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화정> SAP 망원경으로 세계를 탐험하자! (한성대신문, 597호)

    • 입력 2024-03-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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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 2024-03-04 00:00

독일 학생들에게 “삼성을 아느냐? 무슨 회사지요?” 묻는다면, “알고 있다”, “반도체, 스마트폰 만드는 회사”라고 답할 것이다. 반대로 한국 학생들에게 SAP에 대해 같은 질문을 한다면, 아마 거의 “모른다”고 답할 것이다.

다소 엉뚱한 문답으로 시작하였는데, 삼성과 SAP는 각 나라에서 시가총액 1위인 기업이다. 다만 우리가 SAP를 잘 모르는 것은 SAP가 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회사라는 점 때문이다.

SAP는 회사명이고, 글로벌 기업용 소프트웨어 업계 세계 1위 기업이다. 1972년 독일 만하임에서 설립된 후 50년간 비즈니스솔루션 개발 및 컨설팅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세계에서 3,500만 명이 사용하고 있고, 포츈지 선정 글로벌 2,000대 기업의 92%가 채택하고 있다. 우리나라 대부분의 대기업들도 SAP를 사용 중이고, 삼성, 현대, GS, 한화 등은 그룹 차원에서 표준 시스템으로 운영 중이다.

이 SAP가 한성대와는 특별한 동행을 하고 있다. 2019년 말 한성대는 SAP 솔루션을 도입하고 전략적인 협업계약을 맺고서 SAP 전문가를 양성 중이다. 트랙교육에서는 컨설팅 실무, SAP 생산/물류를, 마이크로디그리(MD)에서는 비즈니스 프로세스, ABAP 프로그래밍을 가르쳐 국제공인자격증 취득과 연관 회사로의 취업을 연계하고 있다.

필자와 SAP의 만남은 1998년 대우경제연구소 시절로 거슬러간다. 또래인 30대 초반 연구원들이 퇴근 후 금쪽같은 시간(160시간)을 할애하고 연봉의 절반을 써가며 공부하러 다녔다. SAP를 배우고자 한 것이다. 그때 필자는 여러 이유로 실행하지 못했다. 외환위기와 대우사태 이후 그들의 인생이 어떻게 풀려가는지는 생생히 목격할 수 있었다.

이랬던 SAP를 대학에서 정규수업으로 가르치고 자격증까지 얻게 한다는 소식에 솔깃했다. 기꺼이 필자부터 자격증을 취득하여 학생교육에 참여하고 있다. 국내 대기업이나 외국계 컨설팅 회사로의 취업소식을 전해주는 교육생들을 마주하면 가슴 뿌듯하다. 한편 타 대학 경영학도인 지인의 딸이 자신도 수강할 수 있는지 문의해 왔으나, 계약상 한성대생과 동일한 혜택은 줄 수 없어 안타까웠다.

취업 문이 좁은 2024년의 현실이지만, 한성대생에게는 취업을 넘어, SAP 생태계가 펼쳐진 새로운 세상으로 향하는 문이 열려있다. 뜻을 품고 SAP를 망원경 삼아 함께 항해에 나서기만 하면 된다. 오늘도 세계 속에 한성인의 이름이 크게 새겨질 날을 꿈꾼다.

백성준(사회과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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