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우수 당선작> 가야 하는 길 (제16회 사진공모전)

    • 입력 2022-06-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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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 2022-06-07 02:47

앞으로 나아가야 하는 길은 물음표가 가득합니다. 어둠이 내려 앞을 볼 수 없는 상황에서 앞으로 나아가야 할 때면 심장이 쿵쿵 뛰곤 하죠. 나는 당신이 길을 갈 때면 당신의 길에 발이라도 볼 수 있는 빛이라도 있기를 소망합니다. 그 빛은 희미할지라도 아름답게 당신과 함께 할 것이니까요.

‘가장 좋아하는 영화가 뭐야?’라는 질문에 쉽게 대답하지 못해 당황스러웠던 적이 있습니다. 가장 좋아하는 영화가 없다는 사실에 조금은 충격을 받은 것 같았습니다. 결국 좋아하는 영화를 답하지 못한 채 20살을 맞이했고, 이후 그 영화를 찾기 위해 주구장창 영화만 봤던 것 같습니다. 너무 지루해서 졸면서 봤던 영화, 재미있거나 슬퍼서 눈물을 흘렸던 영화도 있었습니다. 다행히도 그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영화를 찾을 수 있었지만, 천천히 생각해보니 저는 영화뿐만 아니라 무엇을 좋아하는지조차도 잘 알지 못했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즐겁게 했었던 일들을 생각해보니 가장 자주, 즐겁게, 시간 가는지 모르게 했던 일이 사진 찍기임을 알 수 있었습니다. 이전에는 일상생활을 기록하는 것에서 사진을 바라봤다면, 사진을 진심으로 좋아한다는 것을 깨닫고 난 이후에는 사진을 더욱 진지하게 바라보게 되었고 더 나아가 사진 속에 의미를 담고자 노력하였습니다.

그런 마음을 가지고 처음 촬영을 갔던 곳은 아버지와 함께 간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입니다. 북적북적하며 활기를 띠던 DDP의 모습은 마치 없었던 일처럼 DDP의 밤은 고요하면서 외롭고, 한편으로는 편안하게 느껴졌습니다. 제가 이전에 어떤 것을 좋아하는지 몰라서 수백 번, 수천번 고민했던 것처럼 앞으로 나아가야 하는 고민과 걱정 많은 사람을 응원하면서 <가야 하는 길>을 촬영하였습니다. 지금 이 글을 보고 계신 여러분도 어둠이 내려 앞이 보이지 않더라도 길을 안내해주는 빛이 있기를 소망하며, 사진을 제대로 바라보기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부족함이 많은 사진임에도 최우수상을 주신 한성대신문사에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글을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이유빈(사회과학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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