가. 학교 구성원들은 신문을 만들고, 취재하는 과정을 단순히 ‘학생들이 하는 활동’이 아니라 ‘언론’으로 인정해 줘야한다. 언론은 독자와 기자가 함께 만들어 가는 것이다.

이주형 기자
[email protected]
박원경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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