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를 쓸 때의 가장 큰 어려움은 역시 창의성이었습니다. 막연한 마음가짐으로 쓴 시들은 제가 생각해도 오글거리거나 와닿지 않는다는 느낌이 강해서 쓰고 지우기를 반복했습니다.
난 왜 못 쓰지? 라는 생각이 들었을 때 못 한다는 키워드가 머리에 강렬하게 남았습니다. 내가 못 하는 게 뭐가 있을까 생각하다가, 문득 창밖에서 고양이 울음소리가 들렸고, 제가 고양이 알러지가 있다는 사실이 기억났습니다. 고양이를 좋아해도 만질 수 없다는 것이, 마치 시를 쓰고 싶은데 잘 안되는 제 상황에 맞는 것 같아 고양이를 주제로 시를 쓰게 되었습니다.
그럼 이 마음을 어떻게 표현할까 고민하다가, 제목에 들어가는 고양이를 본편에 넣지 않는 방식을 생각해 보았습니다. 고양이라는 단어 없이 고양이를 표현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고, 우연히 집어넣었던 단어들을 가나다라 순서대로 배치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 순서대로 시를 배치하게 되었습니다. 그 글자가 본문에 없음으로써 닿고 싶지만 닿을 수 없다는 느낌을 살리고자 했고 그 대상의 행동을 관찰하는 느낌을 살려 시를 작성했습니다.
알러지라는 단점이 오히려 고양이라는 대상에게 절박함과 진심을 쓸 수 있게 해 준 장점으로 다가왔습니다. 앞으로의 다른 어려운 일들도 제 장점이나 특징을 활용해 긍정적으로 살릴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깨달음을 얻게 되었습니다.
강지환(사회과학 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