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화정> 비교과 활동, 그 안에서 사람을 만나다 (한성대신문, 532호)

    • 입력 2018-03-26 00:00

나의 꿈은 어렸을 때부터 국어 선생님이었다. 대학교 1학년을 마무리 할 때쯤, 우연히 길을 가다 ‘00야학 교사 모집이 눈에 들어왔고, 다음 날로 그 야학을 찾아갔다. “1년은 의무로 해야 하고, 3일은 나와서 수업을 해야 합니다.” 1년의 기간, 3일 저녁 시간 할애라는 말이 한 번 더 심사숙고하게 만들었지만, 내가 꿈꾸던 그 길에 조금 더 다가갈 수 있는 길이 될 거라는 생각에 시작을 하게 되었다.

내가 간 야학에서는 교사, 학생이라는 말 대신에 강학(講學), 학강(學講)’이라는 말을 사용했는데 교사를 지칭하는 강학은 가르치면서 배운다는 의미였고, 학강이라는 말은 배우면서 가르친다는 의미였다. 대부분의 학강님(학생)들은 여러 사정으로 배움의 기회를 놓쳤으나 배움의 열정을 놓지 못한 어르신들이었다. 그곳에서 중학교 국어를 가르치면서 학강님들의 검정고시 준비도 도와드렸고, 각종 행사에 참여했다. 1년이 넘는 시간을 야학 사람들과 함께 하면서 왜 강학, 학강이라는 말을 사용하는지 알게 되었고, 그 기간이 나를 돌아보고, 내 인생의 자양분이 될 많은 사람들을 만났던 시간이었음을 알게 되었다. 지금 생각해 보니 내 꿈에 조금 더 다가가기 위해 선택한 그 활동은 학교 밖에서 이루어지는 비교과 활동이었다.

얼마 전 한국어과정 엠버서더 모집에 대해 질문하던 학생들과 독서클럽의 지도를 맡아달라며 연락을 해 온 학생들이 있었다. 학교 내에 마련된 다양한 비교과 활동들을 탐색하고 그 안에서 전공과 관련된, 또는 자기 계발과 관련된 일을 찾아나가는 그들의 모습에서 아주 오랜 전 그 날의 내가 떠올랐다. 아마 이 학생들은 다양한 전공의 학생들과 독서 토론을 하고, 외국인 유학생과 교류하는 것을 일상에서 하게 될 것이다. 그 모습이 눈에 선했다. 그리고 이들이 하는 활동 속에는 나와 너, 우리가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내가 경험했듯이, 비교과 활동을 하는 많은 학생들이 그 안에서 자신을 돌아보고 내 인생을 더 빛나게 해 줄 사람들을 만날 수 있기를 희망해 본다.

노정은(크리에이티브인문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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