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장
어느 날, 문득 날이 좋아져 발길이 닿는 대로 걷다보니 저물어 가는 해와 함께 청계천 다리 위에 서게 됐습니다.
도시의 틈 사이로 스며드는 석양, 햇빛을 따라 흐르는 물길 위에 놓인 징검다리, 그 위를 조심스레 건너는 두 사람.
저는 그 모습이 제법 청춘과 닮아있음을 느꼈습니다. 불확실한 내일 앞에서 조심스럽게 한 걸음 내딛는, 그럼에도 멈추지 않고 정진하는 우리들의 청춘을요. 저는 그 순간을 담아 이 사진에 <청춘>이라는 이름을 붙였습니다.
우리는 징검다리를 건너듯, 각자의 시간과 상황 속에서 불안하고 조심스럽게 삶을 건너가고 있습니다. 때로는 물에 빠질까 두려워 망설이기도 하고, 다음 돌이 너무나 멀게 느껴져서 그 존재를 확신할 수 없어 멈춰서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 두려움과 불안을 이겨내고 한 걸음 내디뎠을 때, 우리는 비로소 다음 돌에 닿을 수 있습니다. 청춘도 그 한 걸음의 용기를 반복하며 앞으로 나아가는 시간이라고 생각됩니다.
또한 사진 속 두 사람은 같은 다리를 나란히 건너고 있습니다.
우리의 징검다리 위에도 앞서 건너며 “안전하다” 위로하는 사람이 있기에 용기를 낼 수 있습니다. 또한 뒤에서 내 걸음을 따라오는 사람이 있기에 제 발자국을 보다 가치있게 느낄 수 있습니다.
이 사진이 그런 우리의 걸음을 담고 있기에, 사진을 보는 누군가의 청춘을 응원할 수 있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제 사진이 한성대 학우들의 청춘에 닿게 기회를 주신 한성대신문사 관계자 분들께 감사 드리며, 청춘을 건너는 모든 이들에게 조금이나마 위로와 공감으로 전해지길 소망합니다.
김이봄(문콘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