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매일 아침 눈을 뜨면서부터 잠들기 전까지 크고 작은 선택들을 한다. 오늘은 뭘 입을지, 점심은 먹을지 등 「내셔널 지오그래픽」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인간은 하루에 150가지 이상의 선택을 한다고 한다.
그리고 우리는 이러한 사소한 선택뿐 아니라 인생을 바꿀만한 중요한 선택의 순간들을 겪으며 살아간다. 선택의 순간은 선택할 수 있는 것들의 장단이 비슷하여 또는 오히려 상충 관계적으로 달라 미래에 기대되는 이득의 우열이 명확하지 못할 때 발생한다. 이득의 차이가 크다면 애초에 고민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우리는 그 작은 차이를 구분하려 고민하고 가장 나은 선택을 하고자 노력한다. 그렇다면 그것은 최선의 선택을 내린 것일까? 최소한 그 순간만큼은 합리적인 판단이었다 할 수 있으나 그것이 최선이었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건 시간이 지나 그 선택과 결부된 결과들이 충분히 나온 뒤에나 알 수 있는데, 우리는 오라클(oracle)이 아니기에 그 선택이 옳았는지 판단할 수 있을 만큼 충분한 시간이 흘렀는지를 결코 알 수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오라클의 관점에서 최선의 선택이 우리에게도 진정 최선의 선택으로 여겨질 것인가? 우리가 운이 좋게 오라클이 판단한 최선의 선택을 택했지만, 환경적인 이유로 또는 노력의 부족과 같은 자신의 이유로 그 결과가 크지 않았다고 해보자. 이 경우, "분명 최선의 선택을 했음에도 다른 원인들로 인해 결과가 좋지 않았네."라고 생각하며 과거의 선택에 대해 확신할 자신이 있는가? 아니면 "그때 다른 선택을 했으면 어땠을까?"하며 과거의 선택을 의심할까? 즉, 아무리 최선의 선택을 하더라도 우리가 그 결과를 만들지 못하면 그건 잘못된 선택처럼 되어버릴 수 있는 것이다. 최선의 선택이란 택하는 순간 결정되는 것이 아니다. 그 선택을 최선으로 또는 최악으로 만드는 건 그 이후의 우리다.
최선의 선택을 만들기 위해서 우린 충분한 고민을 통해 선택을 내린 후, 최선을 다해야 한다. 전자는 조금이라도 더 나은 방향을 정하기 위함이며 후자는 그 선택을 진정 최선으로 만들기 위해 실제 그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한다면 비록 오라클의 최선을 택하지 못했을지라도 우리는 충분히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고 나서 이렇게 확신할 것이다. “그래, 역시 그게 최선의 선택이었어.”
이웅희(AI응용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