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기획> 갈 길 먼 학내 배리어프리 (한성대신문, 623호)

    • 입력 2026-06-08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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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 2026-06-08 00:01

<편집자주>

본교는 2018년도부터 배리어프리(Barrier-Free) 캠퍼스 조성을 목표로 관련 계획을 수립하고 매년 이를 시행하고 있다. 배리어프리란 장애 유무와 관계없이 누구나 안전하고 편리하게 생활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학내 곳곳에는 여전히 물리·제도적 장벽이 남아 있어 장애학생들은 이동부터 학습, 식사, 안전에 이르기까지 기본적인 권리를 온전히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 현재 본교는 장애학생 특별전형을 운영하지 않아 입학 단계에서 장애학생 현황을 체계적으로 파악하기 어렵다. 그렇다보니 지원 역시 신청 학생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이에 본지는 본교가 더욱 포용적인 학습 공간으로 나아가기 위해 배리어프리 전문가와 함께 학내를 둘러보며 이동·학습·식사·안전 영역을 중심으로 배리어프리 실태를 점검했다.

임지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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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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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수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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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등에 대한 특수교육법』에 따르면 대학은 장애학생의 교육활동 편의를 위해 물적, 인적 지원 등을 제공해야 한다. 본교 역시 이에 따라 ‘장애학생지원센터’를 설립하고 장학금 지급, 진로 및 취업 지원, 장애학생 상담, 생활관 우선 배정 등의 제도를 제공 중이다. 현재 본교에는 4명의 학부생과 교직원 11명이 장애인으로 등록돼 있으며, 미등록된 구성원은 더욱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정구현(장애학생지원센터) 팀원은 “장애학생지원센터는 장애학생의 대학생활 적응과 원활한 학업 수행을 위한 지원 업무를 한다”고 말했다.

장애학생 지원과 함께 본교는 발전 계획을 수립해 ▲선발 및 교수·학습영역 개선 ▲시설·설비 영역 개선 ▲장애학생지원센터 전문성 강화 등 3개의 주요 추진 과제를 시행하고 있다. 이는 장애학생 교육복지 실현과 『장애인복지법』 등의 법적 근거 마련을 위해서다. 정 팀원은 “배리어프리 중장기 발전계획 마련 이후에도 환경을 지속 개선하는 중”이라고 덧붙였다.

선발 및 교수·학습영역 개선 과제는 ▲장애학생 전형 도입 검토 ▲맞춤형 교수·학습지원체제 구축 ▲물적·인적지원 보완 ▲장애바로알기 캠페인 시행 등으로 이뤄져 있다. 이중 장애학생 전형 도입 검토를 제외한 모든 항목은 진행 완료됐다. 장애학생 전형은 도입하지 않고 기회균형 전형으로 대체 운영한다. 맞춤형 교수·학습지원체제 구축을 위해 수강신청·학사지도 등을 지원하고 보조기구 지원도 보완했다. 또한 매년 장애인식개선교육 및 장애 캠페인을 진행한다.

시설·설비 영역 개선 부문에서는 ‘학교 시설·설비 개선’과 ‘무장애화캠퍼스 구축’ 등이 마련됐다. 학교 시설·설비 개선을 위해 신고가 이뤄지는 대로 학내 시설 개선을 지속적으로 진행했다. 무장애화캠퍼스 구축을 위해 장애학생지원센터 내에 휴게공간을 조성했다. 또한 본교 대표 홈페이지에 ‘장애인 보행로 캠퍼스맵(이하 캠퍼스맵)’을 업로드하고 학생식당에 장애학생 우선배려석을 지정했다.

장애학생지원센터 전문성 강화를 위해 ▲장애학생지원체계 내실화 ▲지역사회와의 연계 ▲전문인력 보완 등이 이뤄졌다. 장애학생지원센터와 장애학생특별운영위원회의 운영을 체계화하고 서울동북보조기기센터, 성북장애인보장구수리센터 등과 같은 지역 기관과 협업했다. 장애학생지원센터장을 관련 전문가로 배정하고 담당자 교육을 진행해 전문 인력을 보완했다.

장애학생 지원체계 공백 우려

본교는 「장애학생지원 5개년 중장기 발전계획」을 바탕으로 배리어프리 캠퍼스 조성을 추진 중이지만 제도적 측면에서 여전히 한계가 존재한다. 현재 본교는 장애인 특별전형을 별도로 운영하지 않는다. 장애학생은 기회균형 전형 등 다른 전형을 통해 입학하고 있다. 이로 인해 대학이 입학 단계에서 장애학생 현황을 체계적으로 파악하기 어렵고, 학생이 직접 장애 사실을 신고해야만 지원 대상자로 확인할 수 있는 구조다. 교육부는 지난 2022년 「장애인 특별전형 운영 지침」을 마련해 대학의 장애인 특별전형 운영을 권고하고 있다.

