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1일 JTBC에서 종영한 드라마의 등장인물 중 나는 ‘강준상’이라는 인물에 애착이 갔다. 지금까지의 내 인생을 돌아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강준상은 의사 아버지 밑에서 자라나, 대학 병원 차기 원장으로 거론될 정도로 실력 있는 의사다. 사실 강준상은 그가 원해서 의사가 된 것이 아니었다. 의사가 된 것은 순전히 어머니의 바람 때문이었고, 자신의 딸을 의사로 키워내려는 것도 ‘3대 의사 가문’이라는 어머니의 꿈을 이뤄주기 위해서였다.
내 인생도 마찬가지였다. 고려대학교를 졸업한 아버지는 나도 그와 비슷한 수준의 대학에 가길 원하셨다. 그래서 나를 소위 ‘지역에서 상위권 대학에 잘 보내는 고등학교’로 진학시켰다. 고3 때 내가 아버지가 원하던 대학에 진학하지 못하자, 아버지는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라’고 하셨고, 나는 우리학교 행정학과에 지원했다.
하지만 대학에 다니며 전공 수업과 외부 강연 등을 통해 진로 탐색의 기회를 얻었고, 결국 아버지의 바람과 관계 없이 나의 의지로 데이터 분석가라는 진로를 정하게 됐다.
비슷한 경험을 해서일까. 강준상이 어머니의 그늘에서 벗어나 행복한 가정을 이뤄나가는 과정을 보는 내내 응원하게 됐다. 나도 주체적인 삶을 살기 위해 계속 노력해 나가겠다는 다짐을 하면서.
올해 입학한 신입생 중에도 예전의 나와 같은 사람들이 있을 거라 생각한다. 하지만 실망하지 말자. 트랙제로 자신의 적성에 맞는 전공을 찾고, 여러 대외활동과 외부 강연 등에 참여하다 보면 나만의 길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니. 여러분의 대학 생활이 진정한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이 되기를 바란다.
윤희승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