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말이 닿는 곳에 이해가 피어난다 (한성대신문, 612호)

    • 입력 2025-06-09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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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 2025-06-09 00:01

세상은 복잡하다. 해결되지 않는 갈등과 수많은 사회 문제가 뒤얽혀 있다. 그 이유를 알고 싶었지만, 너무 어려웠다. 대학생의 눈높이에서 사회를 바라본 글은 좀처럼 찾아보기 힘들었기 때문이다. 그러던 중 우연히 집어 든 <한성대신문>에는 학생이 바라본 세상의 모습이 담겨있었다. 학생이 쓴 기사라는 사실이 낯설면서도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필자 또래의 이야기를 듣고 함께 이해하며 더 나은 방향을 모색하고 싶었다.

특히 청년 상당수가 ‘경제’ 분야에 무관심했다. 삶과 밀접하지만 정작 필수 교육은 부재한 영역이다. 이에 필자는 사회 문제를 경제 이론과 연결해 풀어내고 그 해결책을 모색하는 ‘경제 타고 사회 한 바퀴’ 코너를 연재했다. 대출 관련 경제 이론을 토대로 카드론 운용 정책의 구조적 문제와 그 해법을 풀어낸 사례가 일례다.

1년여 간 연재를 이어오며 해당 코너는 몇 년이 지나도 지속될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다. 생각보다 훨씬 많은 청년이 무지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 치는 사례가 목격됐기 때문이다. 생활비를 마련하기 위해 다양한 경로로 빚을 내고 돌려막기 하는 등 과감한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상황들이 확인됐다.

코너를 연재하며, 청년은 그저 무지한 개인으로만 인식되고 있다는 사실을 실감했다. 취재 과정에서 청년들이 사회적으로 피해를 입는 이유를 물으면 돌아오는 대답은 매번 같았다. “청년들이 잘 몰라서 그래요.” 하지만 문제를 짚는 많은 담론 속에서 정작 청년의 시선은 종종 배제돼 있었다.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청년 담론자가 없었기 때문이다. 무지로 인한 피해를 청년 개인의 책임으로 돌릴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렇기에 청년이 이해하며 결국 동참으로까지 이어지도록 돕는 일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필자는 다음 학기부터 기자가 아닌 편집국장으로 활동한다. 청년과 학생의 이야기를 직접 듣기는 어렵겠지만, 그들의 목소리를 더욱 생생하게 담아내는 창구가 되도록 노력할 것이다. 단순히 사회 문제를 전하는 데 그치지 않고 학생이 직접 자신의 이야기를 펼치고 서로 소통하며 함께 해법을 찾아갈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자 한다. 청년 당사자의 시선이 반영되지 않는 담론에 한계를 느낀 만큼, 우리 신문이 간극을 메우길 바란다. 학생의 고민과 목소리가 학교와 사회에 닿아 조금씩 변화를 노정하겠다.

이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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