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人> 청년정치크루 이동수 대표 “대중과 정치를 잇는 다리가 되고 싶어요” (한성대신문, 540호)

    • 입력 2018-12-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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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 2019-09-07 00:26
사진제공 : 이동수

2017년 6월, 한 청년이 자유한국당 의원들에게 ‘돌직구’를 날렸다.
“제 주변 청년 중에 자유한국당 지지자는 한 명도 없습니다. 지지 필요성을 찾으려야 찾을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듣기 거슬리고 거북하더라도 청년들이 내는 비판의 목소리를 들으려 노력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한마디 하겠습니다. 당신들 부끄러운 줄 아십시오.”
바로 자유한국당 ‘국회의원-당협위원장 연석회의’ 현장에서 ‘청년정치크루’ 이동수 대표(31)가 한 발언이다.
이 대표는 2015년 여름부터 7명의 청년과 함께 청년정치크루로 활동 중이다. 청년정치크루는 ‘청년정책 싱크탱크’를 표방해 결성된 청년단체로, 청년들을 위한 정책을 연구·개발해 이를 정당과 정치인들에 제안하는 활동을 하고 있다.
이 대표가 자신보다 훨씬 연배가 있는 정치인들에게 거침없이 쓴소리를 내뱉을 수 있었던 것은 평소 뚜렷한 정치관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어릴 때부터 정치에 관심이 많았어요. 정치인들은 자신의 소속 정당에 문제가 있어도 감싸기만 하더라고요. 저는 내부에 문제가 있으면 비판할 줄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타 정당이라도 정치 방향이 합리적이라고 생각하면 도와주고요. 이렇게 활동하는 정치단체를 한 번도 보지 못해서 제가 새로운 정치 풍토를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는 진보와 보수를 완전히 양분해서 이해하는 것은 시대착오적인 발상이라고 이야기한다. 진영을 떠나서 더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그래서일까. 이 대표가 크루 멤버를 모집한 기준도 남달랐다. 그는 크루 멤버를 모집할 때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열린 마음으로 수용하는 사람인지, 유연한 태도를 보이는 사람인지를 중요하게 고려했다.
“크루에 모인 청년들의 정치적 성향은 제각각이에요. 그래도 청년정책을 직접 만들어 젊은이들을 돕겠다는 신념이 같아 모였지요. 정치적 성향이 다르다고 해서 갈등을 겪은 적도 거의 없어요. 단지 의견이 좀 다양할 뿐이에요. 멤버 중에 우리미래당 당원인 친구가 있는데, 진보 정당에 몸담고 있지만 사안에 따라서는 보수적인 정책에 동의할 때도 많아요.”

사진제공 : 이동수

청년정치크루는 일반적인 청년단체와는 조금 다른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단체를 크루로 부르는 것, 소속원을 멤버로 지칭하는 것, 정책 쇼케이스를 열고 프로필 사진을 홈페이지에 게재하는 것. 이런 모습은 마치 아이돌을 연상시킨다.
“‘아이돌하면 왠지 세련된 느낌이 들어요. 반면에 정치는 그런 느낌과 거리가 멀죠. 문득, ‘아이돌처럼 정치를 세련되게 꾸며보면 어떨까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정치와 아이돌, 그 두 개를 합쳐서 무언가를 만들면 나를 이길 사람이 없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청년정치크루도 정치계 의 아이돌이라는 콘셉트를 배경으로 결성했고요.”
이 대표는 크루 멤버들과 함께 다양한 활동을 해 왔다. 그중 세간에 잘 알려진 것은 취업준비생들이 채용 과정에서 구직자라는 이유로 서러운 일을 겪지 않도록 법적 보호 장치 마련에 나선 사실이다. 당시, 이 대표는 <취업준비생 보호법(채용절차의공정화에관한법률개정안)>국회톡톡(법안 발의부터 의결 과정까지 일반 시민들이 국회의원과 직접 소통할 수 있도록 이어주는 온라인 사이트)’에 게재했다. 이 법은 2016년 정의당 총선 정책과 2017년 대선 당시 민주당 후보 경선을 벌인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공약에 반영됐다. 이외에도 이 대표는 지난 2017, <취업사기방지법> 마련을 위해 제안서를 작성해 정책 쇼케이스에서 발표했다. 또한, 대학생 기숙사 정책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다. 그렇다면 그는 이 같은 정책적 아이디어를 어디서 얻는 것일까?
아직까지는 제가 겪은 일이나 주변에서 들은 이야기 중에서 제도화가 필요한 부분을 탐색하고 있어요. 특히 <취업준비생 보호법>은 제 경험이 많이 반영된 사례예요. 제가 기업에서 인턴생활을 할 때 처우가 정말 안 좋았거든요. 인턴을 하면서 임금을 제대로 보장받지 못하는 취업준비생들이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됐을 때, 법제화에 나서야 겠다고 생각했어요.”
청년정치크루의 활동이 각종 매체에 소개되자, 최근에는 다양한 아이디어를 지닌 청년들이 먼저 연락을 해오는 일도 늘고 있다.
작년에는 승무원 준비생분들이 저희를 찾아주셨어요. 이야기를 들어보니까 승무원 채용대행을 내건 학원가에서 그분들을 상대로 사기를 쳤더라고요. 채용 사기에 가까운 이런 행태를 근절하기 위해 멤버들과 머리를 맞대고 정책적 대안을 마련했어요.”
이처럼 이 대표는 청년들의 이야기에 공감하고, 함께 고민하며 그들의 고민을 조금이라도 덜어줄 수 있는 정책을 마련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 다른 사람의 고민을 듣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그에게 도 요즘 한 가지 고민이 생겼다. 바로 청년들이 정치에 관심이 적다는 사실이다. 이 대표는 청년들이 정치에 무관심한 이유 중 하나로 콘텐츠가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우리나라는 정치를 쉽게 접할 수 있는 콘텐츠가 많지 않아요. 요즘 청년들이 유튜브를 많이 이용하고 있으니, 앞으로 정치 관련 영상을 제작해서 업로드할 생각이에요. 대중과 정치를 잇는 다리가 될 수 있도록이요.”

이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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