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기획> 재개발이 삼킨 시간의 조각들 (한성대신문, 621호)

    • 입력 2026-04-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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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 2026-04-13 00:00

본교 일대를 비롯한 성북구 곳곳에서 재개발이 한창이다. 새로운 건물이 들어설수록 과거의 흔적은 더욱 쉽게 사라진다. 무심히 허물어지는 건물들 사이, 지역의 시간과 기억을 품어온 사적(史跡) 또한 포함돼 있다. 그 공간에 축적된 시간과 기억도 함께 지워지고 있다. 재개발의 흐름 속에서 사라지는 역사·문화적 공간을 우리는 어떻게 보존하고 기억해야 할까. 그 물음에 닿기 위해 성북구 사적의 과거와 현재를 대비해 변화의 흐름을 짚어봤다.

학교에서 조금만 내려가면 한옥을 볼 수 있다. 동소문동의 ‘동소문동2가 한옥밀집지역’이다. 2009년대에 형성된 도시형 한옥이 모여 만들어졌다. 관광형이 아닌 실제 주민들이 거주하는 생활공간이기도 하다. 그러나 재개발을 위해 2022년 역사문화지구 일대의 규제가 완화됐다. 이후 지역 주민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한옥이 철거되며 전통적인 경관은 점차 자취를 감추고 있다.

<고향>, <향수>와 같은 노래가 탄생한 공간인 ‘채동선 가옥 터’도 마찬가지다. 채동선 가옥은 독립운동가이자 음악가로 활동했던 채동선의 생가다. 민족성과 애국성을 지닌 음악이 탄생하며 근현대사 항일과 연결된 공간으로도 불린다. 그러나 주택 신축을 위해 철거되며 그 안에 담긴 시대의 이야기도 사라졌다.

한 번쯤 <성북동 비둘기>를 들어본 적이 있을 테다. 시인 김광섭의 대표작으로 여겨지는 해당 작품은 재개발로 인해 사라져가는 공간을 주제로 한 시다. 이 시의 배경이 되는 ‘김광섭 시인 집터’ 역시 주제처럼 1998년 빌라 건축을 위해 철거됐다. 현재는 다세대 주택이 세워져 옛 모습은 찾아볼 수 없게 됐다.

임지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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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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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가 완화되기 전 2016년도 동소문동2가 한옥밀집구역의 전경 [사진 제공 : 성북마을아카이브]

▲현재 동소문동2가 한옥밀집구역 내 한옥 일부가 철거되고 있다. [사진 : 임지민 기자]

▲2019년 채동선 옛집 철거 직후 [사진 제공 : 성북마을아카이브]

▲2019년 채동선 옛집이 철거되고 있다. [사진 제공 : 성북마을아카이브]

▲채동선 옛집 철거 이후 해당 부지에 신축된 빌라 [사진 : 임지민 기자]

▲성북로10길30에 있던 김광섭 시인의 옛 가옥 [사진 제공 : 성북마을아카이브]

▲성북로10길30에 있던 김광섭 시인의 옛 가옥 [사진 : 임지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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