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들 인간을 망각의 동물이라고 한다. 자신의 불리한 기억이나 안 좋은 기억 등을 잊고 없었던 일처럼 생각하기 때문이다. 아픔을 망각으로 치유하기도 하지만, 잊어선 안될 일을 망각해서 고통을 느끼기도 한다. 기자도 그런 사람 중 하나였다. 잊어버려선 안될 중요한 일을 밥먹듯 종종 잊곤 했다. 모두가 알아주는 덜렁이었다. 그런 기자가 한성대신문사에 들어가겠다고 했을 때 사람들은 이렇게 말했다.
“그렇게 덜렁거리는 네가 기자를 할 수 있겠어?”
기자 역시 부족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망각으로 진실이 가려지는 일이 생길까봐 두렵기도 했다. 그래서 잊지 않기 위해 기록하고 끊임없이 확인했다. 학내 보이지 않는 곳의 이야기까지 듣고자 노력했다. 기자 생활동안 다양한 사람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그들은 더 나아질 것을, 때로는 잘못을 뉘우칠 것을 약속했다.
이번 학기에는 유독 많은 ‘약속’이 기록됐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로 인해 계속되는 불확실한 상황이 주된 이유였다. 개교 이래 처음으로 전면 온라인강의가 시행됐고 온라인 중간고사도 진행됐다. 몇 차례 간담회도 진행하면서 학교는 학생의 불편을 개선하고자 노력하는 듯 보였다. 기사에는 “개선할 것”이라는 표현이 가득했다.
종강을 앞둔 지금, 이들은 약속을 잊지 않고 지켰을까? 기자가 진행한 ‘대학본부 코로나19 대처 만족도 조사’의 결과는 그들이 말하는 노력과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 설문조사 응답자 246명 중 과반이 넘는 198명이 불만족 혹은 매우 불만족에 답했다. 이들은 대부분 개선되지 않은 불만사항과 소통의 부재를 원인으로 꼽았다.
학교가 약속을 지킬지는 미지수다.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문제들도 남아있다. 등록금 환불, 온라인강의 질 개선 등은 이번 학기가 끝난다해서 해결될 일이 아니다. 약속을 지키고,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우리 모두가 관심을 가져야 한다. 기자는 잊지 않을 것을 약속한다. 이들의 약속과 당신의 목소리를 기억하기 위해 계속해서 기록할 것이다.
박희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