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산에 올라> 위험한 공간, 카페 (한성대신문, 558호)

    • 입력 2020-08-31 00:00
    • |
    • 수정 2020-08-30 11:33



최근 선릉역 할리스커피, 파주 스타벅스 등 수도권에 위치한 각종 프랜차이즈 카페에서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가 확산되고 있다. 카페는 코로나19 확산에 유리한 3밀(밀폐, 밀집, 밀접한 접촉)의 요소를 모두 갖추고 있다. 게다가 자리에 앉아있는 동안 음료를 마시기 때문에 방문자가 마스크를 제대로 착용하기도 힘들다. 카페에서 영업시간 내내 가동하고 있는 에어컨도 이번 집단감염의 원인으로 지목되면서, 코로나19 에어로졸 감염 가능성까지 나오고 있다.

카페의 위험성이 주목받고 있지만, 중앙방역대책본부(이하 방대본)는 영업은 유지하고, 방역지침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대응했다. 클럽, 유흥업소 등 확진자가 발생했던 다른 사업장에 2주간 영업정지 처분을 내렸던 때와 다른 유한 대처다.

2019년 현대경제연구원의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성인 1인당 커피 소비량은 연간 353잔으로, 세계 평균 소비량인 132잔의 2.7배 수준이다. 커피 시장 규모는 연간 10조 원으로 추정된다. 우리가 커피에 의존하는 경향이 크기 때문에, 커피전문점의 문을 닫는 방침이 무리라고 판단한 것이아닐까. 필자 역시 하루에 커피 한두 잔을마시고, 지인과의 약속을 계획할 때 역시 식사 후 커피전문점에 가는 경우가 많다.

방대본은 방역지침을 강화하고, 카페 방역지침을 별도로 분리하는 방식으로 코로나19 확산에 대처했다. 강화된 카페 방역지침에 따르면 카페 방문자는 음식을 섭취하는 그 순간을 제외 하고는 필히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 카페 내 탁자 사이 간격도 2m를 유지토록 한다.

방역지침을 강화했지만 유효성이 있을지는 의문이다. 필자가 해당 방역지침 시행 이후 여러 카페를 가보았더니, 5개 중 단 1개의 카페만이 방역지침 준수를 시행하고자 노력하고 있었다. 방문했던 카페 중 대부분은 손님에게 마스크 필수착용에 대해 알리는 모습을 보기가 어려웠고, 방문자 역시 좌석에 앉아 대화를 나누는 중에도 대부분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았다.

방대본은 카페에 대해 더욱 현실성 있고 확실한 방역 대책을 발표해야 한다. 카페 이용자 수는 그대로 두고, 방문자와 사업자의 동참에 의존하는 대책은 실패할 수밖에 없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카페가 위험한 공간이 되고 있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카페 산업에 큰 악영향을 주지 않는 범위 내에서, 테이크-아웃 서비스나 배달 서비스를 권장하는 방안이 필요하다.

김하연(사회과학 3)



댓글 [ 0 ]
댓글 서비스는 로그인 이후 사용가능합니다.
댓글등록
취소
  • 최신순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