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타고 세계여행> 이태원 속의 작은 이슬람, 우사단로 (한성대신문, 520호)

    • 입력 2017-03-06 12:52

어릴 적 디즈니의 알라딘(Aladdin)’에서 느낄 수 있는, 신비롭고 매혹적인 영화 속 분위기를 기억할 것이다. 이 영화 속 배경이 된 이슬람 문화는 영화에서 뿐만 아니라 실제로도 묘하게 사람을 이끄는 힘이 있다.

▲ 터키식 디저트 카페 ‘케르반(KERVAN)’
이태원역 3번 출구에서 나와 곧장 걷다보면 터키식 디저트 카페 케르반(KERVAN)’이 눈에 띈다. 따스한 조명 아래 진열장을 가득 채운 아기자기한 디저트들은 보는 이의 눈길을 사로잡을 만큼 화려하다. 이곳에서는 바클라, 수 붸렉, 터키젤리 등의 터키식 전통 디저트와 함께 터키식 커피와 같은 음료도 팔고 있다.
▲ 한국이슬람교 중앙성원의 입구
이곳을 지나 가파른 계단과 좁은 골목들을 지나면, 푸른빛의 아라베스크 무늬의 타일로 장식된 이슬람 사원 입구에 도착한다. 주변의 낮은 건물들과 대비되는 이슬람 사원은 입구부터 압도적이며, 안쪽에서 들려오는 나지막한 코란 읊는 소리는 신비로운 느낌을 더한다. 안으로 들어가면 히잡과 터번을 쓴 사람들과 예배당 안으로 들어가는 모습과 함께 예배당 입구 위에서 고요히 빛나고 있는 위대한 알라라는 뜻의 아랍어를 볼 수 있다. 전체적으로 흰색과 푸른색이 조화를 이루며 아라베스크 무늬로 장식된 사원의 외관은 주변의 건물들과 비교해서 고고한 느낌마저 준다.
▲ 한국이슬람교 중앙성원의 모습

▲ 터키식 레스토랑인 ‘쌀람(SALAM)’의 ‘이스 칸다르 케밥’
사원 주변에는 둘러보면 아랍어와 영어로 쓰인 간판들을 발견할 수 있는데, 이곳이 바로 이태원의 이슬람 골목이다. 이곳에는 환전소, 중동식 음식점, 중동식 마트 등의 가게들이 있고, 모든 식당 앞에는 할랄 푸드(Halal Food)라고 적혀있다. 그 중 터키식 레스토랑인 쌀람(SALAM)’에서는 이슬람 분위기를 강하게 느낄 수 있으며, 케밥을 비롯하여 터키식 볶음밥, 튀김과 같은 메뉴를 맛볼 수 있다. 터키어로 대화하는 손님들 사이에서 아라베스크 무늬의 타일과 접시, 식탁보 등으로 화려하게 장식돼있는 가게의 인테리어를 구경하다 보면 실제로 터키에 온 듯한 착각이 든다.

우사단로는 이슬람권 문화만의 신비롭고 매혹적인 느낌을 가진 채, 사람들의 발길을 자신에게로 끌어당기고 있다. 이슬람 문화에 대한 막연한 호기심을 가지고 온 사람이 자신을 둘러싼 풍경들에 익숙해질 쯤이면 이미 시간은 훌쩍 지나있을 것이다.

유은강 기자
[email protected]

댓글 [ 0 ]
댓글 서비스는 로그인 이후 사용가능합니다.
댓글등록
취소
  • 최신순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