대학본부는 장애인 특별전형 도입과 관련해 현재 추가적으로 논의 중인 사항은 없다고 밝혔다. 본교는 기회균형 전형에 장애인연금 수급자 등이 포함돼 있어 장애학생 역시 지원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김미정(입학관리팀) 부팀장은 “교육부의 「장애인 특별전형 운영 지침」 발표 이후 장애인 특별전형 도입 가능성을 검토했으나 기회균형 전형을 통해 장애학생 또한 지원이 가능해 도입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스쿨버스에 탑승하지 못한 배 대표 [사진: 김혜윤 기자]

▲적정 경사도를 초과하는 공학관 진입로 [사진: 임지민 기자]

▲6cm 단차로 인해 휠체어가 넘어가지 못한다. [사진: 황수민 기자]

기본적 이동권 제약 여전해

점검 결과 장애학생은 등굣길부터 학내 이동에 이르기까지 전반적인 이동 접근성의 제약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장애인·노인·임산부 등의 편의증진 보장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휠체어 이용자의 안전한 이동을 위해 경사로의 기울기는 1/12, 약 4.75도 이하로 설치해야 한다. 법령에서 지정한 기울기보다 경사가 가파를 경우 휠체어가 기울어져 전도될 위험이 더욱 커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본교의 주요 통학로인 삼선교로16길의 경사를 측정한 결과 8도가량으로 확인됐다. 본교 셔틀버스는 저상버스로 운영되지도 않아 이용이 특히 제한적이다. 배리어프리 점검을 진행한 배융호(한국 접근성&UD정책 연구소) 대표는 “삼선교로16길과 학내 보행로는 좌우로 기울어진 횡경사 구간”이라며 “이 경우 휠체어가 넘어질 확률이 높다”고 지적했다.

학내 보행 환경 역시 문제로 거론된다. 본교는 대표 홈페이지를 통해 캠퍼스맵을 공개하고 있으나 캠퍼스맵에 보행로로 표기된 장소조차 휠체어를 통한 이동이 어려운 상황이다. 캠퍼스맵에 표시된 공학관으로 가는 오르막길은 경사로의 최대 기울기보다 가파른 10도였다. 또한 캠퍼스맵에 기재된 공학관 B동 1층 엘리베이터 인근 통행로에 약 6cm 높이의 단차가 있어 휠체어 이용자는 사실상 통행이 불가했다.

대학본부는 원활한 이동을 위해 최대한 개선 사항을 반영하고 절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등교를 위한 저상스쿨버스의 경우 관련해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학내 경사로는 연구관과 공학관의 경우 지형적 원인으로 인해 공사가 어렵다는 입장이다. 엘리베이터 단차 역시 방화유리문 프레임의 원활한 개폐를 위해 엘리베이터 앞 턱을 2cm 이상 설치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최민이(총무인사팀) 팀장은 “현재 해당 부분에 대해 검토를 한 바가 없으나 향후 조사·검토 후 반영하겠다”고 설명했다. 정도영(자산관리팀) 부팀장은 “각 부서와의 프레임 턱의 경사판 설치를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생활 부문 사각지대도 남아있어

장애학생의 자율적인 식사 주문과 수령이 가능하도록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재 본교 학생식당은 대부분 무인 키오스크를 통해 주문을 받고 있으나, 장애인용 키오스크는 설치돼 있지 않은 상태다. 음식을 수령하는 배식구 역시 1.13m로 확인됐다. 상술한 시행규칙에 따르면 장애인 등이 사용할 수 있는 접수대는 바닥면으로부터 0.7~0.9m 이하로 설치해야 한다. 배 대표는 “식사를 하며 음식을 주문하고 수령하는 간단한 과정조차도 도움을 기다려야 하는 상황에 놓인다”고 전했다.

대학본부는 지적된 사항들에 대해 검토를 거쳐 개선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장애인용 무인 키오스크 도입과 관련해서는 식당 내 상주 직원이 현장 지원을 제공하고 있어 현재 설치 대상에는 포함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정 부팀장은 “현재 학생식당에는 상주 영양사가 이용 안내와 주문 지원 등을 제공하고 있다”고 답했다.

▲철 구조물이 세면대 이용을 가로막는다. [사진: 임지민 기자]

재난 상황 고려한 대피 방안 부재

장애학생의 화장실 이용 환경에도 안전상 문제가 확인됐다. 휠체어 이용자가 변기에 앉거나 일어설 때 몸을 지지할 수 있도록 돕는 안전 손잡이는 변기 인근에 설치돼야 실효성이 있다. 그러나 해당 안전 손잡이가 세면대 주변에 설치돼 있어 본래의 기능을 수행하기 어려운 상태다. 본지 취재 결과 ▲창의관 ▲낙산관 ▲미래관 등의 장애인화장실이 미흡한 것으로 확인됐다. 배 대표는 “법령에서는 설치 여부만 판단하기 때문에 형식적으로 설치된 것”이라며 “장애인 편의시설은 단순히 설치 여부가 아니라 실제 사용이 가능한 형태로 마련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재난 상황 발생 시 대피 체계도 마련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본교의 비상 대피로는 계단 중심으로 설계돼 있어 이동에 제약이 있는 학생들은 신속한 대피가 어렵다. 배 대표는 “평상시에는 도우미 학생 지원 체계를 갖추고 있다고 하지만, 재난이나 대피 상황에서는 도움을 줄 사람이 현실적으로 존재하기 어렵다”며 “누군가의 도움을 전제로 한 방식은 비상 대책이 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대학본부는 관련 사항을 지속 관리하고 있다고 전했다. 유사시 피난이 가능하도록 이동이 용이한 위치로 강의실을 변경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그 외의 개선이 필요한 부분에 대해서는 관련 부서와 협의를 통해 보완을 추진하겠다는 설명이다. 조중집(장애학생지원센터) 부센터장은 “장애학생에게는 도우미 학생을 배정해 학교생활뿐만 아니라 위급상황 시 조력자 역할도 수행한다”고 덧붙였다.

대학본부는 실제 이용자의 이동 경험과 생활 동선을 반영한 현장 점검 체계를 구축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속적으로 장애학생들의 의견을 수집하고 개선하겠다는 설명이다. 조 부센터장은 “장애학생의 안전한 캠퍼스 생활을 위해 지속적으로 타 부서와 협력해 개선해 갈 예정”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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