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심으로 돌아가겠습니다.
안녕하세요. 경제학과 12학번 정진수라고 합니다. 이런 상을 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사실 사진을 본격적으로 찍기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스스로 실력이 많이 부족하다고 느껴 그렇게 큰 기대를 하고 있지 않았는데 이렇게 상을 받게 되니 기쁨이 더 큰 것 같습니다.
<제주도 새별오름 나홀로 나무> 사진은 제가 작년 11월에 DSLR 카메라를 구입하고 처음 제주도로 출사를 떠났을 때 찍은 사진입니다. 출사 전 한 달 정도 DSLR 관련 서적을 읽으며 구도나 기능에 관한 공부를 간단히 한 게 전부였습니다. 심지어 날씨까지 흐렸고, 최악은 사진 동호회에서 단체로 촬영을 온 건지 모르겠지만 아줌마와 아저씨들이 민폐를 부리며 촬영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초보자인 저에게 최악의 촬영 조건이었지만 꿋꿋하게 촬영을 마쳤습니다.
보정작업은 더 어려웠습니다. 포토샵은 물론이고 라이트룸 프로그램도 없을뿐더러 한 번도 보정을 해본 적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나마 쉬운 프로그램을 다운받아 이것저것 만져보다가 세피아 필터를 적용했을 때가 가장 좋아 그것으로 보정한 게 생각납니다.
처음 사진을 찍을 때만 해도 아무 불만 없이 그저 사진 찍는 게 좋아 이곳저곳 다니며 셔터를 눌러도 행복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장비 탓을 하고 이것저것 불만만 늘어나는 것 같아 스스로 부끄러워집니다. 사진공모전 덕분에 과거를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었고 처음 사진을 찍을 때의 순수한 마음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 같아 기쁩니다.
사진공모전을 통해 변한 게 또 한 가지 있는데요. 그것은 사진을 찍는 이유입니다. 이전까지 제가 사진을 찍었던 이유는 사진 찍을 때만큼은 온전히 사진에만 집중해서 스트레스가 없어지고, 제 자신이 치유되기 때문입니다. 또 후보정 작업을 하면서 저만의 스타일로 사진의 색감을 조정하는 것도 굉장히 재미있다고 느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혼자만 즐기는 사진이 아니라 사람들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치유할 수 있는 사진을 찍고 싶습니다. 최근에는 IPP장기현장실습 활동에 참여해 회사원들의 삶을 보니 ‘학생일 때가 좋을 때다’라고 말씀하신 어른들이 생각났습니다. 이렇게 힘든 삶 속에서 아주 작고 짧은 순간이라도 저의 사진을 보고 마음의 여유를 느끼면 좋겠습니다.
이번 가작 수상이 저에게 여러 가지 변화를 일으켰고, 자신감과 동기를 유발한 좋은 자극제가 된 것 같습니다.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정진수
경제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