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작 당선작> 대비 (제17회 사진공모전)

    • 입력 2023-06-12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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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 2023-06-12 00:02
한성대 인근 계단에서 가운데 위치한 계단 손잡이를 중심으로 두고 보았을 때 눈에 들어오는 풍경을 담았습니다. 오른쪽은 햇볕을 내리쬐어 밝고 생기가 느껴지지만 왼쪽은 공사장 가림 벽으로 인해 그늘진 모습과 무단투기 된 쓰레기들이 음울하고 칙칙하게 느껴집니다. 더불어 때마침 왼쪽에서 계단을 향해 걸어오는 사람의 모습이 의미심장하게 느껴지는 구석이 있네요. 작품의 제목인 ‘대비’는 이중적 의미입니다. 위에서 설명한 내용을 담은 대비(對比)면서도 크게는 이를 하나의 사례로 삼아 환경문제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켜 환경오염에 대한 대비(對備)를 촉구한다는 의미도 내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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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성대입구역과 한성대학교 사이를 등하교하며 자주 오르내리게 된 계단이 있습니다. 여러분들도 알고 계시는 그 계단이 맞습니다. 높다랗고 쓰레기가 가득한 계단 말입니다.

입학한 지 이제 막 3달 돼가는 1학년 새내기인 제가 처음으로 본교를 향해 등교할 당시 계단 곳곳에 쓰레기가 버려져 있는 모습을 보고 충격을 받았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어쩌면 아직도 계단은 더러운 모습 그대로이기 때문에 더더욱 머릿속에서 잊히지 않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더러운 계단도 계단이지만 거기서 현상 유지도 아닌 악화를 시키고 있는 얼굴 모를, 이름 모를 누군가로 인해 계단은 나날이 그 더러움을 더해가는 중이었습니다. 하다 하다 참지 못한 제가 자발적으로 인근 편의점에서 구매한 종량제 봉투를 가져다가 분리수거할 정도로 말입니다.

그런 상황에서 제가 한성대신문사 주최의 ‘제17회 사진공모전(이하 사진공모전)’을 접하게 된 것은 정말이지 우연이었고, 영감이 떠오른 것은 필연이었습니다. 쇠뿔도 단김에 빼듯 그날 하교 도중 위에서 언급한 계단을 작품 설명처럼 빛과 어둠, 인공과 자연 등 대비되는 두 모습을 담으려 노력하며 스마트폰 카메라로 촬영했습니다.

늘 풍경이나 음식 같은 두고두고 보고픈 내용만 사진에 담아 남기던 제게는 어떠한 문제 상황을 담는 사진 촬영이 처음이라 어색했습니다. 뿐만 아닙니다. 사진공모전 참가도 처음이었기에 지원에 필요한 양식을 다운로드하고 작성하는 것조차 어렵고 낯설게 느껴졌습니다. ‘장축 4000px 이상’이라는 사진공모전 제출 규격 조건조차 커다란 장벽으로 다가왔을 정도니 말입니다.

그럼에도 사진공모전에서 제 사진이 선정된다면 지금껏 지켜본 문제 상황을 가장 효과적으로 알릴 수 있으리라 생각해 제가 찍은 사진, 아니 이제는 작품인 <대비>를 투고했습니다.

위와 같은 마음으로 작은 기대를 걸고 투고한 제 작품이 가작으로 선정됐다는 소식을 접하니 정말 다행스럽게 느껴졌습니다. 기회를 제공한 한성대신문사와 제 작품을 가작으로 선정해 주신 심사위원께는 감사한 마음입니다.

김진우(인문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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