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人> 건강한 제품을 만드는 건강한 회사, 건강한형제들 박준수 대표 (한성대신문, 531호)

    • 입력 2018-03-05 00:00

지난 20171228,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은 ‘2016 대학 산학협력활동 조사보고서를 발표했다. 이를 통해 우리학교가 2016학생창업 기업매출’ 1위로 알려지면서 세간의 이목을 끌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16년 한 해, 133개 대학에서 978개 학생 창업기업이 문을 연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우리학교는 학생 창업기업 매출 153000만 원으로 1위에 올랐다.
우리학교가 좋은 성적을 내는 데는 동문 박준수 대표(경제 06)가 운영하고 있는 건강한형제들이 큰 역할을 했다. 이 기업은 건형 스쿼트 기구, 건형 철봉 등의 스포츠용품을 판매하는 온라인 기반 쇼핑몰이다. 2016년 창업한 건강한형제들은 개점 1년 만에 부산 롯데백화점에 오프라인 매점을 개장하는 등 확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오는 4월에는 독일 쾰른에서 열리는 국제 피트니스 박람회(FIBO)에 생산품을 전시할 예정이다. 박람회 준비와 사업 확장 등으로 연일 분주한 박 대표를 만나 성장 비결을 들었다.
 
군 복무 기간이 버리는 시간이라고?
박 대표는 건강한형제들을 창업하는 과정에서 몇 가지 어려움을 겪었다. 정부의 창업지원사업 대상자에 선정되는 것부터 난관이었다. 정부는 예비창업자 또는 3년 이내 창업자 중 만 39세 이하 사업자를 대상으로 스마트벤처캠퍼스(이하 벤처캠퍼스)를 운영하고 있다. 벤처캠퍼스에 선정된 사업자는 최대 1억 원 상당의 지원금과 맞춤형 교육, 전문가 멘토링, 기본 시설(사무공간, 휴게실) 등 정부가 제공하는 혜택을 8개월 간 받을 수 있다.
박 대표는 우리학교 창업지원센터를 통해 해당 정보를 입수했지만, 벤처캠퍼스에 합격하기까지 험난한 과정을 거쳐야 했다. 사업계획서를 검토하는 서류 전형을 거쳐 세 차례의 면접을 통과해야 했기 때문. 그는 모든 과정을 거쳐 벤처캠퍼스 대상자로 합격하는데 군 복무 시절 쌓은 경험이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공군 학사장교로 군 복무를 했습니다. 군에서 작전장교를 맡아 정부 공문서를 많이 다룬 덕분에 정부 관계자들이 어떻게 써야 만족하는지 파악할 수 있었습니다. 그때 경험이 벤처캠퍼스 서류전형을 준비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됐습니다라며 당시를 회상했다. 면접과정에 대해서는 서류 전형을 통과하는 것이 관건이었습니다. 그 이후 과정은 순조롭게 진행됐습니다라고 말했다. 흔히 남들이 버리는 시간이라고 생각하는 군 복무 기간을 그는 창업의 밑거름으로 활용한 셈이다.
 
오직 고객을 위해 발품을 팔다
또 하나 박 대표를 가로막았던 것은 제조업체 선정 과정이었다. 당시 그는 최고의 품질디자인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업체를 물색하고 있었다. 여러 업체가 샘플을 제작해왔지만, 번번이 품질이 만족스럽지 않거나, 그의 아이디어가 제대로 반영돼 있지 않았다. 심지어 어떤 업체에서는 품질을 낮추는 대신 저렴한 비용으로 대량 생산하자는 제안을 해오기도 했다. 그러나 그는 이에 혹하지 않고 끊임없이 발품을 팔았다. 마침내 자신의 요구를 100% 충족시켜줄 수 있는 업체를 찾았고, 지금까지 만족스럽게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그는 당시 상황에 대해 단순히 이윤 창출만 추구했다면 그 업체와 계약할 수도 있었을 겁니다. 하지만 고객에게 인정받는 것을 더 중요한 가치로 여겼기 때문에 시간이 걸리더라도 끈질기게 기업을 찾아다닌 것입니다라고 회고했다.
 
