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타고 세계여행> 서울 속 쁘띠프랑스, 봉쥬르 서래마을 (한성대신문, 522호)

    • 입력 2017-04-17 00:00

누구나 일상에 지쳐 어디론가 떠나고 싶을 때가 있기 마련이다. 휴일에 자신만의 시간을 갖기 위해 밖으로 나가보지만, 시끄러운 음악소리와 많은 인파에 시달려 더욱 지친 모습으로 집에 돌아오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그럴 땐 서울 속 작은 프랑스인 서래마을에 들러보자. 이곳은 주거지가 많아, 북적이는 다른 지역에 비해 주말에도 비교적 평화로운 분위기를 풍긴다. 서래마을은 고속터미널역 5번 출구에서 도보로 약 15분 거리에 있다. 도로에 있는 가로수에는 태극기와 프랑스 국기가 함께 걸려있으며, 불어로 적힌 간판들도 곳곳에 설치돼 있다. 또한 거리의 카페마다 테라스에서 햇빛을 받으며 커피 한 잔의 여유를갖는 프랑스인들의 모습은 정말 프랑스에 온 듯한 착각을 불러 일으킨다.

▲ 유럽식 전병인 걀레뜨에 햄과 치즈를 넣은 ‘걀 레뜨 꽁쁠레뜨( Galete complete)’와 가니쉬들
거리에서는 프랜차이즈부터 개인 매장에 이르는 다양한 프랑스 정통 베이커리 가게를 찾아볼 수 있다. 그중 ‘브리오슈 도레(Brioche Dorée)’에서는 빵, 브런치를 비롯한 각종 프랑스 요리를 느긋하게 맛볼 수 있다. 메뉴판에는 유럽식 전병인 걀레뜨에 햄과 치즈를 넣은 ‘걀레뜨 꽁쁠레뜨(Galette complète)’와 프랑스인들이 주식으로 먹는 프랑스식 양파수프인 ‘숩 아 로니옹(Soupeà l’oignon)’과 같은 메뉴가 있다. 기존의 베이커리 겸 브런치 식당에 비해 테이블 간 간격이 넓은 것도 장점이다. 또한 잔잔하게 들려오는 음악소리와 가게 안으로 가득 들어오는 햇빛 덕분에 전체적으로 여유로운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 ‘마얘(Maillet)’의 각종 프랑스 정통 디저트들
맞은편 골목으로 들어가다 보면, ‘마얘(Maillet)’라는 프랑스 정통 디저트 카페를 찾을 수 있다. 이 곳에서는 프랑스인 셰프가 정통 방식으로 직접 만든 프랑스식 디저트인 마카롱, 밀푀유 및 각종 케이크를 맛볼 수 있다. 대부분의 카페와는 달리 테이블 간 간격이 비교적 넓어, 옆 테이블의 대화 소리에 방해받지 않을 수 있어 좋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테라스 밖에 보이는 정원을 보면 서울 같지 않은 여유가 느껴진다. 그리고 마카롱처럼 생긴 푹신한 의자에 기대어 디저트를 먹다 보면 바쁜 일상에 굳어있던 마음이 입 속의 디저트와 같이 녹아내린다.
▲ 몽마르뜨 공원에 불어와 한국어로 적혀있는 시
다시 고속터미널역으로 돌아가 국립중앙도서관 방향으로 10분 정도 걸어 올라가면 ‘몽마르뜨 공원’에 도착한다. 이 곳은 주변보다 높은 곳에 위치해 있어, 서래마을의 전경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장소다. 바로 옆에 있는 국립중앙도서관에서 책을 빌려 읽으며 시간을 보낼 수도 있다. 공원 곳곳에 있는 불어와 한국어로 같이 적혀있는 시를 감상하는 것도 자신만의 시간을 가지기에 좋은 방법이다.
서울 속의 ‘쁘띠프랑스’라고도 불리는 서래마을에서는 이처럼 이국적인 분위기에서 여유로움을 만끽할 수 있다. 갑갑해진 마음을 환기하고 싶다면, 프랑스에서 티타임을 가지는 기분으로 서래마을을 방문해보면 어떨까.

유은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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