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손가락이 미(美)의 영역이 된 시대다. ‘가늘고 옥처럼 아름다운 손’을 의미하는 섬섬옥수(纖纖玉手)처럼, 손은 아름다움의 한 지표로 여겨졌다. 이에 시대가 발전하면서 예쁜 손톱을 위한 관리도 단순히 다듬는 것을 넘어, 그 위에 형형색색의 색을 칠하는 수준까지 보다 다채롭고 예술적으로 변모했다. 하지만 이게 끝이 아니다. 약 1cm에 남짓한 작은 손톱 위에 갖가지 모양을 구현해낸다. 손톱 위에 펼쳐지는 예술, 바로 ‘네일아트’다.
기존 네일아트가 일반 매니큐어를 손톱에 바르는 것이 전부였다면, 최근의 네일아트는 종류부터 방법까지 가지각색으로 변화하고 있다. 나만의 독특한 네일아트를 더욱 쉽고 다양하게 즐길 수 있게 된 것이다. 지금껏 듣지도, 경험하지도 못했던 색다른 네일아트에 대해 알아보자.
같은 재료, 다른 느낌?
네일아트의 기본재료는 뭐니 뭐니 해도 매니큐어다. 쨍한 원색의 매니큐어부터 연한 파스텔 톤 매니큐어까지···. 다양한 색상을 가진 매니큐어는 손톱 위에 쓱 바르기만 해도 화사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한 가지 색뿐만 아니라 여러 색을 함께 덧바르면 색상을 조합하는 재미도 느낄 수 있다. 이외에도 매니큐어를 물감으로, 손톱을 도화지로 삼아 작은 붓을 이용해 그림을 그려내기도 한다. 같은 매니큐어지만 그림만으로도 하나뿐인 네일아트가 완성되는 셈이다. 투명한 클리어젤을 굳힌 뒤에 매니큐어를 여러 번 덧바르면 평평한 손톱 위에 입체적인 3D 네일아트도 완성할 수 있다.
평소 본인이 직접 그림을 그려 네일아트를 완성한다는 권미정(29) 씨는 “그림으로 그려낸 네일아트는 스톤이나 파츠를 붙인 네일과 비교했을 때 무게감이 느껴지지 않고, 두께 때문에 머리카락에 걸리지도 않아 애용하고 있다”며 “미니마우스와 같은 캐릭터 네일아트도 그림 자체만으로 포인트를 줄 수 있기 때문에 자주 그리고 있다”고 전했다.
이젠 나도 1인 네일아티스트
앞선 수준급의 그림실력을 요구하는 네일아트에 겁먹어 좌절하긴 이르다. 가벼운 손짓 하나로도 네일숍에 다녀온 듯 고급스러운 무늬를 자아내는 네일아트가 있기 때문이다. ‘크랙 네일아트’와 ‘샌드 네일아트’, ‘마그넷 네일아트’가 그것이다. 크랙 네일아트는 미리 발라둔 베이스 위에 크랙 매니큐어를 덧바르면, 크랙 네일이 이리저리 갈라지면서 저절로 균열을 만들어내는 네일아트다. 이는 갈래로 어긋나면서 나타난 크랙 무늬가 베이스의 색과 대비돼 오묘한 느낌을 연출한다. 이에 대해 최예진(네일스토리) 네일아티스트는 “크랙 네일아트는 베이스로 바른 매니큐어가 약 70% 정도 말랐을 때 위에 덧발라야 가장 또렷한 크랙이 생긴다. 또한 어떤 방향으로 바르냐에 따라 여러 가지 무늬를 그릴 수 있어 바르는 재미도 느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샌드 네일아트는 이름 그대로 표면이 모래의 촉감처럼 까끌까끌한 네일을 말한다. 이는 샌드 소재가 빛을 반사하며 은은한 광을 내 우아한 느낌을 준다. 마그넷 네일아트는 매니큐어 속에 자석성분이 함유돼, 자석을 손톱 위에 갖다 대면 네일 속 자성입자가 자기장에 반응해 신기하고 독특한 무늬를 내보인다. 매니큐어가 완전히 굳기 전에 손톱 위에서 자석의 방향을 바꾸면 사선, 평형 등 다양한 표현이 가능하다. 또한 눈부신 광택과 선명한 컬러감을 갖고 있어 여러 번 덧발라줄수록 또렷한 패턴을 볼 수 있다.
이같이 다채로운 네일아트를 구경하다 보면 저절로 입이 떡 벌어지게 된다. 각자에게 타고난 손의 형태를 바꿀 순 없지만, 네일아트는 누구에게나 특별한 사람이 된 것 같은 기분을 선사한다. 성별과 연령에 가릴 것 없이 누구에게나 열려있는 네일아트의 세계. 그곳을 슬쩍 들여다보면 어느새 네일아트의 매력에 푹 빠져있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정수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