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김예영(인문 1)
그림: 김지윤(회화 2)
경포습지에서 물달개비 너를 처음 보았다
너는 갓 태어난 아기의 작고 연약한 입술처럼
오물거리는 여섯 개의 꽃잎으로 내게 인사했다
창백해 보이는 보랏빛 면(面)이 수면 위에 번져
보고만 있어도 “픽.”하며
쓰러질 것 같았던 너는
한없이 작고 약한 모습이었다.
그런 내 시선에 대꾸하듯
요람 같은 녹색 잎자루에 뉘여
굳게 닫혀 있던 입술들이
날카롭지만 생명이 가득 찬 첫 울음을 터뜨린다
한 송이의 물달개비가 울어대니
나머지 수십 송이의 입술들은
너도 나도 할 것 없이
전부 첫 울음을 터뜨려버린다
내가 보았던 너의 외면적 부족함
그것을 채우는 물달개비의 보랏빛 합창소리는
나의 부족한 내면에 물음표를 던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