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김기자와 김기자의 탕진잼, 꿀잼, 슈퍼 내추럴잼 여행(한성대신문, 529호)

    • 입력 2017-12-04 00:00
먹거리의 전주? 유적지와 박물관의 전주!

 기자는 먹었다. 도착하자마자 하염없이 먹었다. 형형색색의 초코파이 10개, 비빔밥, 육전, 떡갈비, 피순대국밥······. 물론 모주로 입가심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전북 전주에 도착하고 나서 하루 만에 먹어치운 것들이었다. 전주는 다양한 먹거리로 그 위명이 전국에 자자한 여행지다. 기자가 그랬듯이, 관광할 때 먹거리를 빼놓을 수 없는 여행지가 바로 전주인 것이다. 그러나 인간은 빵만으로는 살 수 없는 법. 내 육체의 양식을 채웠다면 이제는 마음의 양식을 채우러 떠날 차례다.
 전주 한옥마을에 들어서면 조선시대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궁궐이 있는데, 바로 ‘경기전’이다. 한옥마을에 방문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 정도는 가보는 장소지만, 이곳의 자세한 내막까지 알고 가는 관광객은 드물다.
 경기전은 1410년에 지어진 곳으로, 태조 이성계의 초상화인 어진을 받들어 모시고, 제사를 지내는 곳이다. 처음에는 어용전으로 불렸으나, 이후 세종 때 경기전으로 이름이 바뀌었다. 현재의 모습은 정유재란 때 일부 소실된 것을 1614년 광해군 시절 중건한 것으로, 지금은 전주시에서 경기전을 관리하고 있다. 경기전 안쪽으로 들어가면 조선시대부터 실록을 보관해온 전주사고와 조선시대 임금들의 초상화를 모아 놓은 어진박물관이 위치해있다.
 조선시대 모습을 간직한 한옥마을을 둘러보았으니, 이제 밖으로 나가서 주위를 살펴보자. 한옥마을을 떠나 도보로 20분 정도 이동하면 국립무형유산원이 나온다. 20분 동안 걸어야 한다고 해서 길이 멀다고 생각할 필요는 없다. 국립무형유산원까지 가는 길에는 조선시대 학교의 역할을 수행했던 향교, 한옥마을 일대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전망대인 오목대·이목대, 여러가지 그림으로 예쁘게 꾸며진 자만 벽화마을이 있기 때문이다. 천천히 구경하며 걷다보면 국립무형유산원까지의 여정이 그리 멀게 느껴지지는 않을 것이다.
 국립무형유산원에 도착하면, 그 광대한 넓이에 무엇부터 봐야할지 고민이 될 것이다. 그렇다면 제1상설전시장부터 가보길 권한다. 돔 형태의 전시장에서는 우리가 흔히 보기 어려운 무형문화재들을 영상으로 전시해 늘 상영하고 있다. 그 종류는 무려 9가지나 되며, 내레이션과 자막을 통해 무형문화재를 설명해 주어 해설사가 없더라도 방문객이 내용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전주를 여행하는 많은 사람들은 필자가 첫 날 그랬던 것처럼 먹거리를 즐기고 사진을 찍느라 바쁘기만 하다. 그러나 전주에는 이처럼 둘러볼 곳이 도처에 즐비해있다. 만약 전주를 방문할 기회가 생긴다면, 먹거리를 즐기는 것에 그치지 말고, 전주의 깊은 역사를 담고 있는 유적지와 박물관을 탐방해보자.
야누스 같은 매력을 지닌 여수