반려견과 함께 출근할 수 있는 회사
박 대표는 제품을 만드는데 있어 고객의 만족을 중시하듯, 기업을 운영할 때는 직원을 존중해야 한다는 경영 철학을 가지고 있다. 먼저 업무상 직급은 존재하지만, 직원들이 서로를 부를 때는 직급 없이 ‘OOO 라고 부른다. 회의할 때도 대표가 일방적으로 지시하는 대신, 직원들이 직급에 관계없이 자유롭게 의견을 개진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형성하고 있다. 이외에 퇴근 시간을 자유롭게 하고, 사무실에 반려동물을 데려올 수 있게 하는 등 직원 편의도 고려하고 있다. 이 모든 것에 사람을 중요하게 여기는 그의 가치관이 녹아있다.
박 대표는 사람 중심의 기업 문화를 만들 수 있었던 계기에 대해 창업하기 전 물류 회사에서 잠시 근무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 회사는 위계질서가 엄격하고 경직된 기업문화를 갖고 있었습니다. 군에서 장교로 복무한 경험이 있는 제게도 비효율적으로 느껴질 정도였습니다라고 당시를 돌아봤다. 그래서 박 대표는 자신이 창업하면 수평적인 기업 문화를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다행히 공동창업자도 그와 뜻을 같이해, 그 목표를 이뤄낼 수 있었다.
 
창업지원센터에 가지 않았다면
그는 독자들에게 작은 일이라도 일단 시작하라고 조언했다. 창업이 아니라 취업을 준비하는 학생들에게도 어떤 기업에 취업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면, 영어 공부나 독서 등 자신에게 필요한 일들을 차근차근 시작하라고 전했다. 만일 그렇게 할 수 있다면 <중용>에 나오듯 작은 일도 무시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면 세상을 변하게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박 대표의 삶이 그의 말을 대변한다. 그가 만약 우리학교 창업지원센터를 찾지 않았다면 벤처캠퍼스를 알지 못했을 것이고, 벤처캠퍼스를 알지 못했다면 정부 지원을 받을 수 없었거니와 스타트업의 개념조차 알 수 없었을 테니 말이다. 결국 그가 오늘날의 건강한형제들을 만들 수 있었던 것은 창업지원센터의 문을 두드린 작은 일에서부터 비롯된 것이다.
 
박 대표는 오는 4, 독일 박람회 참가를 기점으로 해외 진출을 계획하고 있다. 그는 향후 계획에 대해 유럽과 북미 등 해외 시장에서는 저가의 중국산 운동기구들이 이베이타오바오와 같은 온라인 쇼핑몰을 통해 납품되고 있습니다. 최고의 품질과 디자인을 무기로 진출한다면 세계 시장에서도 승산이 있을 거라고 확신하고 있습니다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나날이 발전하고 있는 건강한형제들의 앞날을 기대해 본다.
 

윤희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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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형제들의 대표 상품

건형 철봉. 60kg에 달하는 육중한 무게와 제품 하단의 고무 홀더로 흔들림을 최소화했다. 손잡이 역할을 해주는 풀업바(Pull-up bar)를 손에 착 감기는 크기로 제작해 손이 미끄러지지 않도록 했다. 볼트와 너트의 크기를 통일시켜 조립이 간편한 것도 특징이다.
건형 딥스바(Dips-bar). 팔굽혀펴기나 L-sit(평행봉을 손으로 잡고 몸을 L자로 만든 후 일정 시간 버티는 동작)와 같은 맨손운동을 할 때 팔을 지지해주기 위해 제작됐다. 고무 홀더로 제품을 고정시켜 운동할 때 안정감을 준다.
건형 스쿼트기구. ‘건강한형제들’의 주력 상품이다. 발목과 무릎을 받쳐줘 스쿼트를 할 때 자세를 정확하게 잡아준다. 제품 밑에 바퀴가 내장돼 어디로든 쉽게 옮길 수 있다. 22.5kg의 무게감이 더해져 뒤로 넘어갈 염려 없이 안전하게 운동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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