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화정> 우크라이나 전쟁과 아인슈타인의 반전평화 호소 (한성대신문, 577호)

    • 입력 2022-04-25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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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 2022-04-25 00:01

지난 주말 국제화상회의가 있었다. 회의에 참여했던 독일 베를린 지인들은 매일 1,000여명씩 베를린 중앙역으로 유입되고 있는 우크라이나 피난민들의 비극적 상황에 대한 연민과 함께 미국과 러시아 갈등에 기인한 세계대전으로의 우려감을 토로했다.

지난 2월 24일, 러시아 대통령 푸틴의 특별 군사작전 개시 명령에 따른 침공으로 우크라이나전쟁(이하 우크라전)이 발발했다. 푸틴의 구 소련의 점령 야욕만으로 우크라전의 원인을 설명할 수 없다는 게 많은 전문가들의 주장이다. 미국이 주도하는 유례없는 초강력 경제 제재로 러시아 디폴트(default)가 임박했다는 뉴스들이 있으나, 러시아는 자신이 디폴트되면 유럽도 디폴트를 당하게 될 것으로 얘기하고 있다. 도미노적 국가별, 기업별 디폴트 상황은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펜데믹으로 안 그래도 어려운 세계 경제에 일층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다.

그래서인지 중동국가들이나 인도는 말할 것도 없고, 경제제재에 참여한 서구의 많은 기업들조차 러시아와 에너지 등의 교류를 중단하지 못하고 있다. IMF는 한국의 2022년 경제 성장률을 2%대로 전망할 만큼, 우크라전은 강건너 불구경할 문제가 아니다. 현재 미국은 우크라이나에게 전쟁을 중단하지 않도록 금전적 지원을 하고 있다. 누구를 위하여 전쟁을 계속해야 하는가?

많은 전문가들은 3차 세계대전과 핵전쟁의 비관적 전망을 내놓고 있다. 세계적 지성인의 한 사람인 노암 촘스키 MIT교수는 “세계가 핵전쟁을 피하기 위해서는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요구 에 양보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설령 핵전쟁이 유예되더라도 이 전쟁이 계속되면서 발생하고 있는 초토화, 대량학살, 전시 성폭력, 약자에 대한 테러 등은 우크라이나 민중들에게 치명적 상처가 될 것이다.

문득 1932년 아인슈타인이 프로이트에게 보냈던 편지가 떠올랐다. 1차 세계대전은 끝났지만 다시 전운이 펴오르는 상황을 보면서, 그는 “재앙을 불러 일으키는 집단 암시에 가장 굴복하기 쉬운 것이 인텔리겐차(즉 지식인)”라는 비판을 했다. 그는 프로이트에게 국제 분쟁, 무력 충돌을 중단하고 세계 평화를 가능하게 만들 길을 모색하자고 호소했다. 이제 핵무장한 3차 세계대전이 발발한다면, 누구도 피할 수 없는 인류 절멸의 재앙이 될 것이다. 특히 전쟁의 1차적 희생양이 될 청년들을 위해서도, 우크라전을 중단하고 반전평화의 길을 찾아야 한다.

김귀옥(상상력교양대학 소양·핵심교양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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