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재건 교수의 ‘자동차 문화와 구조’
우리는 우리가 타고 있는 자동차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사실 면허를 취득하기 위해 운전을 배우는 것 외에 우리가 자동차에 대해 배울 수 있는 기회는 별로 없다. 하지만 브랜드와 차종부터 시작해서 연비, 엔진과 기관들, 부속품, 점검 등등 자동차에 관한 지식은 아주 방대하다. 게다가 자동차 관련 지식들은 단순히 기술적인 부분에서 그치지 않는다. 자동차는 편리한 이동 수단이면서 동시에 사회적인 위신을 드러내는 수단이 되기도 하고, 현대 사회를 대표하는 하나의 문화 코드가 되기도 한다.
이처럼 자동차 속에는 공학적·사회적·문화적 코드가 복합적으로 포함되어 있다. 이런 다양한 질문들에 답하기 위해 윤재건(기계시스템공학과) 교수는 ‘자동차공학’, ‘자동차구조와 관리’ 등 자동차에 대한 많은 강의를 개설해왔다. 2013년부터는 ‘자동차 문화와 구조’라는 교양 강의로 우리학교에서 강의를 진행하고 있는데, 올해 1학기에도 동명의 교양 강의가 개설되었다.
이번 강의에서 자동차에 대해 기본적으로 알아야 하는 지식들은 ‘구조’와 ‘문화’ 두 부분으로 집약된다. 엔진, 변속기, 매뉴얼 등 자동차의 구조에 대한 지식은 차량의 점검과 유지관리에 있어 필수적이다. 또한 점검과 유지관리는 자동차의 예기치 못한 고장으로 인한 사고를 미리 방지하는 점에 있어서 중요한 포인트가 된다. 윤재건 교수는 “자동차는 기계다. 그래서 때로 고장이 날 수 있다”며 “운전을 하는 사람은 이런 기계 이상을 감지할 수 있어야한다. 그렇기 때문에 구조를 알고 있어야한다”고 설명했다.
강의 내용에는 기술적 모순 관계나 디젤엔진 등 자동차 구조에 대한 상식들도 포함되어 있다. 기술적 모순 관계는 ‘엑셀 반응’과 ‘연비’의 관계를 예로 들 수 있다. 엑셀레이터를 밟았을 때 차량의 가속이 빠르다면 이는 ‘엑셀 반응’이 빠른 것이다. 스포츠카처럼 엑셀레이터를 밟았을 때 가속이 빠른 형태의 차량은 연비가 나쁘게 된다. 반대로 연비를 좋게 만드는 것에 집중하면 엑셀레이터를 밟아도 잘 나가지 않는 자동차가 된다. 이렇듯 두 가지의 기술이 서로 충돌하여 그 장점들을 모두 취할 수 없는 관계가 바로 기술적 모순 관계다.
또 디젤을 연료로 쓰는 차량 같은 경우 휘발유가 비쌀 때는 비용절감의 효과를 가질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비용절감의 효과가 미미하다. 디젤 차량은 1년에 2만 km이상 운전하는 사람에게는 이점이 될 수 있다. 흔히 디젤 차량은 환경에 좋지 않다고 알려져 있는데, 이에 대해 윤재건 교수는 “요즘은 디젤 엔진의 성능이 좋아져서 오염 물질 배출량은 가솔린 차량과 비슷한 수준”이라며 잘못된 상식임을 지적했다.
강의는 자동차를 구입 시 알고 있어야 할 지식들이나 자동차 보험처럼 일상적인 궁금증에도 접근하고 있다. 자동차를 구입할 때 중고 자동차와 새 자동차 중에 무엇이 좋을지, 이 부분에서는 목적에 따라 어떤 차종이 적합할지, 사고나 비상 상황시의 대처 방안 같은 내용들이 주를 이룬다. 또 자동차와 관련한 할부, 리스, 렌트 등 실생활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지만, 대부분 막연하게 알고 있는 지식들도 여기 포함된다.
운전만 알아서는 자동차에 대해 안다고 말할 수 없다. 자동차는 현대 사회에서 꼭 필요한 자산임과 동시에 자신과 다른 사람들의 생명과도 직결되는 물건이기 때문이다. 자동차와 함께하는 즐거움을 극대화하기 위해서 ‘자동차 상식’을 공부해보길 권한다.
강정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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