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사랑할 누군가를 찾아줄 수 있나요?” 영국 밴드 퀸(Queen)의 “섬바디 투 러브(Somebody to love)” 의 첫 소절이다. 퀸의 대표곡 중 하나인 이 노래는, 사랑할 사람을 찾을 힘마저 없을 정도로 고단하고 힘든 삶을 사는 자신에게 짝을 찾아달라고 신에게 비는 내용을 담고 있다. 참 찌질하고 무기력하지 않은가? 사랑이란 자신이 직접 만들어가는 것이고, 아무도 대신해줄 수 없는 일인데, 자신이 사랑할 누군가가 뚝 떨어지길 바란다니.
나는 결혼을 바랐던 사람이다. 되도록 일찍 결혼해 ‘안정적인’ 삶을 누리고 싶은 마음이 컸다. 대학에 와서는 이 안정을 바라 급급한 마음이 든 적도 많다. 남자친구가 있어야지 결혼할 사람이 생기는 건데, 남자친구가 도통 생기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 때 이 노래를 많이 들었고, 우습게도 가사에 크게 공감했다. ‘나에게도 사랑할 만한 사람이 있으면 좋겠다.’
지금은 달라졌다. 나의 이 외로움이, 안정을 바라는 마음의 출처가, 내 자신에 대한 믿음이 없어서 생기는 거라는 걸 깨달았기 때문이다. 나는 대학생활도, 취업도, ‘주인’이 없는 미혼의 어린 여자로 잘 해나갈 자신이 없었고, 결혼을 하면 어른들이 말하는 것처럼 무언가 편안하고 안정된, 도에 벗어나지 않는 생활을 할 수 있을 줄 알았다. 맞다. 결혼을 일종의 도피처로 생각하고 있었던 것이다.
나와 같은 사람이 적지 않을 것이다. 무언가 허하고, 외롭고, 자신감 없는 마음이 들 때 내 자신에게서 해결책을 찾기보다는 어른들이 말하는 ‘좋은 방법’을 따라가고 싶은 사람들 말이다. 그 사람들을 비난하는 게 아니다. 내가 더 이상 그런 생각을 하지 않는다고 해서 내가 훌륭하게 성장한 게 아닌 것처럼, 그냥, 그 외로움을 마주보고 타인이 아닌 자기 자신에게서 만족감을 얻기를, 하늘에서 떨어진 Somebody(누군가)가 아닌 자신만의 사람을 찾기를 바란다.
이아윤(회화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