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싱그러움은 깡통 속에 담을 수 없다 (한성대신문, 534호)

    • 입력 2018-05-14 00:00
홍대 상상마당에 자리 잡은 '난만플라워'의 꽃다발 자판기. 꽃집과 비슷한 가격에 꽃다발을 판매하는데, 형태가 오래 지속돼 가성비가 좋은 편이다.
향기로운 추억을 오래오래, 꽃다발 자판기
  많은 사람들이 특별한 날에는 소중한 사람에게 꽃다발을 선물하곤 한다. 그만큼 꽃다발이 갖는 의미는 크다. 예쁘고 향기도 좋고 의미도 있는 선물이지만, 꽃다발의 치명적인 단점은 얼마 가지 못하고 시들어버린다는 것이다. 그러나 얼마 전부터 이런 단점을 보완한 꽃다발을 자판기에서 간편하게 구매할 수 있게 됐다.
  ‘난만플라워’는 홍대 거리와 같은 번화가에 꽃다발 자판기를 설치했다. 굳이 꽃집을 찾아가지 않아도 꽃다발을 살 수 있도록 말이다. 생화를 화학 처리한 프리저브드 플라워(Preserved Flower)로 만든 꽃다발이라 형태가 오래 지속된다. 가격은 12,000~20,000원 수준으로 일반 꽃집에서 판매하는 것과 비슷한데, 형태가 오래 지속되어 가성비가 좋은 편이다.
  꽃다발 자판기를 운영하는 고민규(난만플라워) 대표는 “베트남과 영국을 여행하면서 꽃과 친숙한 그들의 문화에 감명 받았다”며 “이러한 문화가 우리나라에 뿌리내리기 바라면서 자판기를 기획하게 됐다”고 밝혔다.
  꽃이 금방 시들어 아쉬운 적이 있다면, 이제 꽃다발 자판기로 그런 아쉬움을 조금이나마 달래보자. 이참에 소중한 사람에게 꽃다발을 선물해 추억을 남겨 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영등포역에 위치한 바나나 자판기. 바나나와 바나나 케이스를 판매해 끼니를 거른 통학러가 배를 채우기에 좋다.
컵라면 값으로 아침을 든든하게, 바나나 자판기
  통학하는데 1시간 이상 걸리는 ‘장거리 통학러’에게 아침 식사는 사치다. 자칫 지하철을 놓치면 아침 수업에 지각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는 수 없이 빈속으로 지하철에 몸을 실은 이들에게 한 줄기 희망이 있으니, 바로 ‘바나나 자판기’다.
  바나나 자판기에서는 박스에 포장된 ‘바나나’와 ‘바나나 케이스’를 판매한다. 바나나 1개가 들어있는 상자는 1,100원으로 컵라면과 비슷한 가격에 살 수 있다. 바나나 케이스는 하나에 1,600원인데, 바나나가 가방에서 터지지 않도록 보호해 휴대성을 더해준다. 바나나 2개가 들어있는 상자도 1,900원에 판매하니, 하나로 양이 안 찬다면 구매해 보는 것도 좋다.
  정말 신선한 바나나를 판매하고 있는 것인지 의심되는가? 걱정하지 말자. 자판기를 운영하는 ‘돌코리아(Dole Korea)’에서 3~5일마다 바나나 상태를 점검하고 있어서, 항상 신선한 바나나를 즐길 수 있다. 왕십리역, 영등포역, 홍대입구역, 용산역 등 유동인구가 많은 지하철역 4곳에 설치되어 있어, 불가피하게 아침식사를 거른 통학생이 이용하기에도 편리하다.
  바쁜 통학길, 아침식사를 거르고 집을 나섰다면 오늘만큼은 바나나 자판기를 활용해 빈속을 채워보는 것은 어떨까.

윤희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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