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역 1번 출구로 밀려든 추모의 물결로 인해 국화꽃과 촛불이 바닥을 가득 채웠다. 지난 29일 밤, 이태원에서 대규모 압사 사고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사고 발생 당일, 이태원역 일대에는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이후 첫 핼러윈을 즐기기 위해 약 10만 명이 운집했다. 이태원역 인근 ‘이태원세계음식거리’에 많은 사람이 몰렸고, 오후 6시 30분경부터 관련 신고가 접수됐다. 이후 10시 15분경 신원 미상의 인원이 넘어지고, 앞서가던 사람이 뒤이어 넘어지며 참사가 발생했다. 이번 사고로 156명이 숨지고 191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사망자 중 20대가 104명으로 가장 많았고, 30대가 31명, 10대가 12명이었다.
사고 당일 오후 6시부터 10시까지 이태원 일대에서 경찰에 접수된 신고 건수는 79건이었고, 이는 8시 이후 급증했다. 현장에 배치된 경찰관 137명 중 50명은 범죄예방, 32명은 신고 처리 등을 맡았을 뿐, 경비나 안전 유지를 주 업무로 하는 인력은 없었다. 그날 이태원으로부터 약 1.6km 떨어진 대통령실 근처에서 집회가 진행돼 1천 100여 명의 경찰 인력이 배치돼 있었으나, 이들은 집회가 종료된 오후 9시경에 바로 철수했다.
정부는 사고 다음 날인 30일부터 11월 5일까지를 국가애도기간으로 지정했고, 각계 인사가 이태원역 1번 출구에 조성된 추모 공간과 서울광장, 녹사평역 광장 등에 마련된 합동 분향소를 찾아 추모했다. 경찰은 사고 관련 특별 기구를 설치해 진상조사를 진행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상태다.
정상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