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가 되고 싶다. 입학 당시 막연히 가졌던 소망이다. 학내에서 기자를 할 수 있다는 한성대신문사에 지원했던 이유이기도 했다. 뭉뚱그려진 꿈이어서였을까. 열정만 있다면 잘 해낼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학보사 생활은 모든 순간이 위기였다. 눈이 빠지도록 신경을 곤두세워야 하는 사실확인, 취재원과의 관계 등은 순탄치 않은 과정이었다.
그중에서도 퇴임을 앞둔 지금까지 어려운 것은 현장 취재다. 인력난이 해소되지 않는 학보사의 특성상 현장에 홀로 가는 일이 빈번했는데, 기성 언론사 기자 사이에서 취재하기 수월한 자리를 차지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뒤늦게 자리를 선점하려 기자들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면 방해가 된다며 날카로운 지적과 함께 밀쳐지기 일쑤였다. 그뿐인가. 플래시가 달려있는 어마어마한 크기의 신형 카메라로 취재하는 기자들 옆에 손바닥만한 구형 카메라를 들고 있는 내 자신이 때론 볼품없어 보이기도 했다. 본사가 소유한 카메라는 노후화로 배터리가 빨리 닳기에 현장에 나갈 때는 학보사 내에 있는 2개의 카메라를 모두 챙겨야 한다. 때문에 땡볕이 내리쬐는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카메라를 양손에 짊어지고 약 5시간을 걸으며 취재한 경험도 있다.
학업을 병행하며, 업무를 소화해 내는 것 역시 어려운 일이다. 현재 한성대신문사의 기자들만 해도 학업과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고 있다. 학점을 챙기며, 정해진 기한까지 기사를 작성해야 한다는 무게에 대한 고단함은 대학생이 감당하기에 버겁다. 특히, 학보사 마감주와 시험 기간이 겹치는 기간에는 둘 중 하나를 포기하고 싶어진다.
독자들에게는 한성대신문사가 이따금씩만 신문을 발행하는 기구로 보일지 몰라도 기자들은 하루하루 전쟁 속에 살아가고 있다. 사건을 파헤치고 진실을 알아가는 과정은 뿌듯하지만, 끊이지 않는 업무에 활동이 버거웠던 적도 잦았다. 실제로 한 호의 시작을 알리는 아이템회의를 준비하기 전에 퇴사 핑곗거리를 고민한 경험도 있다. 단언컨대 나만의 고민은 아닐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자들이 한성대신문사에 남아있는 이유는 하나다. 기성 언론에서는 주목하지 않는, 한성대학교라는 작은 사회의 사각지대를 담아내는 것. 그것이 학보가 존재하는 이유이자, 우리 기자들의 사명이기 때문이다.
김지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