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학송> 개교 100주년을 맞이할 수 있으려면 (한성대신문, 581호)

    • 입력 2022-09-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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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 2022-10-03 18:34

새로운 학과가 ‘또’ 신설된다. 올해 신설된 특성화 학과인 문학문화콘텐츠학과와 AI응용학과 등이 소속돼 있는 창의융합대학의 또 다른 특성화 학과인 융합보안학과가 그 주인공이다. 지난 2년간의 왕성한 학과 신설은 본교가 대외적으로 표방하는 트랙제 기반의 학사 운영과 대비되는 모양새를 보인다. 이는 비록 트랙제로 입학한 학생이 대부분이기는 하지만, 17학번 이전의 학과(부)제 입학자와 신설된 창의융합대학의 학과 입학자까지 한데 무분별하게 섞인 학생들의 혼란스러운 심정을 대변하는 듯하다.

최근 몇 년간 지속해서 발생한 트랙구조조정으로 트랙제 소속의 학생들은 본인이 속한 트랙 폐지 등의 소식에 신경을 곤두세워야 하는 와중에, 지속적인 학과 신설은 학생들로 하여금 박탈감을 느끼기에 충분하다. 트랙제를 내세우며 궤도에 올려놓겠다고 자신하던 대학본부가, 실상 트랙제 유지 자체에는 심드렁하고 학과(부)제로의 회귀를 꿈꾸는 듯 보이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학과 신설의 혜택은 신입생에게 돌아가고, 트랙제로 입학한 재학생은 ‘잡아놓은 물고기’ 취급하는 상황이라고 여겨지는 것 역시 같은 맥락이다.

심지어 새롭게 생겨난 창의융합대학 학과 모두가 응용학문이라는 점에서도 근시안적인 학사 운영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본교가 올해 개교50주년의 슬로건으로 ‘후의 50년을 전진하겠다’는 포부를 밝힌 것과는 대조적이다. 애초에 기초학문 전공이 손에 꼽을 정도인 본교에서 또다시 응용학문 전공만을 늘려나가는 행태는 ‘취업만능주의’를 부르짖는 학문의 산실에 대한 슬픈 자화상으로마저 여겨질 정도다. 진정 새롭고 혁신적인 100년으로의 도약을 꿈꿨다면, 학과 개설에 보다 다각도적이고 조심스러운 접근이 이뤄졌어야 한다는 아쉬움이 남는 이유다.

물론, 이러한 움직임은 공개되지 않은 본교의 실정과 다양한 이해관계 등이 작용해 나름의 최선이었을 수 있다고는 판단한다. 다만, 앞서 말한 사항들에 대해서도 숙고의 과정이 필요했음을 역설하는 바이다. 서울에 위치한 4년제 대학을 둘러보더라도 전공이 신설되거나 폐지되는 ‘학사 구조조정’이 본교처럼 매년 발생하는 경우는 드물다. 6년째 트랙제를 운영하는 마당에 ‘신설이냐, 폐지냐, 그것이 문제로다’를 외는 대학본부의 모습은 일견 무책임해 보이기까지 한다.

학생들이라고 사정은 별반 다르지 않다. 이쪽은 ‘트랙이냐, 학과냐’의 문제다. 트랙제로 가겠다는 것인지 학과제로 가겠다는 것인지, 그 둘이 뒤섞인 학생사회의 모습은 불안정하기만 하다. 이제는 신설과 폐지를 논할 것이 아니라 개선을 말할 때다. 사회 변화에 맞춰 점진적으로 교육과정을 개량하고 공고한 체제를 수립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신입생 혹은 재학생 수만을 기준으로 설정하는 「트랙 신설, 변경, 통합, 폐지에 관한 시행세칙」의 개편도 필연적이다. ‘문·이과 구분 없이 적성에 맞는 전면적 전공 트랙제’, 단순 시행 대학이 아닌 유일한 활성화 대학이 되기 위해서 말이다.

한혜정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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