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4회 한성문학상 - 시 부문 당선작> 은방울 웃음꽃

    • 입력 2019-12-02 00:00
    • |
    • 수정 2019-12-03 16:33

이은혜(ICT 3)

김예영

해동용궁사 돌담길을 걷는데

바닷바람에 흔들리는 은방울꽃이 보였다

그 꽃은 한 줄기마다

갓난쟁이의 통통한 귓불을

주렁주렁 매달고 있었다

막 피어난 은방울꽃은

귀를 쫑긋쫑긋 세우며

주변의 소리를 담았다

동자승의 설익은 목탁 소리가 신기한지

꺄르르 웃음보가 터지고

은빛의 귓불들은 서로에게 닿아서

목탁처럼 맑은 종소리를 울린다

그 소리가 너무 작아

고개를 숙여 네게 귀를 맞댄 순간

내 두 귓불은 툭하고 떨어져

은방울꽃이 되었다

그리고 나는 목탁소리를 들으며

너희들과 배시시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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