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호(한국어문 3)
1
그해 여름날
아버지와 내가 살던 집은
뽑힌 이빨이 되었다
뻰치에 무자비하게 뽑힌 이빨은
다른 집 지붕 위로 던져졌다
시골서 보낸 반찬들은
파리 떼가 되었다
사진 속의 어머니는
고개를 들지 못했다
2
메리야쓰만 입으신 아버지께서
커다란 스타일러 박스를 주워오셨다
꾀죄죄한 보폭으로,
그림자를 남기지 않으며
그렇게
3
난 시끄러운 콘크리트 밑 그늘에 멍하니 서있었다
그곳엔 내 그림자도 아버지의 그림자도 보이지 않았다
그렇게 나의 계절들이 철거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