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쓴 시로 처음 수상을 하게 되었습니다. 예상치 못한 선물과도 같은 이 경험에 행복하고 감사합니다. 제가 본격적으로 시를 쓴지는 2년 정도 되어갑니다. 그다지 오래되지 않았죠. 그전에는 시를 쓴다는 게 다소 부담스럽기도 하고 어려워서 쉽게 시작하지 못했습니다. 돌이켜 생각해 보면 남들에게 딱히 하고 싶은 말도 없고 제 자신에 대해 잘 모르기도 했습니다. 삶의 경험이 없었던 백지상태였다고 할 수 있죠.
미술 전시를 돌아다니다 보면 여러 단어들을 마주 할 수 있습니다. 주로 전시의 제목이나 작가노트, 전시 글에서 볼 수 있습니다. 이 텍스트들은 작품을 보조하는 동시에 완성시키기도 합니다. 별거 아닌 거 같은 짧은 글자들은 저에게 이유 모를 감동과 여운을 남겨주었습니다. 그래서 저에게 울림을 주는 짧은 구를 수집하기 시작했습니다. 여전히 시를 쓸 엄두는 나지 않았지만 꾸준히 기록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길을 걸어가다 혹은 지하철 안에서 사색에 잠길 때, 어느새 시상이 떠오르기 시작했습니다. 참 신기하고 감사했습니다. 그렇게 쌓인 시상을 모아 문장을 만들었고 문장을 모아 시를 쓰게 되었습니다. 지금 보면 어설픈 글들이지만 당시의 감정을 느낄 수 있는 유일한 통로라서 즐겁습니다.
시상이 우연히 만들어진 순간들은 저라는 부족한 하나의 사람에 대한 공부로 이어지는 것 같습니다. 그러한 경험은 하나하나 쌓여 저를 만들어가며 주변 사람들에게 사랑을 베푸는 원동력이 되기도 합니다. 주간 창작의 이슬아 작가는 “글쓰기는 남의 눈으로 세상을 보는 연습이다.”라는 말을 했습니다. 아직 이기적인 제 자신이지만 글쓰기를 통해 저의 시선을 타인으로 옮길 수 있다는 것은 아름다운 일입니다. 또한 글을 통해 사랑하는 대상을 불멸화하는 과정은 가슴 벅차지요. 이번 수상을 계기로 더 열심히 시를 써 볼 용기가 생겼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