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광역모집제로 몸살 앓고 있는 대학가(한성대신문 526호)

    • 입력 2017-09-25 00:00
▲과거 광역모집제를 실시했으나, 현재는 인문과학계열을 제외하고 모두 폐지한 한국외대
 지난 4, 중앙대학교(이하 중앙대)에서 학생들과 교수들이 대학본부에 크게 반발한 사건이 있었다. 대학본부에서 갑작스레 광역모집제를 시행하겠다고 발표했기 때문이다. 광역모집제(모집단위 광역화)란 대학교에서 학생을 모집할 때 학과 단위로 모집하는 것이 아니라, 학부제 단위로 모집 하는 것이다. 사실 광역모집제를 실시하고 있는 대학은 중앙대만은 아니다. 서울대학교(이하 서울대)가 먼저 시행한 바 있고, 최근 들어서는 우리학교, 한국외국어대학교 (이하 한국외대), 한림대학교, 청주대학교, 세종대학교, 경기대학교 등 여러 대학이 이를 실시하고 있거나 준비 중에 있다.
 
왜 대학은 광역모집제를 시행할까
 광역모집제가 본격적으로 시행된 배경에는 교육부가 발표한 ‘2주기 대학구조개혁 평가가 있다. 지난 39일 교육부에서 배포한 2주기 대학구조개혁 평가 자료에 따르면, 교육부는 “4차 산업혁명, 지능정 보사회의 도래, 저출산으로 인한 학령인구 의 급격한 감소 등 성장잠재력 둔화가 예견되어 새로운 미래 성장 동력 확보가 절실한 상황이라고 언급하며 사회 변화에 맞춰 대학 구조를 조정함으로써 대한민국 의 미래 경쟁력을 확보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 방침에 따라 대학가에서는 ‘4차 산업에 걸맞은 융합형 인재를 양성 한다는 명목 하에 학사구조를 대대적으로 개편하고 있다.
 
트랙제를 적용한 우리대학
 이런 교육부의 방침에 따라 우리대학은 다른 학교보다, 앞서 모집단위를 각 단과대학으로 광역화 한 트랙제를 시행했으며, 현 재로서는 트랙제를 전면시행 중인 유일한 대학교다. 45개 트랙이 운영되고 있고, 별도의 모집 정원이 없어 경쟁을 통해 각 트랙이 생존해 나가도록 하는 제도다. 트랙제의 도입이 예고되자, 학생들을 중심으로 반발이 잠깐 일어났으나, 우리대학은 2017년 입학생부터 트랙제를 적용하는데 성공한다. 이 트랙제를 통해서 우리대학은 ‘1주기 대학구조개혁 평가에서 마신 고배를 만회하며, 정부로부터 재정지원제한 완전해제를 얻어낼 수 있었다. 또한 트랙제의 커리큘럼도 아직까진 별다른 치명적인 문제가 없는 상태이며, 각 학과 소모임이나 동 아리 같은 학생조직도 트랙제로 유입된 신입생의 상황에 맞춰 회원 모집 방법, 활동 방향 등에 변화를 주고 있다.
 
광역 모집제, 다른 대학은?
 본교 사례를 보면 광역모집제를 시행하는 자체는 큰 문제가 없어 보인다. 그러나 중앙대를 포함한 다른 대학교에서는 아직 도 갈등이 끊이지 않고 있다.
한국외대는 2014년에 사회과학계열, ·서양어대, 인문과학계열로 광역모집을 시행했으나, 2년이 채 지나지 않은 2016년부터 인문과학계열을 제외한 광역모집은 모두 폐지됐다. 이에 따라 학생들의 혼란은 가중될 수밖에 없었다. <외대학보>에 따르면, 양세연(한국외대) 학생은 과가 바뀐 선배들의 얘기를 듣고 나서 나도 그렇게 될까봐 두려웠다내가 다른 과로 가게 된 다면 다시 적응해야 한다는 점에서 부담이 클 것 같다고 밝힌 바 있다.
 서울대는 2002년부터 입학 전형을 학과제 모집에서 학부제 모집으로 전면 변경한 뒤, 10여 년간 그 체제를 유지했다. 그러나 2013년에 특정 학과에 학생들이 몰리는 현상이 발생했고, 이에 따라 사회대는 입학생 전원을 학부제로 받던 것을 부분 학과제로 변경해 입학생의 30%만 학부생으로 선발하고 나머지 70%는 전공예약생으로 선발했다. 하지만 구조조정 후에도 인기학과 몰림 현상은 해소되지 않자, 2017년에 들어서 다시 학과제로 전향했다
 
  이 외에도 교육부가 제시한 2주기 대학 구조개혁 평가 지침에 따라 많은 대학들이 광역모집제로 변경하고 있으나, 당사자인 학생들의 반응은 냉랭하다. 과연 교육의 상아탑인 대학교에서 변화해야할 것은 학생 인가, 대학인가. 아님 이를 뒷짐만 진 채로 관망하고 있는 교육부인가.
▲트랙제를 진행하고 있는 우리학교

김종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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