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세상을 향한 아주 작은 날갯짓 (한성대신문, 586호)

    • 입력 2023-02-27 00:00
    • |
    • 수정 2023-02-27 00:00

학보사 활동 중 보게 될 마지막 수습기자 모집 공고를 보니 필자가 제50기 수습기자에 지원했던 2021년 2월이 선명하게 떠오른다. 고등학교 교지편집부 시절 기사 끄트머리에 작게 쓰여 있는 담당 기자의 이름과 이메일인 ‘바이라인’이 멋있어서 기자란 직업을 꿈꿨다. 기자가 되겠다는 결심은 필자가 학보사에 지원하기에 충분하고도 유일한 동기였다.

부장기자가 된 후 하나의 코너를 맡아 연재할 수 있게 되자 고민이 깊어졌다. 그 때 청년의 시선에서 소외된 청년을 바라본다면 더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다고 생각했고, 하고 싶었다. ‘청년 고독사’, ‘영 케어러’로 불리는 청년 간병인, ‘미혼부·모’, ‘청년 기초생활보장 수급자’, ‘전문대학’ 등의 주제를 선정한 이유다. 사회에서 소외된 청년들이 비상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해당 코너명을 ‘비행(飛行)청년’이라 이름 붙이기도 했다.

사각지대에 놓인 청년들에 대해 취재하면서 이들에 대한 사회의 관심이 부족하다는 점을 여실히 깨달았다. 관련 연구를 진행하는 전문가들이 적어 취재에 난항을 겪기도 부지기수였다. 또한 청년 고독사와 영 케어러의 경우 정의부터 명확하지 않고, 국가 차원의 통계자료도 전무했다. 당연히 정책은 미흡했다. 정책이 존재하더라도 신청 방법이 복잡하거나 알려지지 않아, 혜택을 받지 못하는 청년도 많았다.

그럼에도 기사를 통해 소외된 청년들에 대한 이야기를 알렸다는 사실이 뜻깊었다. 아직 학생인 대학 신문의 기자이기에 문제들의 해결책을 마련하거나 촉구하기엔 무리가 있었다. 그러나 전문대학의 위기를 주제로 작성한 기사를 읽은 후, 대학 사회에 대해 고민하게 됐다는 독자의 연락을 받고 목표가 생겼다. 비록 지금은 소수의 독자일지라도 미래에는 많은 이들의 생각을 바꾸리라 다짐했다.

사회 속 소외된 청년의 현실을 직접 목도하고 그들의 눈높이에서 사회를 바라볼 수 있게 해준 학보사에 감사를 표한다. 이러한 귀중한 경험은 훗날 기자가 되지 않더라도 필자의 자양분이 되리라 생각한다. 남은 한 학기의 임기 동안, 단 한 명의 독자라도 필자의 기사를 읽고 소외된 청년들을 생각할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을 것이다.

김기현 기자

[email protected]

댓글 [ 0 ]
댓글 서비스는 로그인 이후 사용가능합니다.
댓글등록
취소
  • 최신순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