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어디가야 제주도 와그네 좋은디 봤댄 소문나마심? (한성대신문, 549호)

    • 입력 2019-10-14 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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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 2019-10-14 01:03



<편집자주>

‘어디가야 제주도 와그네 좋은디 봤댄 소문나마심?(제주도에서 어디가 구경하기 좋나요?)’ 누군가 묻는다면 이렇게 답할 것이다. “모든 곳이요.” 취재차 방문한 제주도가 감탄사를 남발할 정도로 다-아 좋았기 때문이다. 이런 이 기자가 고심 끝에 선발한 제주도의 관광지를 소개한다. 고르고 고른 알맹이를 제주의 대자연을 만끽할 수 있는 ‘자연’ 관광지와 제주의 문화를 볼 수 있는 ‘문화’ 관광지로 나눠 가져왔다. 혹시 제주도의 산뜻한 바람을 맞을 생각이 있는 사람이라면 다음 기사를 주목하자.




제주 보고, 숨 고끼키여!

숨 고끼키여(숨 넘어간다)! 시선이 닿는 모든 곳이 절경인 제주를 보며 이 기자는 연신 ‘대박’을 외쳤다. 차마 카메라 프레임 만으로는 그 감동을 담을 수 없는, 아름다운 제주도의 경관을 보고 싶다면? 고민하지 말자. 자신있게 추천하는 제주도의 관광지를 소개한다.

 ▲광치기해변에서 바라본 성산일출봉.
광치기해변의 녹색 이끼와 성산 일출봉이 연출하는 장관은 전 세계 어디서도 볼 수 없는 풍경이다. 

제주의 랜드마크, ‘성산일출봉’

제주도의 손꼽히는 랜드마크 중 하나인 성산일출봉. 성산일출봉은 동부 해안가를 향해 가다보면 여기서도 저기서도 보이는 산봉우리다. 이곳은 약 5,000년 전 일어난 화산 활동과 오랜 풍파를 거쳐 지금의 모습을 갖췄다. 성산일출봉을 먼 발치에서 주변 풍경과 함께 감상하는 것도 좋지만 일출봉의 제대로 된 진가는 정상에서 볼 수 있다. 가파른 계단 길을 거쳐 다다른 정상에서 바라보는 경치는 박수가 절로 나오기 때문이다.

성산일출봉은 일출 ‘맛집’으로도 유명하다. ‘일출봉(日出峰)’이라는 이름이 괜히 붙여진 것이 아니다. 멋진 일출을 촬영하고 싶다면 성산일출봉 옆에 위치한 ‘광치기해변’으로 향하자. 뉘엿뉘엿 터오는 동과 햇빛으로 반짝이는 해변의 모래 알, 이에 더해 성산일출봉을 한 눈에 담아 제주의 멋진 일출을 담을 수 있을 것이다.

또 한해의 마지막 날, 이곳에서는 ‘제주성산일출축제’가 개최된다. 이 축제는 12월 31일 밤, 새해 카운트다운이 끝남과 동시에 불꽃놀이를 쏘아 올려 새해의 시작을 알린다.



▲바닷가 절벽에 늘어선 기암괴석과 새하얀 방두포 등대는 마치 동화 속 한 장면 같은 풍경을 만든다.

‘톡’하고 돌출된 ‘섭지코지’

위로 ‘쑥’ 튀어나온 성산일출봉에서 옆으로 난 해안가를 걷다보면, 옆으로 ‘톡’ 튀어나온 ‘섭지코지’가 나온다. ‘코지’는 육지에서 바다로 돌출된 곶을 뜻하는 제주방언이다.

실제로 섭지코지는 바다 쪽으로 2km 가량 돌출된 제주도의 대표적인 곶 지형이 다. 제주 동부 해안에 볼록 튀어나온 섭지코지에서 보이는 성산일출봉과 푸른 하늘, 그리고 바다를 배경으로 한 해안풍경은 제주도라는 섬이 가지고 있는 특유의 향취가 가장 잘 느껴지는 모습이다.

『나 홀로 제주』를 집필한 장은정 작가는 이곳에 대해 “섭지코지는 사계절 중 언제 찾아도 좋지만, 특히 봄철의 유채꽃밭이 아름답다”며 “등대에 오르면 바다와 함께 성산일출봉까지 조망할 수 있다. 제주 바람을 느끼며 산책하기에 제격”이라고 추천했다.

또한, 섭지코지는 아름다운 경관 덕에 영화나 드라마의 배경이 되기도 했다. 특히 드라마 ‘올인’의 촬영지로 유명하다.

 ▲산굼부리의 억새는 10월이 되어서야 완전히 핀다.
만개한 억새를 보고 싶다면 방문 전, 홈페이지를 통해 억새가 폈는지 확인해 보자.
사진 제공 : 주식회사산굼부리 

억새 파도가 반겨주는 ‘산굼부리’

어디서든 ‘바다’로 향할 수 있는 제주도에서도 보는 이들로 하여금 감탄을 자아내게 하는 특별한 바다가 있다. 바로 ‘산굼부리’에서 만날 수 있는 억새의 바다다. 이때 가득 피어난 억새가 이루는 은빛 물결은 푸른 하늘과 색채적 대비를 이루며 멋진 경관을 연출해낸다.

억새 바다를 보기 위해서는 분화구 정상에 다다라야 하는데, 경사가 그리 심하지 않아 금세 정상에 이를 수 있다. 산굼부리에서는 억새뿐만 아니라 정상에 비치돼 있는 망원경으로 주변의 성산일출봉이나 오름 같은 다양한 경관을 자세하게 눈에 담을 수 있다. 뿐만 아니라 현장에서 이에 대한 안내 해설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어, 친절한 설명도 들을 수 있다.

