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겨울이 지나가고 봄이 찾아왔다. 많은 이들이 이 계절이 주는 따스함과 설렘을 만끽하려고 들떠있다. 이번 봄은 다른 때보다 더 특별한 느낌이 든다. 봄과 함께 진정한 ‘봄’이 올 것 같기 때문이다.
작년 ‘최순실 국정 농단’ 사건부터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되기까지, 우리들은 긴 시간 동안 진실과 마주하기 위해 싸워왔다. 그리고 사건의 진상들이 밝혀질 때마다 우리들은 분노했고 진실에 다가갈수록 마음은 불편했다. 그리고 지난 3월 10일, 헌법재판소는 박근혜 전 대통령을 파면했다. 헌법재판소는 ‘국민주권주의 위반’, ‘대통령 권한 남용’이 심각하다며 의견을 모았다. 그리고 만장일치로 탄핵 인용 결정을 내렸다.
대통령이 탄핵됨으로써 모든 것이 끝난 듯 보이지만 아직 끝이 아니다. 밝혀지지 않은 일들을 규명하는 것과 잘못에 대해 처벌하는 일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지난 3월 21일, 박근혜 전 대통령은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소환됐다. 그동안 대통령 불소추 특권으로 받지 않았던 검찰조사를 받으면서, 지금껏 숨겨온 의혹들이 밝혀지고 잘못이 드러났을 때, 그에 대한 합당한 처벌을 받아야만 비로소 끝이라 할 수 있다.
이 외에도 우리들에게는 해결해야할 많은 일들이 남아있다. 탄핵 결정으로 인한 혼란스러운 국정, 다음 대선, 사드로 인한 중국과의 외교 문제, 청년 실업 등이 바로 그 예다. 그래서 봄이 온다고 확신하는 것은 성급한 일일지 모르겠다.
하지만 남겨진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우리는 첫 발걸음을 내디뎠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검찰 소환, 세월호 인양 작업 시작 등이 그것을 말해준다. 이를 통해 봄에 한 발자국 더 가까워졌다고 생각한다.
지난 겨울 우리는 차가운 바람을 맞아 심한 감기몸살을 앓았다. 감기몸살이 다 나은 후, 이제 따스한 봄바람이 불어오길 기다리는 일만 남았다. 지금 우리가 내디딘 첫 걸음을 시작으로 남은 일들이 자연스럽게 해결될 수 있기를 기대하며 포근한 봄바람을 맞는 날이 오기를 손꼽아 기다린다.
이한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