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재와의 전쟁’을 선포한 이재명 정부의 선언이 무색해졌다. 지난 31일 고용노동부의 「재해조사 대상 사망사고 발생 현황」 에 따르면, 2025년 산업재해 사고사망자는 605명으로 전년 대비 16명(2.7%)이 증가했다. 특히 5인 미만 사업장은 전년보다 22명 (14.5%)이나 늘어난 174명의 사고사망자가 발생했다.
5인 미만 사업장은 고질적으로 법률과 정책 대상에서 ‘예외’로 취급됐다. 안전·보건 관련 체계를 갖추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때문에 사업장의 안전 수칙과 예방, 처벌 등을 규정하는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에서도 5인 미만 사업장은 배제된다. 안전 취약 영역이 제도에서 소외되고 있었던 것이다.
규모가 작은 사업장이 사각지대에 놓인 현실 속 이들을 위한 명확한 지원 대책은 여전히 부재하다. 정부가 2025년 「노동안전 종합대책」 을 발표하며 5인 미만 사업장의 안전 컨설팅을 진행했다. 그러나 해당 컨설팅은 일회적으로 진행되며, 대기업의 사례를 소규모 사업장에 맞춰 컨설팅하다 보니 현실과 괴리가 생기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혹자는 산업재해를 노동자 개인의 과실로 치부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러한 접근은 기업의 안전 관리 소홀 등 책임의 본질을 흐리는 일에 가깝다. 사람은 본래 완전한 존재가 아니기에 실수는 어쩌면 당연하다. 단 한 번의 실수가 중대한 산업재해로 이어지는 일터가 돼서는 안 되기에 국가가 나서야 하는 것이다.
정부는 노동자와 그 가족의 삶이 무너지지 않도록 소규모 사업장의 안전 ‘최소 기준’이 마련되도록 힘써야 한다. 이를 위해 정부는 5인 미만 사업자를 대상으로 안전관리 자문을 받을 수 있는 ‘공동안전관리팀’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 사업자가 필요할 때마다 해당 지역 단위의 전문가에게 즉시 도움받을 수 있도록 접근성을 높이는 것이 핵심이다.
산업재해는 우리 사회가 짊어지고 책임져야 하는 문제다. 노동자의 안전이 비용이 아닌 필수로 인식되고, 이를 실현하기 위한 국가의 관리·감독이 실효성 있게 작동할 때 비로소 노동자는 하루의 일을 마치고 무사히 가족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을 테다.
송사무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