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자의 정치사전> 법의 정의로운 칼날, 검찰 (한성대신문, 522호)

    • 입력 2017-04-17 00:00

검찰
검찰은 행정부에 소속되어 형사사건의 수사를 지휘하는 수사기관이다. 검찰에 소속된 검사들은 본인에게 배당된 사건들의 수사를 지휘하며, 해당 사건에 대한 기소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 또한 형사재판에서 원고의 역할을 담당하며, 각 기관의 범죄사실을 감시하는 감찰기관이기도 하다. 중립성이 긴히 보장되어야하는 사건의 경우, 특검을 구성하여 외부 검사를 임명하기도 한다.

최근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구속 여부를 두고, 국민의 이목이 검찰에 집중됐다. 박 전 대통령을 수사하는 검찰 특별수사본부가 구속영장을 청구하느냐 마느냐에 따라서 구속 행방이 좌지우지되기 때문이다. 검찰은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고, 이를 법원에서 승인하면서 김수남 검찰총장은 임명권자를 구속시킨 첫 검찰총장으로 남게 됐다. 이에 박 전 대통령은 헌정 이래로 3번째 구속된 대통령이라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 그렇다면 검찰은 정확히 어떤 기관일까?
검찰은 형사사건의 수사를 지휘하는 수사기관이자, 법무부에 소속되어 형사재판을 담당하는 법무기관이기도 하다. 검찰의 주요 구성원은 검사인데, 이들은 본인이 맡은 형사사건의 수사를 지휘하며 수사 결과에 따라 피의자의 기소 여부를 결정한다. 검사가 기소를 결정하면 피의자는 그때부터 피고인이 되며 검사를 원고로 한 형사재판이 이루어지게 된다. 이런 검사의 수사지휘권기소 여부 결정권은 검찰의 가장 핵심적인 권한으로 형사사건에 있어서 검찰에게 막강한 권한을 부여한다.
검찰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법적 정의구현이다. 검찰은 법의 정의로운 칼날로서 피고인의 범죄사실을 입증할 의무가 있다. 실제로 ‘99명의 범죄자를 풀어줄지언정 1명의 억울한 사람을 만들지 않는다는 현행 대한민국 사법체계상, 피의자의 범죄사실을 집요하게 파고들고, 이를 법적으로 입증해내도록 고도로 훈련된 법 엘리트들의 존재는 필수불가결이라고 할 수 있다. 실제로 기소가 결정된 형사사건에서 무죄가 입증되는 사례를 찾아보기 힘들다는 것이 이를 증명한다. 이길 수 없는 승부는 하지도 않지만, 만일 승부를 한다면 무조건이긴다는 것이다.
이런 검찰의 중대한 역할과 권한은 양면의 성질을 가지고 있다고 여겨진다. 현 자유한국당 대선후보인 홍준표 후보가 대표적인 예이다. 홍 후보는 1993슬롯머신 사건에서 상관이었던 고등검사장은 물론이고 당시 실세 중 실세였던 박철언을 구속기소했다. 이 일이 <모래시계>라는 드라마로 만들어지면서 그는 모래시계 검사라는 애칭을 얻게 되었다. 한편 이런 밝은 일면 너머로는 어두운 일면도 존재한다. 수사권과 기소권을 남용하여 독재시절 정권의 개로서 민주화 인사들을 강압적으로 수사·고문해 존재하지 않는 위법사실을 만들어냈고, 정권에 아부한다는 의미의 ()이나 재벌 봐주기 의혹이 제기됐을 당시에는 뇌물()을 받아먹는 떡검이라고 불리기도 했다.
이렇게 검찰이 뚜렷한 명암을 가지고 있음에도 많은 사람들이 검사를 선망하는 것은 그 본질에 내포되어 있는 법의 정의를 믿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실제로 검사들 중에는 국회 청문회에서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고 발언한 윤석열 검사나, 대기업 회장들을 연이어 기소하며 재계의 저승사자로 불렸던 박영수 검사처럼 법적 정의구현에 일신을 아끼지 않았던 검사들도 있다. 이런 검사들이 계속해서 검찰에 존재하는 한, ‘검찰이라는 이름 한편에는 항상 정의로운 칼날이라는 의미가 남아있을 것이다.

이주형 기자
[email protected]

댓글 [ 0 ]
댓글 서비스는 로그인 이후 사용가능합니다.
댓글등록
취소
  • 최신순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