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어떤 사람이 변함없는 모습을 보일 때 ‘한결같다’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 늘 그 자리에서 묵묵히 자신에게 주어진 일을 하는 사람에게 ‘한결같다’는 말을 하고, 항상 열정적인 태도로 적극적으로 매사에 임하는 사람을 볼 때도 ‘한결같다’는 말을 한다. 과거의 모습이나 지금의 모습이 크게 달라지지 않았을 때 ‘한결같다’는 말을 한다. 그리고 ‘한결같다’고 말할 때에는 대부분 긍정적인 의미에서 그런 말을 사용할 때가 많다.
사전에서 ‘한결같다’를 찾아보면 ‘처음부터 끝까지 변함없이 꼭 같다’는 의미이다. 그러나 그저 변함없이 가만히 있다고 해서 한결같음이 유지되지는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한결같은 모습이 유지되려면 무엇이 있어야 하는 것일까.
얼마 전, 내가 가장 좋아하는 시골 마을의 바다를 보러 간 적이 있다. 바닷가 옆 해안도로에 있는 작은 바위에서 내려다보는 바다 풍경을 보는 것을 좋아하는데, 오랜만에 그 바다를 보러 갔을 때의 느낌은 ‘아, 여기 바다는 정말 한결같구나!’라는 것이었다. 그 순간, 내가 그토록 많이 보아 온 그 바다의 모습이 내게 늘 똑같은 모습만 보여준 것은 아니라는 것이 떠올랐다.
늘 그 자리에서 나를 맞아준 한결같은 바다. 늘 그 자리에 있는 바다지만 어떤 날은 파도를 견디는 모습을 보여 줬고, 어떤 날은 바람을 견디는 모습을 보여 줬다. 파도도 견디고 바람도 견디는 과정을 거치면서 늘 그 자리에서 변함없는 모습을 보여 주고 있었던 것이다. 한결같다는 것은 변함이 없다는 것이지만 변함이 없다는 것은 정체되어 있다는 것이 아니라 변함이 없도록 무수히 노력해야 가능하다는 것을 바다가 알려주는 것 같았다.
그때, 나는 우리의 삶에서 한결같다는 것이 무엇인지 고민이 되었다. 누군가에 대한 태도도, 믿음도, 누군가를 향한 행동도 한결같다는 것은 그저 늘 똑같다는 게 아니라 한결같기 위해서는 그 안에 숨어 있는 노력이 있어야 가능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어떠한 믿음에 대한-그것이 사람에 대한 믿음이든, 자신의 신념에 대한 믿음이든 한결같음은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림이 없어야 하는 것이기에 그 무게감이 더 크게 느껴졌다. 한결같음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게 해 준 그 바다가 더 고맙게 다가오는 날이다.
노정은(크리에이티브인문학부) 교수