야경’이라는 단어를 떠올리면 어디가 가장 먼저 생각나는가? 한강, 남산, 낙산공원 등 머릿속에 떠오르는 여러 장소가 있을 것이다. 그중에서도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공통적으로 떠올릴 만한 장소가 하나 있는데, 바로 여수다. 2012년 가수 버스커버스커가 발표한 <여수 밤바다>가 국민적인 인기를 구가하면서, 많은 사람들의 인식 속에 ‘여수의 밤바다’가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여수에는 돌산공원, 동동다리 등 아름다운 야경이 도처에 널려있고, 여수시에서는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야간 시티투어 버스를 운영하고 있다. 시티투어 버스 관계자인 최경남(동서관광) 관리기사는 시티투어 버스의 인기에 대해 “올해 성수기인 8월에는 약 3,700명이 이용했고, 비수기인 11월에도 약 2,000명이 이용했다”고 밝혔다. 가히 ‘밤의 관광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이다. 그러나 여수는 남들이 흔히 아는 것처럼 밤바다만 유명한 것이 아니다. 이제부터 우리가 몰랐던 여수의 색다른 모습을 살피러 떠나보자.
여수시의 동쪽에 위치한 오동도는 시내버스를 이용하면 간편하게 갈 수 있는 관광지다. 버스에서 내리면 곧장 오동도로 이어지는 아름다운 방파제가 눈에 들어온다. 방파제를 통해 오동도까지 들어가는 길은 그리 멀지 않다. 도보로 15분 정도 걸리는데, 방파제를 따라 오동도와 관련된 전설이 조각돼있어 걷는 내내 보는 즐거움을 선사해 준다. 걷기가 힘들다면 오동도 입구와 오동도를 오가는 ‘동백열차’를 이용하면 더 편하게 오동도까지 갈 수 있다. 오동도에 도착하면 섬 일대를 둘러볼 수 있는 산책로를 걸어보자. 곳곳에 안내판이 설치돼있어 길을 잃을 염려도 전혀 없고, 길이 잘 다듬어져 있어 걷기에도 매우 편리하다.
오동도를 둘러봤다면 이제는 향일암으로 떠나보자. 오동도처럼 버스를 타고 이동할 수 있어, 가는 길이 그다지 어렵지 않다. 향일암은 ‘해를 향한 암자’라는 뜻을 가진 사찰로 과거 원효대사가 수행을 쌓았던 곳이며, 4대 관음성지(불교에서 중생을 구제한다고 믿는 관세음보살과 관련된 불교 성지)로 불리기도 한다. 또한 이곳은 일출 명소이기도 해서 해마다 많은 사람들이 해맞이를 위해 이곳을 찾는다. 비록 가는 길이 오르막이라 사찰에 도달하는 것이 쉽지만은 않지만, 목적지에 도착해서 여수의 전경을 바라보면 올라오면서 겪었던 고생은 매우 작은 것에 불과했다는 생각이 들 것이다. 이처럼 여수에는 멋진 야경도 있고, 곳곳에 숨어 있는 명소도 굉장히 많다.
미처 소개하지는 못했지만, 여수 근방의 섬도 둘러볼 만하다. 만일 일정이 촉박하지 않다면, 여수의 사도·낭도, 여자도와 같은 섬들도 함께 만끽해볼 것을 추천한다.

뚜벅이들의 실질주관썰 

 뚜벅이 김 기자들이 3박 5일의 여행을 다녀오면서 ‘어멋! 이건 꼭 해야 돼’라고 생각했지만, 할당된 지면이 부족해 차마 쓰지 못한 것들이 많다. 그래서 필자는 미처 다루지 못한 이야기를 더 소개하기 위해, 지면을 할애하기로 과감하게 결심했다. 이번 겨울방학에 내일로 여행을 준비하고 있거나, 후회 없는 여행을 하고 싶다면 이 기사를 꼭 참고하라.

청춘여행의 시작, 내일로

 내일로는 코레일에서 기획한 자유여행패스의 일종으로, 코레일이 운영하는 기차(KTX 제외)를 지정된 일수동안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여행권이다. 이 패스는 매년 여름(6월~8월)·겨울(12월~2월) 방학에만 판매한다. 내일로는 5일권과 7일권 두 가지가 있는데, 본인의 여행 일정에 맞게 구매하면 된다. 내일로 이용자들에게는 특혜도 제공된다. 혜택을 받을 역을 지정하면 내일로 여행에 필요한 몇 가지 물품(깔개, 셀카봉, 치약칫솔세트 등)을 제공 받을 수 있다. 다만, 역마다 제공하는 물품이 다만, 역마다 제공하는 물품이 다르니 신중하게 선택하길 바란다.

당신이 보지 못한 전주의 모습
 당신을 위해 쉽게 지나치기 쉬운 박물관을 하나 소개한다. 바로 ‘여명 카메라 박물관’이다. 이곳에는 카메라의 역사와 현재까지 작동이 가능한 500여 종의 카메라가 전시돼 있다. 또한, 한지 사진인화, 필름카메라로 찍고 사진앨범 만들기 등 각종 체험행사도 진행하고 있다.
‘낭만’보다 더 좋은 ‘교동’
 인터넷에 소문난 여수 ‘낭만포차’를 방문한다면, 실망을 금치 못할 것이다. 음식의 양이 가격에 비해 터무니없이 적은 ‘절망적인 가성비’를 선보이기 때문이다. 대신 ‘교동시장 포장마차’에 가볼 것을 추천한다. 낭만포차와 가격은 비슷하지만, 양이 훨씬 많고 맛도 더 좋기 때문이다.
야외에서 맛보는 홍길동전
 강릉 경포호수공원에는 허균의 소설 홍길동전에 나오는 인물들을 익살스럽게 꾸민 조각상들이 즐비해있다. 조각상에는 소설의 어느 장면을 형상화한 것인지 상세한 설명문이 붙어 있어 이해하기에도 어렵지 않다. 조각상을 보면서 홍길동전의 내용을 되새겨 보는 것도 또 다른 묘미다.
나만을 위한 수공예 액세서리
 기사를 참고해 부산 역사탐방을 떠나려는 당신에게 제안할 것이 있다. 이 코스를 목요일에 이용하라는 것이다. 매주 목요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3시까지 40계단 문화관광테마거리에서 프리마켓이 열리기 때문. 시간을 맞춰 이곳에 방문하면, 단 하나뿐인 수공예 액세서리를 구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김종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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