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20·30대 다이어트 양상이 과거와 사뭇 다르다. 체중 감량만을 목표로 하는 것이 아닌, 고중량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며 근육질의 몸을 만드는 것이다. 과거에는 운동 선수들의 전유물이었던 바디프로필 촬영이 20·30대의 버킷리스트가 된 셈이다. 인스타그램에서 ‘바디프로필’을 검색하면 게시물만 약 186만 개가 뜰 정도로, 바디프로필은 이제 일종의 트렌드가 되었다.
바디프로필 촬영을 준비하는 이들은 선명한 근육을 만들기 위해 규칙적인 운동과 고단백질 음식 섭취를 병행한다. 그리고 이는 누구나 알고 있듯 건강한 삶을 위한 필수 요소다. 그러나 모순적이게도 건강히 먹고 운동하며 근력 있는 몸을 만드는 사람들이 오히려 병들어가고 있다. 더 선명한 근육을 남기기 위해 닭가슴살·군고구마 등 단백질 위주의 극단적인 식단 관리를 병행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촬영 직전에는 근육의 선명도를 높이기 위해 체내 수분을 제거하는 단수를 하기도 한다.
모두의 이목을 사로잡는 결과물에 묻혀, 바디프로필의 부작용은 잘 알려지지 않았다. 준비 과정에서 섭식장애나 빈혈, 무월경, 다이어트 강박 등 부작용이 숱하게 발생하지만, 그로 인한 건강 악화는 모두 지워진 채 사진만 남아 조명된다. 유튜브나 블로그에서도 바디프로필 촬영 이후 폭식증으로 장애를 호소하는 사람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실제로 한 블로거는 바디프로필 촬영을 준비하면서 영양 불균형으로 인한 손저림과 잦은 코피를 경험하고 있다고 고백했다. 또, 촬영 이후 폭식증을 겪는 사람도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다.
누군가는 더 아름다운 몸매를 갖기 위해, 누군가는 성취의 경험을 위해, 또 누군가는 자아실현을 위해 바디프로필 촬영을 준비 한다. 목적이 어떻든 궁극적으로는 더 건강한 삶을 살기 위해서다. 그러나 짧은 기간에 영양소를 불균형하게 섭취하며 극단적으로 다이어트를 하면 당장의 하루는 원하는 목표를 이룰지언정, 그 이후에는 망가져 버린 몸을 마주할지도 모른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단 하루, 한 장의 사진을 위해 목적이 전치되어 그 이상의 것을 잃어가고 있지는 않은지 스스로 계속 돌아보는 시간이 필요하다.
이승현(IT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