장 작가는 “산굼부리의 아름다움을 제대로 만끽하려면 가을을 기다려야 한다” 며 “황금빛으로 물든 억새가 바람을 만나 춤추면, 산굼부리는 제주에서 가장 근사한 오름이 된다”고 설명했다.






제주 문화, 왕 방 갑서!

어떤 지역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모름지기 문화를 간파해야 하는 법. 육지와 멀리 떨어져 있기 때문일까. 제주도의 문화는 유독 타지역과는 뭔가 다른 느낌이다. 독특한 제주 문화를 보며 ‘우와’를 외친 이 기자. 그 중에서도 제주도의 순박한 정겨움을 느낄 수 있는 문화 관광지를 소개 한다. 제주 문화, 왕 방 갑서(와서 보고 가세요)!

▲제주동문시장의 야시장에서는 다양한 음식이 판매된다. 인기있는 가게는 줄이 길어 사전에 먹고 싶은 음식을 정해가는 것이 좋다.

제주 만물상, ‘제주동문시장’

제주동문시장(이하 동문시장)에서는 다른 시장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농수산물뿐만 아니라, ‘오메기떡’, ‘옥돔’, ‘빙떡’ 등의 특산품과 각종 기념품을 만나볼 수 있어, 제주도의 식문화를 가장 밀접하게 체험할 수 있다. 특히 사시사철 각각 다른 맛과 가격으로 유명한 귤도 만나볼 수 있다.

저녁 어스름이 깔리면 동문시장은 ‘야시장’이라는 옷으로 갈아입는다. 낮 시간에는 수산물과 같은 식재료를 판매했다면, 야시장에서는 ‘전복김밥’, ‘천혜향 아이스크림’, ‘흑돼지 볶음밥’ 등 제주에서 생산된 재료로 만든 먹거리를 판매한다. 이 기자가 동문시장을 찾았을 때, 이 기자 의 주변에는 청년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거리의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었다. 시장에서 수산물을 판매하는 전승호(35) 씨는 “요즘 시장을 찾는 젊은이들이 많다. 동문시장이 야시장으로 유명해져서 많이들 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두맹이 골목의 건물 외벽에는 다양한 벽화가 그려져 있다.
이중에는 추억을 환기하는 그림뿐만 아니라 제주를 상징하는 그림들도 만나볼 수 있다. 

마음을 들여다볼 수 있는 ‘두맹이 골목’

현지인 삶을 제대로 들여다 보고 싶다면, 그들의 주거 문화와 가장 가까이에 위치한 골목을 찾아가는 것이 좋다. 하지만 말이 쉽지, 낯선 제주도의 땅에서 별안간 골목에 들어가서 길이나 잃지 않으면 다행일 것이다. 그러나 이 기자가 간 ‘두맹이 골목’은 조금 다르다. 사람들의 따뜻한 마음이 모인 이 골목은 제주도 사람들의 인심이 묻어 있는 관광지다.

돌이 많아 ‘두맹이’라는 이름을 갖게 된 이 골목은 한때 제주 시내에서 가장 낙후된 동네였으나, 제주 지역의 대학생과 지역인근 초등학생이 추진한 공공 미술 프로젝트로 재탄생했다. 현재 두맹이 골목은 2009년 7월 제주시가 선정한 ‘제주시 숨은 비경’ 31곳 중 한 곳으로 선정될 만큼 제주도가 자랑하는 아름다운 골목으로 자리매김했다.

이 골목에 대해 장 작가는 “두맹이 골목에 그려진 그림에는 오래된 추억이 있다. 부모님의 사진첩에서 본 듯한 그림들, 어린 시절을 떠오르게 하는 만화 캐릭터도 찾아볼 수 있다”며 “다채로운 그림이 골목에 생기를 불어넣었다”고 언급했다.



 ▲해녀박물관에 있는 제주해녀의 일터를 묘사한 모형이다.
이외에도 해녀가 사용하는 물품들이 전시돼 있는데, 대부분 해녀들이 직접 기부한 물건들이다. 

해녀의 이야기, ‘해녀박물관’

‘해녀’는 별도의 장치 없이 바다에 들어가 해산물을 채취하는 여성을 말한다. 제주도가 ‘여자’, ‘바람’, ‘돌’이 많아 삼다도 (三多島)라고 불릴 만큼, 해녀는 제주도의 구성원 중 하나로써 중요한 지분을 지하고 있는 문화라고 할 수 있다. 만일 ‘해녀박물관’을 둘러본다면, 막연하기만 했던 제주도의 문화가 한껏 가깝게 느껴 질 것이다.

해녀박물관은 제주해녀들의 생활모습을 엿볼 수 있는 ‘제1전시실’, 제주해녀들의 바다 일터와 역사, 공동체를 살펴볼 수 있는 ‘제2전시실’, 해녀들의 생애를 전시한 ‘제3전시실’로 구성돼 있다. 또한, 별도의 공간에서 관람 가능한 해녀의 이야기를 담은 영상은 감동을 자아낸다.

장 작가는 “제주도에는 많은 박물관이 있지만 그중 딱 한 곳을 꼽으라면 주저 없이 해녀박물관을 꼽는다”며 “해녀박물관은 해녀의 고단했던 삶과 이야기를 실감나게 전시하고 있다. 해녀들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나도 모르게 가슴이 먹먹하고 울컥하기도 한다”고 전했다.

이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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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811078이가연
  • 2019-10-23 19:5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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