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학송> 장학금이 본래 기능을 다할 그날까지 (한성대신문, 608호)

    • 입력 2025-02-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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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 2025-02-24 00:00

한성인재장학금 개편 소식으로 학내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이 시끄러웠다. 주요 쟁점은 ‘소득분위’ 였다. 평점평균이 같을 경우 소득분위를 최우선으로 평가해 장학금을 지급한다는 것 때문이었다. 이에 학생들 사이에서는 ‘성적’을 토대로 지급하는 장학금인데 소득분위를 가장 우선시하는 기준에 대해 불만을 표출하는 의견이 다수 제기됐다. 급기야는 ‘장학금을 뺏길 위기에 처했다’는 표현을 사용하는 학생도 존재했다.

장학금 지급 대상에 대한 논란은 비단 본교만의 일은 아니다. 대학가에서는 이미 성적 기반 장학금 폐지가 논의된 바 있다. 2016년 고려대학교를 필두로 서강대학교, 서울대학교 등의 성적 기반 장학금을 폐지했다. 성적을 기반으로 한 장학금을 폐지하겠다고 발표하자 학생들의 거센 반발이 일었다. 그럼에도 성적 기반 장학금을 폐지하고, 대신 학업을 영위하기 어려운 학생들에게 전해지는 금전적 지원을 확대한 바 있다.

성적 기반 장학금 폐지를 반대하는 이들은 장학금이 우수한 성적에 대한 보상으로 기능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장학금의 사전적 정의는 ‘주로 성적이 우수하지만 경제적인 이유로 학업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에게 주는 돈’이다. 공부를 하고자 하는 의지는 다분하지만 금전적 어려움이 커 학업에 온전히 집중하기 어려운 이들에게 주어지는 돈이 장학금이다. 많은 학생에게 교육의 기회가 동일하게 제공돼야 하기 때문이다.

모든 국민은 학습하고, 능력과 적성에 따라 교육받을 권리를 갖는다. 『교육기본법』 제4조 제1항에서 모든 국민은 교육에서 차별을 받지 않는다고 명시돼 있다. 해당 조항은 성별, 종교 신념과 더불어 경제적 지위까지 포함한다. 성적이 동일하다고 가정했을 때 경제적으로 어려운 학생에게 더 많은 지원이 이뤄지는 것이 과연 부당한 일인가.

이 질문에 답하기 전에 캠퍼스 내 주변을 둘러보자. 가파른 물가 상승률로 경제적 어려움에 사로잡혀 공부보다 당장 눈앞의 경제난을 해결하는데 급급한 학우들이 존재한다. 학습을 목적으로 모인 집단에서 학습이 아닌 금전적 문제를 가장 우선시하는 상황이 우스울 따름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번 장학금 제도 개편은 본교가 더 나은 방향으로 걸음을 뗐다고 볼 수 있다. 성적이 높은 학생에게 단편적으로 지급되는 장학금이 아닌, 성적이 높지만 경제적 어려움에 처한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한다고 개편했기 때문이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앞으로도 장학금은 교육의 기회 확대와 교육의 평등을 위해 기능해야 할 것이다.

김유성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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