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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때 처음 사진을 찍는 것에 관심을 가지게 되어서 지금까지도 사진을 찍는 것에 애착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제가 찍은 사진 중 가장 마음 가는 사진을 내놓았는데 이렇게 상까지 받게 되어 진심으로 기쁜 마음이고, 이런 기회에 처음 참가하여 받게 되는 상인지라 더욱 뜻 깊게 느껴집니다. 이 사진을 보게 될 누군가들이 각자 다른 생각을 떠올렸으면 하는 바람에서 다른 소개보다도 좋은 시 한 편을 소개하면서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흩어진 그림자들, 모두
한곳으로 모이는
그 어두운 정오의 숲속으로
이따금 나는 한 개 짧은 그림자가 되어
천천히 걸어 들어간다
쉽게 조용해지는 나의 빈 손바닥 위에 가을은
둥글고 단단한 공기를 쥐어줄 뿐
그리고 나는 잠깐 동안 그것을 만져볼 뿐이다
나무들은 언제나 마지막이라 생각하며
작은 이파리들을 떨구지만
나의 희망은 이미 그런 종류의 것이 아니었다
너무 어두워지면 모든 추억들은
갑자기 거칠어진다
내 뒤에 있는 캄캄하고 필연적인 힘들에 쫓기며
나는 내 침묵의 심지를 조금 낮춘다
공중의 나뭇잎 수효만큼 검은
옷을 입은 햇빛들 속에서 나는
곰곰이 내 어두움을 생각한다, 어디선가 길다란 연기들이 날라와
희미한 언덕을 만든다, 빠짐없이 되살아나는 내 젊은 날의 저녁들 때문이다
한때 절망이 내 삶의 전부였던 적이 있었다
그 절망의 내용조차 잊어버린 지금
나는 내 삶의 일부분도 알지 못한다
이미 대지의 맛에 익숙해진 나뭇잎들은
내 초라한 위기의 발목 근처로 어지럽게 떨어진다
오오, 그리운 생각들이란 얼마나 죽음의 편에 서 있는가
그러나 내 사랑하는 시월의 숲은
아무런 잘못도 없다
- 나희덕, <시월>
임지윤
(디자인아트평생교육원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